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의 해체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비판과 연대를 위한 역사포럼' 주최 공개 토론회는 '국사의 해체를 향하여' (Deconstructing National History)라는 도발적인 주제에 걸맞게 난상토론이 오갔다. '국사의 해체'를 주창한 대회 전체 표어및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이영훈 서울대 교수의 발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서양사 전공인 임상우 서강대 교수의 경우 아예 대회 주제 자체를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국사'를 해체한 다음 새로운 대안을 세우기 위한 자리인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는 '해체'가 아니라 '국사를 넘어서'라든가 '국사의 탈구축을 위하여 ' 정도가 옳다"고 제안했다. 고구려사연구회장인 서길수 서경대 교수는 고구려사를 자국사에 편입시키려 하는 중국을 예로 들면서 "국사는 실존하는 것이며 이러한 국사는 없어질 수도, 없앨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국사 해체'론 발표 당사자인 이영훈 교수는 " 국사 해체가 모든 것을 파괴해서 '허무주의'로 돌아가자는 뜻은 결코 아니다"고 하면서 "다만, 국사라는 이름 아래 닫혀진 다양한 (역사적) 측면들을 보는데 '국사'가 큰 문제가 되는 것이며, 이런 뜻에서 내가 말하는 국사해체는 '역사의 민주화'라고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국사'가 왜 문제인가라는 공방이 계속되자 이번에는 재일동포인 이성시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우리(역사포럼)가 말하는 '국사해체' 에 대해 참석자들이 의문을 품은 채 떠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고 운을 뗀 뒤 "우리에게 국사는 은폐이며,억압이며,배제"라고 주장했다. 최근 「만들어진 고대」를 통해 한국고대사는 20세기 한국 내셔널리즘이 만들어낸 언설임을 주장했던 그는 "국사는 역사를 일국사라는 하나의 틀 안에 가두어 버림으로써 다양한 역사상(像)을 매몰시키고, (그 결과 역사적) 상상력의 결핍을 불러온다"고 덧붙였다. 패널로 참여한 인하대 이영호 교수는 이영훈 교수 발표를 겨냥해 "국사가 국민국가의 권력을 정당화하는 도구라는 주장은 일방적이며, (기존의 국사학이) 선악이분법으로 역사를 본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일단의 한·일 학자들이 모여 ‘국사의 해체를 향하여’란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가진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우리에게 국사는 억압이며 배제이며 은폐다”라는 파격적 주장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양국의 과잉 민족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 ‘민족’이나 ‘통일’이란 개념이 마치 어느 누구도 의의를 제기해선 안되는 절대가치 내지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인정되는 일부 세태를 놓고 볼 때 더욱 필요한 시도가 아닐까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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