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헌 확인으로 우리나라 최고 문헌의 역사가 삼국시대로 올라가게 됐다.
현재 이 문헌의 원본은 전하지 않으나 필사본이 일본 교토대학 도서관 등에 보관돼 있다.
목포대 최연식(역사문화학부) 교수는 16일 "고대 불교 저술인 '대승사론현의기'(大乘四論玄義記)의 저자 혜균(慧均)이 백제 승려임이 확인됐다"면서 "그동안 혜균은 일본에서 중국의 고대 불교학자로 막연히 추정돼 왔다"고 밝혔다.
이 책은 불교 삼론학(三論學)의 개론서로 총 12권으로 돼 있다.
최 교수는 "독일 보쿰대 한국학과의 불교 연구자인 플라센 교수와 공동 연구해 혜균이 백제 승려임을 밝혀냈다"면서 "여러 기록을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 알려진 7세기 중, 후반 통일신라시대 원측과 원효의 저술보다 60년 가량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혜균이 백제 승려라는 결정적 증거로 이 문헌에 나오는 절 이름 '寶憙寺'(보희사)가 2000년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발견된 목간(木簡)에 기록된 '寶憙寺'와 일치한다는 것.
최 교수는 "저서 내용 중 '현재 이 곳의 보희연사(寶憙淵師)..'라는 대목에서 문헌 편찬 지역을 의미하는 '현재 이 곳'은 문장 전체 의미로 볼 때 중국이 아닌 보희사가 있는 백제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이 책은 백제에서 펴 냈으나 얼마 되지 않아 신라로 전해졌고, 곧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백제가 멸망하면서 잊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원본은 없어지고 필사본만 교토대학이 7권, 개인이 2권을 보관하고 있지만 3권은 실전(失傳)됐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 필사본 발견은 한국의 사상사 연구 등에서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면서 "삼국시대 이전, 고대 한국인의 사고나 의식구조를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고고학계에서도 "이 책의 저자인 혜균이 백제 승려임이 밝혀짐에 따라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백제 불교는 물론 삼론학의 내용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고 남중국과 동아시아 불교 흐름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078610]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와 플라센 교수는 오는 20일 오후 서울 대우재단빌딩에서 '백제 승려 혜균과 대승사론현의기의 재발견'에서 이 같은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