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10 03:02
[테이트 NUDE] [1] 신화·성서·문학 속 누드
욕망에 불타거나 욕망을 잊었거나
- 조선일보
입력 : 2017.08.11 03:02
[테이트 NUDE] [2] 로댕·피카소·마티스… 근현대 巨匠들의 누드
오귀스트 로댕이 '현대조각의 아버지'로 불리는 건, 조각을 신화의 영역에서 인간의 삶으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키스'는 그 대표작이다. 돌덩이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뜨거운 입맞춤을 하는 남녀는 신(神)들의 아들딸이 아니라 불륜에 빠진 인간이었다.
오늘부터 만날 '테이트 명작' 두 번째 화보는 신들의 세계에서 인간의 삶으로 내려온 근현대 누드 걸작을 모았다. 로댕을 비롯해 피카소, 마티스, 자코메티에 이르기까지 20세기 거장 손에서 탄생한 '불완전한' 인간 그대로의 모습이다.
근대 누드의 창조자로 불리는 에드가르 드가의 '욕조 속 여인'은 종이에 그린 파스텔화다. 드가는 전라(全裸)의 여인이 풀밭에 앉아 있거나 파도에 떠 있는 모습을 용납하지 않았다. 모델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지도 않았다. 몸을 씻고, 이부자리에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습을 포착했다. 누드를 즐겨 그린 르누아르는 둥글고 풍만한 여인들을 화폭에 담았다. 옆으로 누워 정면을 응시하는 '긴 의자 위의 누드'는 고야의 '옷을 벗은 마야', 마네의 '올랭피아'의 맥을 이으면서도 도발적이지 않고 온화하다.
르누아르에게 영향받은 마티스 역시 육감적 누드를 그리는 화가로 유명했다. '옷을 걸친 누드'도 그중 하나. 모델들과 숱한 염문을 일으켰던 피카소와 달리 스캔들이 거의 없었던 마티스는 "내가 인체를 그리는 것은 삶에 대한 나의 종교적 감정 같은 것을 표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무용수, 단역배우, 가사도우미 등 다양한 여인들을 캔버스에 등장시켰다.
피카소는 이번 전시에 두 점의 회화와 다섯 점의 판화를 선보인다. 인물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해체한 '앉아 있는 누드'는 현대미술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혁명적이라는 추상입체 기법으로 그려진 작품. 지난해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733억원에 낙찰된 '앉아 있는 여인'(1909년)과 같은 시기, 같은 기법으로 그려진 명작이다.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누드서울 소마미술관
2017.8.11~12.25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1/20170811000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