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韓.中關係

[독점 인터뷰] 파룬궁 창시자 리훙쯔

이강기 2015. 9. 4. 22:31

[독점 인터뷰] 파룬궁 창시자 리훙쯔

 

"파룬궁의 道, 총칼보다 강하다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 지시를 받지 않았는 데도 질서정연하게 자신의 뜻을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2만명 가까이 모인 곳에서 사고 하나 없이, 모임이 끝난 뒤에는 휴지조각 하나 남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힘으로 치자면 총칼 앞에 당할 수 없겠지만, 파룬궁 수련자가 보여준 '선인의 도'는 그 어떤 힘보다도 강하다는 뜻이 됩니다."

 

유민호 일본 마쓰시다 정경숙(政經塾) 15기생


 

    룬궁(法輪功) 수련자들로부터 ‘매스터 리(Master Li)’로 불리는 리훙쯔(李洪志·48) 대사. 177cm의 키에 80kg 정도의 체중을 가진, 유난히 하얀 피부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항상 웃음짓는 편안한 모습은 중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 같은 인상.

그런 그가 파룬궁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힐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지난 6월26일 시카고 시내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던 리훙쯔 대사의 설법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그가 남다른 카리스마와 정열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리훙쯔 대사는 당시 3시간30분간의 설법을 통해서 2000여명의 참석자들을 눈물과 흥분으로 몰아갔다. 그러나 한 마디, 한 마디에 의미를 새기는 리훙쯔 대사의 설법은 신흥종교나 컬트에서 볼 수 있는 과장되고 비상식적인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리훙쯔 대사와의 인터뷰는 험난했다. 미국 내에서 그의 소재를 파악하는 단계에서부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파룬궁의 수장(首長)인 그에게 국가전복과 미신전파 등의 혐의를 달아 공적(公敵) 1호로 올려 놓은 상태. 따라서 언제, 어떻게 당할지도 모를 테러에 대비해서 그는 수시로 거처를 옮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리훙쯔 대사의 소재가 파악되자, 파룬궁측은 이어서 인터뷰 내용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율을 요구해왔다. 중국 정부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결코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 측근들의 입장이었다.

리훙쯔 대사와의 인터뷰는 파룬궁이 중국 정부로부터 금지되기 10일 전인 7월12일 오후 3시에 이뤄졌다.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뉴욕 배터리(Battery)공원 뒤편의 ‘안가’에서 이뤄진 인터뷰는 통역관이자 보디가드인 측근 5명의 호위하에 1시간 정도 진행됐다.

미국에 온 지 18개월째라는 리훙쯔 대사는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 내에서 열리는 각종 파룬궁 대회는 리훙쯔 대사가 먼저 중국어로 말한 뒤, 측근이 다시 영어로 통역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리훙쯔 대사는 인터뷰가 끝난 뒤 자신의 저서 ‘전법륜(轉法輪)’에다 직접 사인을 해서 필자에게 주었다. 한국 언론에 처음 밝히는 리훙쯔 대사 자신의 얘기를 통해서 파룬궁의 참 모습을 살펴본다.

 

 


 

“파룬궁은 종교가 아니다”

―파룬궁은 심신수련 원칙으로 진(眞)·선(善)·인(忍)을 들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입니까?

“진·선·인은 하나의 진리를 모아놓은 것입니다. 우주의 분자와 원자 속에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법칙입니다. 인간의 몸과 마음 속에도 당연히 존재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을 밖으로 끌어내 세상 사람들을 ‘선인(善人)’으로 만들자는 것이 파룬궁의 생각입니다.”

―현재 파룬궁의 수련자는 어느 정도 되지요?

“적어도 1억명 이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방 언론에선 파룬궁 수련자들이 상당히 조직적이라고 말합니다. 1억명 이상의 수련자들에게 어떻게 한꺼번에 연락을 취합니까?

“직접적인 의사소통 수단은 하나도 없습니다. 당신이 어디선가 파룬궁을 알고서 나를 찾아왔듯이, 파룬궁 수련자들도 어딘가에서 파룬궁 집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모이는 것이지요. 아마도 당신은 집회가 어디서 열리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고 모이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겠지요. 그런 의문에 대한 대답 중 하나는 인터넷입니다.

인터넷은 세계의 정보를 알아내는 데 가장 편리하고 빠른 수단입니다. 언제 어디서 집회가 열리는지에 관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반드시 고지되지요. 세계 어디에 있어도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나 자신도 그런 방법으로 사람들과 접촉합니다. 나를 인터뷰하기 위해서 무척 힘들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만, 나는 보통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중국 정부는 파룬궁을 사이비 종교로 규정하고 있는 데 반해서 파룬궁 수련자들은 단순히 기공집단에 불과하다고 말하는데….

“파룬궁은 종교가 아닙니다. 그러나 기공이란 것은 원래 불교나 도교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불교 기공이나 도교 기공이란 말이 그러한 예가 되겠지요. 그러나 파룬궁은 불교와 도교를 뛰어넘는 기공수련입니다.”

―보살(菩薩)이라든지 윤회(輪廻), 성불(成佛)과 같은 불교 원리는 받아들입니까?

“불법승(佛法僧)은 물론이고 보살의 존재와 윤회, 성불 등 대부분의 불교 원리를 믿습니다.”

―불교를 믿는다는 것은 유심론(唯心論)에 근거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결국 파룬궁은 유심론을 부정하는 공산주의에 반하는 생각이 아닌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문화혁명 때 몰래 숨어서 파룬궁을 익혔습니다

 


“법륜대법(法輪大法)”읽으면 몸과 마음이 달라져

―당신은 왜, 어떻게 파룬궁을 시작하게 됐습니까?

“결코 우연하게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우주의 진리를 나 혼자서 독점할 수는 없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사명감 때문에 시작했다고나 할까요….”

―요즘 생활은 어떻게 보내십니까?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원고를 정리하거나 산보하면서 신체를 단련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의사가 내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느냐’고 묻더군요.(웃음)

―파룬궁 수련자는 몸이 아파도 절대로 약을 써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인간의 육체는 정신과 연결돼 있습니다. 그런데 약이란 것은 정신적인 면을 간과한 채 육체적인 면에만 작용하는 것입니다. 약을 통해서 효험을 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는 절대로 병이 나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몸은 약을 쓰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치료될 수 있습니다. 약을 먹는 것은 자연적인 치유력을 떨어뜨린다는 말이 되겠지요. 그래서 나는 수련자들에게 약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파룬궁의 수련자가 1억명 이상이라고 하셨습니다만,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까?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단지 건강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내자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중국 정부는 파룬궁을 정치단체로 판단하고 있는 듯합니다만, 선생의 얘기를 들으면 결국 오해받고 있다는 말이 되는데….

“물론 오해받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왜 파룬궁을 엉뚱하게 대하는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파룬궁을 행한 뒤, 몸과 마음 그리고 사회에 어떤 좋은 점이 있습니까.

“미국에 건너온 뒤로 많은 사람들이 나를 만나기를 원합니다. 나는 그들에게 나를 만나기 전에 먼저 법륜대법(法輪大法)을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법륜대법을 읽지 않으면 그들을 만나주지 않습니다. 내가 그 책을 권하는 이유는, 제대로 읽으면 몸과 마음이 확실히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인(善人)을 만드는 게 파룬궁의 목표”

―당신은 신(神)입니까?

“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법륜대법을 자세히 읽지 않은 모양인데(웃음), 나는 책 속에서 나를 특별한 존재로 내세우거나 나 자신에 대한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았습니다. 나는 파룬궁의 원칙을 가르치는 사람일 뿐입니다. 파룬궁 대회가 열리면 파룬궁 수련을 한층 효과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앞에서 가르치고, 질문에 답변하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파룬궁 창시자로서, 최근 여기 저기서 얘기되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같은 세기말적인 사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두 가지로 나눠서 얘기를 해볼까요? 첫째로 세기말 사상과 관련해서, 나와 파룬궁은 결코 그런 분위기를 만들거나 부채질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고 싶습니다. 둘째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재난사는 항상 인류가 나쁜 짓을 한 뒤에 그 결과로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잘 알다시피 인류의 악행은 항상 되 풀이돼 왔습니다. 파룬궁은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이 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만약 사람들이 모두 선인이 된다면,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같은 것은 아예 없어지겠지요.”

―파룬궁은 입회비라든지 수련비 명목으로 전혀 돈을 받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만….

“사실입니다. 파룬궁은 돈을 요구하거나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거대한 파룬궁을 유지하자면 비용이 상당히 들 텐데요?

“파룬궁은 특별히 조직을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파룬궁 수련을 원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일 뿐입니다. 돈을 쓸 데가 특별히 없다는 말이지요.”

―그래도 여러 가지로 자금이 필요할 듯한데….

“나는 구체적으로 모릅니다. 다만 내 경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책에 대한 저작권과 비록 소액이지만 중국에 있을 때 번 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어떤 일을 했습니까?

“국영기업의 직원으로 일했습니다.”

―앞서 파룬궁은 특별히 조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는데, 사실 미국에서만도 파룬궁 사무소가 2000여개를 넘어섰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은 파룬궁을 공부한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를 통해서 자발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파룬궁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 책임자가 되는 형태로 모임을 이끌 뿐입니다.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파룬궁을 전파하기 위한 선교사와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까?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파룬궁은 종교가 아니니까요.”

―파룬궁의 최종 목적은 세상 사람들을 선인으로 만드는 데에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조금씩 뉘앙스는 다르지만, 기독교나 공산당조차도 최종 목표는 선인 혹은 선인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까? 파룬궁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기독교는 종교입니다. 그러나 파룬궁 수련자는 단지 아침에 기공을 행하는 모임일 뿐입니다. 기공이 끝난 뒤에는 각자 자기 일터로 갑니다.”

―그 말씀은 파룬궁이 기독교보다는 요가에 가깝다는 것입니까?

“파룬궁은 심성(心性)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요가와 같다고 볼 수는 없겠지요.”

 


“선인의 도(道)는 어떤 힘보다 강하다”

―파룬궁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아마도 내가 파룬궁의 리더로서, 파룬궁을 어떤 특별한 목적으로 쓰지 않을까 예단하고 있는 듯합니다. 앞서 말했듯, 나는 전세계 선인들이 파룬궁을 익힐 것을 기원합니다. 내가 최선을 다하면 잘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파룬궁이 세계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25일 중난하이(中南海) 사건 이후라고 생각됩니다. 당시 1만명 이상의 수련자가 중난하이를 에워쌌는데, 당신과 어떤 관계가 있었나요?

“나는 중난하이 사건과 관련해서 그 어떤 관련도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지금은 인터넷 시대니까,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두가 알 수 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입니다만, 중난하이에 모인 사람들은 완전히 자신의 의지만으로 모인 사람들입니다.

만약에 내가 지시했다면, 1만명이 아니라 1억명에 달하는 중국내 파룬궁 수련자 전부를 불렀을 겁니다.”

―파룬궁 수련자로부터 들은 얘기입니다만, 파룬궁의 힘은 중국 인민해방군보다 더 강하다고 하더군요.

“그건 아마도 중난하이에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을 보고서 나온 말일 겁니다. 중난하이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런 지시를 받지 않았는 데도 모두가 질서정연하게 자신의 뜻을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2만명 가까이 모인 곳에서 사고 하나 없이, 모임이 끝난 뒤에는 휴지조각 하나 남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힘으로 치자면 총칼 앞에 당할 수 없겠지만, 파룬궁 수련자가 보여준 ‘선인의 도’는 그 어떤 힘보다도 강하다는 뜻이 됩니다.”

―파룬궁 수련자 중에는 특히 군 관계자가 많다고 하더군요.

“파룬궁 수련에는 누구라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참가한다는 말이지요. 군 관계자가 많아 보이는 것은, 중난하이 사건 때 파룬궁 대표자로서 군 관계자가 나섰기 때문일 겁니다. 나는 파룬궁 수련자 중에서 군 관계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정확하게 모릅니다. 그러나 파룬궁 수련자 중에 고령자와 지식인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군 관계자가 어느 정도 포함돼 있다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중국에서는 당신이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서 올해 초에 미국으로 밀항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더군요.

“나는 1998년 2월 특별이민 방식으로 가족과 함께 합법적으로 미국에 왔습니다. 미국에 온 이유는 딸의 교육 때문입니다. 나는 결코 중국에서 도망친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는 언제쯤 돌아갈 생각입니까?

“언젠가는 돌아가겠지만. 지금 당장은 이 곳 미국에서 머물 생각입니다.”

―당신을 체포하려고 중국 정부가 미국정부에 5억달러를 제시했다는 얘기가 ‘뉴욕타임스’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나도 그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과장하기를 좋아하는 저널리스트들이 만들어낸 말일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당신의 나이가 480세라든가, 구름 위를 날아 다닌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몇 살이시지요?

“나는 1951년에 출생한 48세의 보통 인간입니다. 우스운 얘기입니다.”

―한국의 파룬궁 지지자들에게 전해줄 메시지는….

“특별히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 모두가 타인의 입장에 서서 좋은 성품과 건강한 육체를 갖기를 바랍니다.”

   

파룬궁 탄압, '제2문화혁명'의 신호탄인가

    국 정부가 파룬궁을 미신으로 규정한 다음날인 7월23일, 전세계에 발간되는 친중국계 신문 ‘교보(僑報)’는 파룬궁을 둘러싼 중국 중난하이 내부 상황과 관련해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실었다. 이 신문은 “1984년 중국의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 5인 중 한 사람이 ‘기공을 이용해 물을 기름으로 바꿀 수 있다(水變油秘方)’고 주장하는 기공사 왕(王)모씨를 대체에너지국(新能源局)이라는 정부기관의 차관급 자리에까지 등용해서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을 산 일이 있다.” “최근 중국에서 미신(파룬궁)이 일시에 퍼져나간 이유는 중국 공산당 내에서 중요한 직책을 갖고 있던 한 ‘노인’이 기공을 신봉했기 때문이다”고 보도, 기공에 대한 중국 공산당 상층부의 ‘특별한 관심’에 대해서 언급했다.

‘교보’의 기사는 이 신문의 친중국적 성향으로 볼 때, ‘파룬궁=미신’이라는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미신을 신봉해서 비판을 받은 중국 공산당내의 ‘노인’과, 물을 기름으로 바꾸는 기공사를 지원한 바보 같은 ‘상무위원’이 과연 누구인가라는 점이다.

 


덩샤오핑과 예젠잉은 미신 신봉자?

이 기사를 읽은 중국인들은 그 범주에 들어가는 인물로서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인 덩샤오핑(鄧小平)과 중국 인민해방군의 아버지인 예젠잉(葉劍英)을 제1순위로 손꼽는다. 이들 두 사람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최고의 존경을 받는 중국혁명 1세대이자 공산당의 정신적 지도자들. 덩샤오핑의 경우 식물인간 상태에 들어간 96년 이후부터 97년 2월 사망에 이르기까지 중국 최고 기공사의 힘을 빌려 하루하루 생명을 연장시켜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기공에 심취한 바보 같은 ‘노인’이 덩샤오핑과 예젠잉이라고 가정할 때, ‘교보’의 기사는 오늘의 중국을 만들어낸 공산당의 정신적 지주를 파룬궁 문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파룬궁을 사교로 규정하기 하루 전인 7월21일 ‘공산당내 노(老) 동지들에 대한 유감 발언’을 모든 공산당원들에게 배포했다. 유감 발언에서 장쩌민 주석은 “공산당내 은퇴한 노 동지들 중에서 일부가 미신을 계속 추종하고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그런 미신이 허황된 것이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쩌민 주석이 말하는 ‘노 동지’란 적어도 덩이나 예와 같은 혁명 1세대에 해당되는 80대 이상의 선배 공산당원을 지목하는 표현이다.

장쩌민 주석의 ‘노 동지’에 대한 염려는, 결국 비과학적인 기공 수준에 머물러 있는 원로들과 자신을 구별하면서 자신의 ‘미래지향적 사고’로 21세기의 중국을 통치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장쩌민 주석의 발언은 공산당 지도부에 뿌리박힌 미신을 일소한다는 명분하에 자신에 대한 반대파를 숙청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50대 이상의 중국인들은 파룬궁을 사교로 규정하면서 불어닥친 엄청난 검거선풍과 관련, 작금의 전반적인 상황이 문화혁명이 시작되던 1965년의 분위기와 너무도 흡사하다고 보고 있다. 7월26일 친대만계 신문인 ‘세계일보’는 “파룬궁과 미 CIA와의 관계가 드러날 경우, 체포된 파룬궁 관계자들을 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기사를 실었는데, 이는 중국에서 파룬궁이 단순한 기공이나 종교문제를 넘어선 정치문제로 발전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예다.

장쩌민 주석은 덩샤오핑 사후인 97년 9월 유일한 도전자로 떠올랐던 차오스(喬石)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국회의장에 해당)을 축출한 것을 비롯해, 자신을 베이징으로 불러준 덩샤오핑과 원로들의 아들과 딸 등 이른바 태자당(太子黨)을 현역에서 밀어낸 뒤 주룽지(朱鎔基) 등 상하이방(上海幇)에 속하는 인물들로 중국 권력의 핵심부를 메웠다. 현재 장쩌민 주석에 맞설 수 있는 인물은 공산당 내에서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파룬궁 탄압은 장쩌민 주석의 ‘칼과 창’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 중국 인민들이 겪고 있는 현실에 눈을 돌리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빈부 격차에서 비롯된 계층간 반목, 개방을 앞세운 개혁의지의 퇴색, 중국 내부에 불고 있는 소수민족의 불만과 독립의지, 언론과 정당 설립의 자유를 요구하는 민주주의 세력들의 대두 등은 중국 공산당체제를 불안하게 하는 현안들이다. 결국 현재 인민해방군을 중심으로 전국에 전개되고 있는 3강정책(講學習· 講政治·講正氣)은 중국 내부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장쩌민 주석의 정신무장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25일 베이징 중난하이를 둘러싼 파룬궁 수련자들의 침묵 시위는 바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한 중국 공산당에 대한 모욕이자 도전이었던 것이다.

이에 장쩌민 주석은 서둘러 파룬궁을 사교로 규정하고 이를 중국 내부를 평정하는 ‘칼’과 공산당 원로들에 대한 반격의 ‘창’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장쩌민 주석이 휘두른 ‘칼과 창’에 가장 먼저 희생된 인물로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비서 출신으로서 70년대 중국외교부 부장으로 활약한 지펑페이(姬鵬飛)의 아들인 지셩더(姬勝德) 해방군총참모부 정보부 부장을 들 수 있다.

지부장은 명목상으로는 파룬궁의 중난하이 시위를 사전에 알아내지 못한 책임으로 해임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셩더 자신이 파룬궁 수련자였기 때문에 숙청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아버지인 시펑페이 전외교부장이 기공의 달인이었다는 사실은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상식에 속하는 얘기이고, 따라서 지 부장이 파룬궁 수련자였다는 소문은 설득력을 갖는다. 지 부장이 혁명 1세대의 후광을 받고 성장한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의 숙청은 혁명 1세대는 물론이고 그들의 후손에까지 칼을 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상징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중국인은 파룬궁이 문화혁명의 악몽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파룬궁 문제가 톈진(天津)사범대학에서 발행된 반(反) 파룬궁 논문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문화혁명의 시발이 마오쩌둥 (毛澤東)의 1인 독재정치를 은유화해 비난한 논문에서 촉발되었던 역사적 사실을 고려할 때 너무나 비슷하다.

파룬궁과 관련해 중국 공안에 체포된 5000여명의 수련자 중 군과 정보관계자, 톈안문사태 관련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부 계급에서 이뤄지고 있는 체포 바람이 중난하이를 포함한 상부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는 이미 중국인들에게 일반화된 상식이다.

문화혁명은 패자도 승자도 없이 중국인민 전체를 고통으로 몰아갔던 끔찍한 사상실험이었다.

5000년 중국 역사를 배경으로 1억 중국 인민들의 가슴속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파룬궁이 단순한 사이비 종교 파동으로 그칠지, 아니면 권력투쟁으로 이어질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신동아 1999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