考古學, 人類學

이집트서 5000년된 맥주 양조장 발굴…”한 번에 2만 2400ℓ 생산”

이강기 2021. 2. 15. 11:32

이집트서 5000년된 맥주 양조장 발굴…”한 번에 2만 2400ℓ 생산”

 

 

서유근 기자

조선일보

2021.02.14

 

 

 

 

 

13일(현지 시각) 이집트 아비도스에서 발굴된 고대 이집트 양조장. /이집트 관광유물부 페이스북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맥주 양조장이 이집트 아비도스 고대 유적지에서 발굴됐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이집트와 미국 고고학자들이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450㎞ 떨어진 나일강 서쪽 아비도스에서 약 5000년 전 나르메르 파라오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맥주 양조장을 발굴했다고 13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 무스타파 와지리 사무총장은 이번에 발굴한 양조장에 대해 “나르메르 파라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량 생산 양조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르메르 파라오는 고대 상이집트와 하이집트를 처음 통일한 파라오다. 그는 기원전 3150년부터 기원전 2613년까지 이어지는 제1왕조를 건설했다.

13일(현지 시각) 이집트 아비도스에서 발굴된 고대 이집트 양조장. /이집트 관광유물부 페이스북

최고유물위원회에 따르면 이 양조장은 길이 20m, 너비 2.5m, 깊이 0.4m 규모의 공간 8개로 구성된다. 각 공간에는 맥주 원료인 곡물과 물을 섞은 혼합물을 가열하기 위한 도기 40개가량이 두 줄로 놓여있었다.

 

발굴 책임자인 매슈 애덤스 뉴욕대 교수는 이 양조장에서 한 번에 약 2만 2400ℓ에 달하는 맥주를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이번 발굴 과정에서 고대 이집트 왕국에서 제물을 바치는 의식에 맥주가 사용됐다는 증거도 나왔다면서 이곳에서 제조한 맥주를 파라오를 위한 장례 시설에서 제례 때 사용됐을 것으로 봤다.

 

관광유물부는 1900년대 초에 이미 다수의 영국 고고학자들이 고대 이집트의 양조장에 대해 언급했으나 그 위치가 특정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발굴팀이 위치를 다시 추정해 결국 발굴에 성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13일(현지 시각) 이집트 아비도스에서 발굴된 고대 이집트 양조장. /이집트 관광유물부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