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06 05:46
英 중학교 중국인 교사 초빙… 중국처럼 체육복 입히고 암기 위주 주입식 수업 1달
학생들 "필기하는
법만 배워"
교사 "학생들 수업중에 화장, 복지 믿고 나태해… 충격적"
영국의 니키 모건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월 선데이타임스 기고문에서 "영국은 교육 정책의 실패로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읽고 쓰는 것은 물론이고 산수조차 못한다"고 개탄했다. 전인(全人)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학력 수준이 형편없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국은 중국의 '주입식 교육'을 주목했다. 상하이 중학생이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의
수학·읽기·과학 부문에서 65개국 중 모두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 학생은 20위권에 머물렀다. 이후 모건 장관은 "영국 교사도
중국의 '주입식 교육법'을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영국식 '자율 학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4주 뒤 학생과 교사 모두 불만을 터뜨렸다고 중국과 영국 매체가 5일 전했다. 영국 학생 로지 런스키(15)양은 "수업 시간에 선생님 강의와 칠판 글씨를 빠르게 필기하는 것만 배웠다"며 "시험 성적 외에 중요한 것은 없었고, 경쟁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학생)는 아무런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으며 로봇처럼 행동해야 했다"고 밝혔다. 반면 교사 리아이윈은 "수업 시간에 과제를 내줬더니 절반이 잡담하거나 뭘 먹거나 심지어 화장까지 하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다른 교사 웨이자오는 "영국 학생들이 무례하고 나태한 것은 영국의 복지 제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 학생은 가족을 부양하고 굶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해야 하지만, 영국 학생은 공부를 안 해도 국가에서 돈이 나오기 때문에 학습 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이번 실험이 중국과 영국 교육 시스템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창의성·인성 등을 중시하는 전인교육과 성적 향상을 위한 주입식 교육의 접목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보헌트 중학교의 닐 스트로거 교장은 "중국 학생이 학업 성취도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이유는 중국 문화나 부모의 태도 때문이지 교육 방식 때문은 아니라는 게 명백해졌다"며 "영국 학교의 시계를 1950년대로 돌려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영국은 중국 교육법을 배우려 하지만, 영국으로 유학 간 중국 학생은 지난 16년 동안 17배 증가했다고 경화시보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