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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음악, 폴란드 국민정서와 통하는 면 많아”

이강기 2015. 10. 20. 14:51

“한국 전통음악, 폴란드 국민정서와 통하는 면 많아

 

정양환기자

 

 

입력 2014-12-08 03:00:00 수정 2014-12-08 03:05:26, 동아일보

 

2015년 바르샤바 페스티벌서 한국 국악 집중 소개하는 마리아 포미아노프스카 총감독

크로스컬처 바르샤바 페스티벌의 마리아 포미아노프스카 예술총감독은 입고 있던 개량한복을 가리키며 “며칠 전 쇼팽 연주 공연에서도 이 옷을 입고 피아노를 쳤다. 아름다운 맵시에 활동하기도 편해 무대의상으로 최고”라고 말했다. 바르샤바=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국악은 듣는 이의 정신을 치유하는 깊은 울림을 지녔습니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음악축제에서 관객들을 사로잡은 최고의 인기 음악이기도 합니다.”

폴란드 바르샤바 주폴란드한국문화원(원장 김현준)에서 만난 크로스컬처 바르샤바 페스티벌의 마리아 포미아노프스카 예술총감독. 그는 내년에 열리는 11회 페스티벌에서 국악을 조명하는 특별프로그램 ‘포커스 온 코리아’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년 9월 관객 1만∼2만 명이 몰리는 폴란드 최대 음악축제인 바르샤바 페스티벌에서 남미나 아프리카 대륙 섹션을 연 적은 있지만 한 국가에만 초점을 맞추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동·중부 유럽에서 권위 있는 음악축제가 국악에 매료된 이유는 뭘까. “2012년 안숙선 명창을 초청했을 때 공연장을 찾은 2000여 명이 숨소리도 내지 않고 흥부가에 빠졌습니다. 올해 바르샤바를 찾은 창작국악듀오 ‘숨’은 설문조사에서 ‘2014 최고의 공연팀’에 뽑혔고요. 포커스 온 코리아는 더 많은 국악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겁니다.”

크라쿠프국립음악원 교수인 그는 폴란드 전통음악과 국악이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12세기부터 이어진 민속춤곡 마주르카 리듬은 국악에 쓰이는 3박자와 닮았다. 한국 전통음계가 5도화음인 것처럼 폴란드도 5음계로 이뤄진 펜타토닉 스케일을 주로 쓴다. 포미아노프스카 감독은 “잦은 외세 침략에 고통 받은 역사를 지닌 탓인지 두 나라 국민의 정서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1996년 첫 방한 때 판소리를 듣고 전율했던 충격을 잊지 못한다”는 포미아노프스카 감독은 아쟁과 해금을 연주하는 국악 애호가. 이날 인터뷰 장소에도 분홍색 개량한복을 입고 나왔다. 올 10월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참석했다가 사 입었다고 했다.

 
“세계 민속음악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국제월드뮤직페어’에서는 3, 4년 전부터 한국의 국악에 대해 ‘이렇게 대단한 음악이 있었느냐’며 관심을 보여요. 이런 수준 높은 전통음악을 보유했다는 걸 한국인들은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내년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국악연주가 ‘노름마치’와 ‘거문고팩토리’의 공연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바르샤바=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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