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수 장관 인터뷰]
교과서 발행 全 단계 책임 - 그동안 외부에 맡긴 채
제대로 모니터링 안 해…
전담局 두고 집필기간 늘릴 것
역사교육의 본령은 통합 - 국정 교과서 전환 여부
사회적 합의부터 거쳐야… 수능 한국사는 쉽게
출제
-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본지 인터뷰에서 “학교에 압력을 넣어 특정 교과서 채택을 번복하게 한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주완중 기자
서 장관은 "한국사 교육의 목적은 역사 인식을 공유하고 사회통합을 이루자는 것인데, 오히려 한국사 교과서가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교과서에 오류가 그렇게 많을 수 있느냐는 지적이 많다. (작년 8월 검정 통과 이후 이달 초까지 8종의 한국사 교과서에서 총 2250건이 수정·보완됐다.)
"작년 한국사 교과서 검정 심의 중에도 편향 논란이 일었다. 그래서 추석 때 한국사 8종 교과서 내용을 집에서 살펴봤다.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곳곳에 오류가 있었고, 편향된 서술을 보면서 우리 교과서가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나 생각했다."
―어떤 편향성이 보였나.
"교과서 집필에 필자의 정치적 견해가 지나치게 반영됐다. 해방전후사와 6·25, 현대정치사 부분에 그런 서술이 있었다. 6·25 전쟁이 남북 공동의 탓인 것처럼 서술한 것은 교과서에 실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문제가 된 부분들은 교육부 수정 권고·명령 과정을 통해 고쳐졌다.)
―연대 표기 등 단순 오류도 많았다.
"교육부가 집필, 검정 심의 등 교과서 발행 단계 전반을 외부에 맡기고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 앞으로 개선하겠다."
서 장관은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는 최고의 완성도를 갖춰야 하는데, 솔직히 교과서라고 부르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교과서는 학자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 전할 만한 내용이라고 사회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교과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2018년에 전면 도입되는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에 맞춰 새 교과서를 집필해야 한다. 이 교과서들은 대폭 개선된 방식으로 발행해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교과서 발행 체계를 어떤 식으로 바꿀 것인가.
"교육부에 전담 국(局)을 두고 교육과정, 집필 기준, 검정 등 교과서 발행의 모든 단계를 책임지고 개선한다. 부족한 집필 기간과 검정 심의 기간도 늘려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을 고치겠다."
―한국사 교과서에 근현대사 비중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있다. (근현대사 비중이 교과서의 절반 이상이며, 2011년 한국사 교과서 중에는 근현대사 비중이 80%가 넘는 것도 있었다.)
"세계 역사교육 흐름이 현대사 비중을 강조하는 측면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교과서에 근현대사 비중을 어느 정도까지 하느냐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정해야 한다."
그러면서 그는 "불과 몇 년 전 정부의 성과에 대해 교과서에서 평가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최근 주요 국가의 역사 교과서를 구해 읽어봤는데 직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담은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그는 집필을 비롯해 교과서 발행 과정 전반을 국가가 이끄는 '국정교과서'로 갈지, 현재의 '검정 시스템'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할지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번에 채택된 한국사 교과서로 공부하게 되는 올해 고교 1학년생은 2017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치러야 한다.
"수능 한국사는 쉽게 출제할 것이다. 9등급 절대평가 방식이다."
-출제 범위는 어떻게 되나.
"8종의 한국사 교과서의 공통부분에서 출제한다. 수험생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