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21 06:02
[演技 외길인생 배우 윤여정]
"햇수 세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하다 보니 50년이네요. 연기로 밥을 벌어먹고 아이들 키우며 살아왔다는 데 만족해요."
1966년 TBC 공채로 연기를 시작한 윤여정(69)이 올해 배우 인생 50년을 맞았다. 1971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로 여우주연상·신인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 여배우는 '에미' '바람난 가족' '하녀' 등 영화와 '장희빈' '사랑이 뭐길래' '디어 마이 프렌즈' 같은 드라마를 합쳐 90여 편에 출연했다. 1971년엔 '미니스커트가 잘 어울리는 각선미 좋은 배우'(선데이서울)로 뽑히기도 했다.
윤여정은 대학 신입생 시절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선물을 전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배우를 해보라'고 해서 시험을 봤다. "떨어진 줄 알았는데 8·15 특집을 하자고 전화가 왔어요. 아버지가 허장강, 어머니가 사미자 언니였고 엇나가는 재일교포 아이 역을 맡았지요. 연기를 잘 못하니까 연출가가 아버지 일찍 여읜 제 가정사까지 들먹이며 혼을 냈어요."
1966년 TBC 공채로 연기를 시작한 윤여정(69)이 올해 배우 인생 50년을 맞았다. 1971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로 여우주연상·신인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 여배우는 '에미' '바람난 가족' '하녀' 등 영화와 '장희빈' '사랑이 뭐길래' '디어 마이 프렌즈' 같은 드라마를 합쳐 90여 편에 출연했다. 1971년엔 '미니스커트가 잘 어울리는 각선미 좋은 배우'(선데이서울)로 뽑히기도 했다.
윤여정은 대학 신입생 시절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선물을 전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배우를 해보라'고 해서 시험을 봤다. "떨어진 줄 알았는데 8·15 특집을 하자고 전화가 왔어요. 아버지가 허장강, 어머니가 사미자 언니였고 엇나가는 재일교포 아이 역을 맡았지요. 연기를 잘 못하니까 연출가가 아버지 일찍 여읜 제 가정사까지 들먹이며 혼을 냈어요."
1966년 TBC 공채로 연기 시작
드라마·영화 등 90여 편 출연
"작품 통해 삶과 나이 듦에 성찰"
감정을 끌어내니 연기가 나아졌다. 윤여정은 "선배들의 칭찬보다는 돈을 꽤 많이 줘 '어머, 이거 해야지' 싶었다"며 웃었다. 대표작으로 꼽은 영화는 데뷔작 '화녀'. 하지만 김기영이 얼마나 유명한 감독인지도 몰랐단다. "어떤 아저씨가 만나자고 해서 갔는데 그분도 당황했을 거예요. 자기는 김기영인데 제가 전혀 모르니깐. 당시 들어온 시나리오들은 서로 사랑하다 죽는 얘기, 삼각관계 같은 뻔한 이야기들이었는데 '화녀'는 달라서 끌렸지요."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은 대단한 리얼리티를 끌어내려 했고 당하는 나는 스물서너 살 때라서 괴로웠다"고 말했다. "요즘 영화를 하는 감독들은 김기영 덕을 본 수혜자들이에요. 벗으라면 벗고 입으라면 입고 그러잖아요(웃음)."
곧 일흔이다. 윤여정은 "공교롭게도 최근에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늙음에 대한 성찰이 있었고 '계춘할망' '장수상회'도 늙고 병든다는 것, 그럼에도 지켜내고 싶은 시간과 삶에 대한 영화였다"며 "우리가 맨날 잘 사는 이야기만 하지만 죽을 때도 위엄 있게 인간답게 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오는 10월 6일엔 영화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가 개봉한다. 성매매 할머니 소영(윤여정)의 이야기다. 윤여정은 "어떤 역할을 맡을 때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지?' 같은 고민은 안 해봤는데 이 영화를 하면서는 마음이 황폐하고 힘들었다"며 "산다는 것, 늙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는 왜 이 노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지 답답했다"고 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그건 내 몫이 아니다"고 답했다. "배우는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동업이고 협업이죠. 남에게 피해 주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아요."
윤여정이 윤여정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청했다. "애썼다. 사는 것도 연기도. 철없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었는데 우여곡절 다 겪고 살아남았으니."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은 대단한 리얼리티를 끌어내려 했고 당하는 나는 스물서너 살 때라서 괴로웠다"고 말했다. "요즘 영화를 하는 감독들은 김기영 덕을 본 수혜자들이에요. 벗으라면 벗고 입으라면 입고 그러잖아요(웃음)."
곧 일흔이다. 윤여정은 "공교롭게도 최근에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늙음에 대한 성찰이 있었고 '계춘할망' '장수상회'도 늙고 병든다는 것, 그럼에도 지켜내고 싶은 시간과 삶에 대한 영화였다"며 "우리가 맨날 잘 사는 이야기만 하지만 죽을 때도 위엄 있게 인간답게 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오는 10월 6일엔 영화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가 개봉한다. 성매매 할머니 소영(윤여정)의 이야기다. 윤여정은 "어떤 역할을 맡을 때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지?' 같은 고민은 안 해봤는데 이 영화를 하면서는 마음이 황폐하고 힘들었다"며 "산다는 것, 늙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는 왜 이 노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지 답답했다"고 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그건 내 몫이 아니다"고 답했다. "배우는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동업이고 협업이죠. 남에게 피해 주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아요."
윤여정이 윤여정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청했다. "애썼다. 사는 것도 연기도. 철없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었는데 우여곡절 다 겪고 살아남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