도올, 정말 못봐주겠다
(2004.5.2)
웬만하면 참으려 했다.
나는 문 앞에도 못 가본 하버드대, 동경대, 대만대도 다녔다고 자랑하고
박사에, 한의사에,
공자, 노자, 예수, 석가, 칸트, 헤겔, 마르크스를
제 불알친구 이름 부르듯 하는 사람에게
焉敢生心, 겨우 서당개 3년에 風月 읊고
網巾 10년 떠 文理 날까말까 한 주제에
설사 如履薄氷하며 몇 마디 해봐야
小石落海 無聲無跡인 줄 뻔히 알기 때문에
좀 눈 선 곳 있어도 어지간하면 참으려 했다.
그러나 이제 더는 못 참겠다.
懸河之辨으로 曲學阿世하는 꼴
破邪顯正한다 하며 惑世誣民하는 꼴, 與世推移하는 꼴,
畵蛇添足하는 꼴, 鷄鳴狗盜하는 꼴, 畵虎類狗하는 꼴,
뒤웅박 차고 바람 잡는 꼴, 메밀 떡 굿에 북 두개 치는 꼴,
이젠 더는 못 봐주겠다.
저만 老馬之智 無所不知하고 博物君子인체 하는 꼴
이젠 정말 두 눈뜨고는 못 봐주겠다.
過猶不及인 줄도 모르고
氣高萬丈 하는 꼴
정말 정말 못 봐주겠다.
後記
나는 한 때 큰 인기를 끌었던 도올 TV강좌의 열렬한 시청자였다. 도올을 좋아했다.
그의 천재성을 사랑했다. 저런 사람 너댓만 되면 왼 나라에 감탄과 웃음이 끊이지 않
으리라 싶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도올이 정치색을 띄기 시작했다. 갑자기
도올이 싫어졌다. 추해 보였다. 이 글은 그 무렵에 쓴 나의 객기였다. 마음 속으론 그
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없지 않으면서도 그의 표현방식을 흉내내며 그를 비난한 글을 쓴
것이다. 한 때는 혹시 그에게 누가 될새라 이 글을 비공개로 돌리기도 했다.
도올 선생, 어느 속좁은 사람의 욱- 하는 심정에서 나온 객기 섞인 험담으로 생각해
주십시오.
이강기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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