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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영국의 20세기 ⑤ 여왕 여제에서 철의 여인까지

이강기 2015. 8. 29. 09:47
사진으로 보는 영국의 20세기 ⑤ 여왕 여제에서 철의 여인까지    2012/02/20 12:10
 
 
사진으로 보는 영국의 20세기 ⑤ 여왕 여제
여왕 여제에서 철의 여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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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저의 프로그모어 하우스에 설치된 정원 텐트에서 상자에 담긴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 여왕. 사진/힐 앤 손더스. <북폴리오> 제공
영국 여왕 = 윈저의 프로그모어 하우스에 설치된 정원 텐트에서 상자에 담긴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 여왕. 여왕은 1876년에 인도의 여제로 선포되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 ‘왕관의 보석’을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지만, 1887년부터는 인도식 유행을 왕실에 도입하여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인도 출신 하인들을 곁에 두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하인은 압둘 카림이라는 비서관으로, 그는 여왕의 인생에서 1883년에 죽은 하일랜드 출신의 존 브라운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했다. 여왕은 권위적인 남자들에게 복종하기를 좋아해서 카림은 제멋대로 여왕을 조정하고 윽박지르곤 했는데, 이는 궁중 관리들과 여왕의 자제들이 보기에 대단히 혐오스러운 짓이었다.

수상인 로드 솔즈버리의 논평은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것이었다. “여왕은 감정에 호소하는 흥분을 즐기는데, 그것은 그녀가 즐길 수 있는 유일한 흥분이다.”

여왕은 젊어서 과부가 되어, 프랑스 작가 모파상이 인상적으로 묘사했던 여자들을 대표하게 되었다. “광적으로 원칙에 집착하는 여인들, …… 잉글랜드가 끝없이 양산해 내는 부류들, …… 유럽의 호텔 식당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 보기 불쾌한 노처녀들, …… 어디를 가나 그들만의 특이한 유행, 케케묵은 처녀관, 소름 끼치게 만드는 옷 등을 자랑하는가 하면, 마치 밤 동안 관 속에 묻혀 있었던 것처럼 야릇한 고무 냄새를 풍기기까지 한다.” <북폴리오> 제공

≫ 미래의 에드워드 7세인 황태자는 경마, 도박, 항해, 사교계 행사, 그리고 몇몇 정부들과의 밀애 등 여러 가지를 즐겼다. 1897년에 데븐셔에서 열린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60주년 기념 가장무도회에서 몰타 구호기사단의 수장 복장을 하고 있다. 사진/라파예트. <북폴리오> 제공

≫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는 키어 하디. <북폴리오> 제공
키어 하디 = 1906년부터 시작된 위대한 자유당의 개혁은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같은 해에 윈스턴 처칠이 보수당을 떠나 자유당에 입당했고 노동당 의원들이 최초로 의회에 진출했다.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는 키어 하디는 노동당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유아학교 어린이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 의료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빈민가 주민들에게 상쾌한 공기를 제공하기 위해 공원들도 건립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을 수행하기 위해 소득세를 6퍼센트까지 인상함으로써 부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북폴리오> 제공

≫ 윈스턴 처칠이 그의 시골 저택에서 벽돌을 쌓고 있다. <북폴리오> 제공
윈스턴 처칠 = 윈스턴 처칠이 그의 시골 저택에서 벽돌을 쌓으며 전후 복구사업에 일조하고 있다. 학창시절 열등생이었던 그는 옴두르만에서 데르비시들과 싸웠고, 보어인들에게서 탈출하는 데도 성공했다. 나아가 내무성 장관을 역임했고, 갈리폴리 전투의 패배에 대한 희생양으로 해군 참모총장도 역임했으며, 재무상까지 역임했다.




1929년부터는 한동안 공직에서 물러나 저술활동에 전념했다. 그는 자신의 젊은 시절이 1940년 이후 시작될 ‘운명의 걸음’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1954년에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에 퍼져 사는 영국 국민과 영국 인종은 사자의 심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사자의 포효를 이끌어내라는 임무가 내게 맡겨진 것은 행운이었다.” 약간의 포효와 약간의 행운. <북폴리오> 제공

≫ 로드 홈 수상(왼쪽). 사진/버트 글린. <북폴리오> 제공
로드 홈 수상 = 귀족들은 쇠퇴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로드 홈은 맥밀런이 프로퓨모 스캔들로 사임한 후 수상이 되었다. 그는 수상이 되기 위해 귀족 작위를 포기했다. 교활한 술책가이자 노동당 지도자였던 해럴드 윌슨은 로드 홈을 “아주 우아한 시대착오 …… 무려 14대 백작이라니”라고 비꼬았다. 이에 홈은 “14대째 평민 신세인 윌슨 씨”라고 대꾸했다. <북폴리오> 제공

≫ 보수당 수상 에드워드 히스. 사진/장 고미. <북폴리오> 제공
에드워드 히스 = 새로 선출된 보수당 수상 에드워드 히스의 웃음은 얼마 가지 않아 사라졌다. 개혁을 위한 그의 모든 시도는 노동조합의 무자비할 정도로 적대적인 태도에 직면했다.

광부들은 노동입법에 대한 그의 입장 선회에도 1972년 파업을 일으켰다. 비상사태가 선포되었고, 공장들은 1주일에 사흘만 가동되었으며, 트라팔가 스퀘어의 런던 우체국 본점을 찾은 손님들은 전기가 단절된 관계로 등불 아래서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또 일반 가정은 방 하나에만 난방을 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노동조합은 계속해서 히스에게 굴욕을 안겼고 결국 1974년에 그를 퇴진시켰다. 누가 이 나라를 통치하는지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노동조합인지 정부인지. <북폴리오> 제공

≫ 1983년 블랙풀에서 개최된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마거릿 대처가 정치자금 모금을 총괄하고 있다. <북폴리오> 제공
마가릿 대처 = 두 번째 선거 승리 후 1983년 블랙풀에서 개최된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마거릿 대처가 정치자금 모금을 총괄하고 있다. 그녀는 이미 보수당 내 온건파 세력인 웨츠를 내각에서 몰아냈고, 정치적 합의와 타협이라는 전통을 무시했으며, 나중에 유럽의 많은 지역과 그 너머에까지 하나의 모범을 제시하게 될 급진적인 사유화 정책을 구상 중이었다.

최초의 여성 수상, 세 번의 선거를 연달아 승리로 이끈 최초의 수상 등 이미 여러 분야에서 최초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그녀는 20세기의 평화기 수상 가운데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기도 했다.

스스로 “돌아갈 줄 모른다.”고 했을 정도로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갔으며, 개인적·정치적 용기 또한 대단했다. 그녀는 IRA의 영원한 암살 목표이기도 했다. 그녀의 강직한 성격은 머지않아 승리에 대한 도취감으로 바뀌어 보수당 내 많은 동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고, 결국에는 위기 감각까지 무디게 만들었다.

또 그녀는 유럽에 대해 계속해서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으며, 대중의 곤궁을 초래하면서까지 비도덕적으로 사적 풍요를 장려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국가 소유의 기업과 공영주택을 매각하고, 노동조합을 개혁하고, 현실적인 복지 개념을 확립한 위대한 업적들은 그녀의 몰락 이후까지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북폴리오> 제공

≫ 토니 블레어. 사진/션 스미스. <북폴리오> 제공
토니 블레어 = 한 미국인이 ‘신노동당New Labour’과 ‘신영국New Britain’이라는 토니 블레어의 1997년 선거 구호를 두고 마치 “코네티컷의 작은 마을들” 이름 같다고 촌평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블레어는 선거에서 압승했다. 보수당은 물러났고, 그들이 입은 상처는 아물기는커녕 점점 더 악화될 운명이었다. 블레어는 학급의 규모와 병원에서의 대기 시간을 줄이겠다고 다짐하면서 기존의 노동당원들을 안심시켰지만 그것은 말뿐이었다.

가장 중요한 주제는 역시 노동당이 예전처럼 지출 위주의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소득세는 인상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유권자들을 안심시켰고, 안정된 경제를 물려받은 블레어는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긴 정치적 안정을 누리면서 지칠 줄 모르고 승리의 길을 걸었다. <북폴리오> 제공

≫ 여왕과 그녀의 강아지가 그려진 초상화를 응시하고 있는 버밍엄의 여인들. 사진/엘리엇 얼윗. <북폴리오> 제공
개를 사랑하는 민주주의 국가 = 양차 대전, 제국의 종말, 버려진 옛 관습과 계서제 등 20세기의 드라마들은 실로 다양하고 강렬했다. 그럼에도 여왕과 그녀의 강아지가 그려진 초상화를 응시하고 있는 버밍엄의 이 여인들을 보면, 20세기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이 나라의 모습이 본질적으로 20세기 초와 비슷한 듯하다. 여전히 민주주의적인, 특히 개를 사랑하는 민주주의 국가이니 말이다. <북폴리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