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韓.中關係

싹이 노랗다

이강기 2021. 6. 16. 21:00

“마오 장남 6·25 사망, 볶음밥 때문 아니다” 中 돌연 역사 재포장

 

 

장근욱 기자

조선일보

2021.06.16

 

 

 

중국이 다음 달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역사 재포장 작업'에 나섰다고 1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4일 중국 상하이의 '공산당 제1차 대회 기념관'에서 시민들이 당에 대해 충성맹세를 하고 있다. 대형 스크린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내달 1일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초대 주석인 마오쩌둥(毛澤東)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의 사망 70주기인 작년 11월 중국역사연구원(연구원)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마오안잉을 계란 볶음밥과 엮는 왜곡 세력이 있다”면서 “용감하게 희생한 마오안잉의 영웅적 면모를 작정하고 깎아내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 게시물은 조회수가 170만을 기록했다.

 

‘계란 볶음밥’이란 마오안잉의 최후와 관련된 단어다. 한 중국군 장교가 지난 2003년 발간한 회고록에는 마오안잉이 6·25 전쟁에서 전사한 이유를 달걀 볶음밥을 하기 위해 불을 붙였다가 위치가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 마오안잉은 UN군 폭격으로 사망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계란 볶음밥설’을 부정한 것이다. 대신 연구원 측은 마오안잉은 그가 지휘하던 본부의 라디오 전파가 해독돼 폭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들의 심장은 사악하다”며 기존 역사 서술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WSJ는 ‘계란 볶음밥설'이 담긴 회고록은 중국군이 공식적으로 출판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역사연구원은 전통적인 역사 기술 방법론을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내 왔다. 연구원장인 가오 샹(57)은 지난 2019년 말 신문 기고에서 “역사 연구자들은 시대와 시류에 대해 냉혹한 관찰자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역사 연구는 체제를 인도하면서 인민을 육성할 수 있도록 반드시 우리 시대를 지휘하는 경지에 올라서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18년 7월 북한 김정은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아 6·25 전쟁 중 전사한 마오쩌둥(毛澤東) 장남 마오안잉(毛岸英) 묘를 찾았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이 역사를 고쳐 쓰는 방식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지난 4월 중국은 누구든지 역사 문제에 관해 신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과 전화 핫라인을 만들었다. 당 지도자를 비판하거나 ‘찬란한 사회주의 문화’를 부정하는 발언을 하면 ‘역사 허무주의'로 규정돼 처벌받을 수 있다. 이어서 5월 초 중국은 ‘역사 허무주의'라고 판단되는 다수 계정에 대해 조치를 취했으며, 불법 게시물 200만건을 검열했다.

 

마오쩌둥의 과오를 언급하지 않은 공산당 당사(黨史)도 새로 편찬됐다. 중국 교육부는 “학생들이 붉은 유전자를 물려받도록 이끌겠다”며 올해부터 대학 입시에 당사 관련 문항을 추가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사기업, 로펌, 종교기관 등에도 직원에 대한 당사 교육이 의무화됐다.

 

또 중국 당국은 “공산당이 없다면, 새 나라도 없었다” 등 가사가 담긴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중국의 이러한 역사 수정주의 흐름은 내부적으로도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역사연구원의 협조 요청을 거절했다는 베이징의 한 역사학 교수는 “그들은 학문적인 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아첨해서 승진하고자 이 일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아이들에 둘러싸여 있는 시진핑 주석의 모습이 떠 있는 베이징 거리의 한 전광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