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만명 총맞아 죽는 美…드라이브스루 대기 길다고 ‘탕탕’
[중앙일보] 입력 2021.04.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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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패스트푸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손님이 직원과 언쟁을 벌이다 총기까지 휘두르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장기화에 심리적으로 예민해진 데다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는 이들도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美, 지난해 총기사고 사망 20년만 최다"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네소타 주 로체스터에 있는 도미노 피자 드라이브 스루에서 지난 11일 큰 소동이 벌어졌다. 한 남성이 피자를 받은 뒤 토핑을 따로 달라고 요구했지만, 종업원이 "그런 서비스는 없다"고 하자 남성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말 미국 멤피스의 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화가 난 고객이 발포하는 일이 벌어졌다. [트위터]
이 남성은 종업원들에게 피자를 던지는가 하면 총을 뽑아 직원에게 들이대며 위협한 뒤 차를 몰고 가버렸다. 신고를 받은 현지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해 용의자를 체포했다.
미국 도미노피자 매장에서 총기로 직원을 위협하다가 체포된 빅터 포트너 [트위터]
테네시 주 멤피스 버거킹에서는 실제 총격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대기 시간이 길다며 화를 내던 여성이 종업원과 말다툼 끝에 총을 꺼내 쏜 것이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종업원들은 곧바로 피신해 인명 사고는 없었다. 범행 후 도주한 여성은 아직 체포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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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경찰은 이 여성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공개수배에 나섰다. 용의자는 회색 세단을 모는 남성과 동행하고 있었다.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는 인력이 부족해 바로 손님의 요청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며 양해를 구하는 벽보가 붙기도 했다. [틱톡]
이처럼 사소한 일에도 불만을 터뜨리는 손님들이 속출하자 맥도날드 매장에는 "현재 우리는 인력이 부족하다. 바로 손님의 요청에 대응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참고 기다려 주기를 바란다"는 벽보가 붙기도 했다.
총으로 목숨 잃은 미국인 2만명…20년 만에 최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불안과 경제 위기 속에 미국에서 총기 사망사고는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총기 폭력 아카이브’라는 단체를 인용해 지난해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미국인이 1만9380명이며 이는 20년 만에 최고치라고 보도했다.
지난 3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컨테이너에서 발견된 총기류의 모습. 미국에선 코로나 발생 이후 총격 사건이 크게 늘었다. [EPA=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시카고에서는 올해 1~3월까지 살인사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총격 사건은 40% 늘었고, 뉴욕에서도 1월 1일~3월 28일 살인사건은 14%, 총격 사건은 약 50%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총기를 구매한 미국인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의 총기 판매량은 2280만 정으로 2019년(1390만 정)보다 64% 급증했다.
총기 수요가 폭증하다 보니 총기 가격도 올랐다. 시카고의 한 사법당국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500달러에 팔렸을 법한 권총이 현재 700달러(78만원) 이상에 팔린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3일 총격사고가 발생한 미국 콜로라도주의 수퍼마켓에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푯말이 붙어 있다. 이 사고로 20~65세의 시민 10명이 숨졌다. [AP=연합뉴스]
일부는 코로나 지원금을 받아 총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시카고에서 폭력 반대 운동가로 일하는 티오 하디먼은 "2차례에 걸친 연방정부의 코로나 구제 조치가 시카고의 저소득층 총기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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