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CCTV의 의심스러운 백도어가 실제 발각된 나라 중 한 곳이 다름 아닌 우리나라다. 2015년 KAIST 시스템보안연구실과 보안업체 NSHC는 중국에서 수입한 CCTV 2개에 숨겨진 백도어를 발견해 정부에 신고했다. 백도어는 암호화 기법까지 적용해 몰래 심어져 있었다. 이 백도어에는 중국에 위치한 클라우드 서버에서만 접근이 가능했다고 한다.
▷중국 전체에 현재 1억7600만 대 정도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그중 안면인식 같은 첨단 기술을 이용한 인공지능(AI) CCTV도 2000만 대나 된다. 중국이 CCTV를 통해 범죄 혐의자를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민 전체를 감시하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수출한 CCTV를 통해 외국의 국가 기밀이나 산업 정보를 빼낸다면 그 역시 큰 문제다. 우리나라가 중국산 CCTV에 대해 미국처럼 주요 시설 사용 금지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의 무역 보복을 우려해서라고 한다. 우리는 중국을 상대로 함부로 펀치를 날리기 어렵겠지만 철저한 보안성 검사를 통해 중국도 꼼짝 못 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