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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우남시'가 될뻔하다.

이강기 2015. 10. 27. 21:21
서울시, '우남시'가 될뻔하다.

 

서울시에서는 수도명칭조사위원회에서 수도명칭에 대한 항간의 여론을 조사한 바라고 하여 작년말 현재로 서울시의 명칭은 ‘우남시’로 고칠 것을 희망하여 온 서한이 그중 많았다고 발표하였다. 동 발표에 의하면 우남시로 고쳐야 좋겠다는 서신을 보낸 사람의 수가 1433명, 한양이 1117명, 한경이 631명, 한성이 331명이었다고 하는데 이상 조사된 여론은 수도명칭조사위원회가 조사한 여론으로서 국무회의에 보고될 것이라고 한다. <조선일보 1956.1.7 조간>


1955년부터 시작된 논의. '서울시' 명칭을 개정하라. 서울시가 '우남시'가 될 뻔했습니다. 이승만의 제안으로 시작된 서울시 명칭 변경 논의는 '서울'이 지명이 아니라 수도를 가르키는 말이며,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렵다는 이유가 명분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적극 부응한 몇몇 관료들은 '수도명칭조사위원회'라는 기관을 꾸리고 소위 여론조사를 시작합니다. 여론조사의 방법은 우편접수. 마땅한 여론조사기관이 없기도 했지만, 우편접수가 얼마나 불합리한 방법인지는 여론조사의 결과로 추측하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1위는 이승만의 호를 딴 '우남시'였거든요. 전체 3천여통의 접수된 편지 중 천사백여통이 서울시 대신에 우남시를 선택하다니... 이 편지들 누가 보냈을까요? 1위 지지자 중 3명에게는 태극상패를 수여하기도 했답니다.

이에 이승만은 '우남' 말고 '한도'로 하자고 짐짓 점잔을 떨었답니다. 이승만 왈 "우남시가 1위한데 대해서 보통사람들이 서울의 이름을 우남이라고 하기를 작정했다는 말을 들었으나 내가 대통령으로 앉아서 서울의 이름을 내 별호인 우남이라고 짓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므로 이것을 하지말고 다른 이름으로 하라고 했었는데 서울이라는 이름은 쓰는 사람이 어려워하므로 고쳐야만 될 것이다. 민중이 투표한 이름을 정지하고 다른 이름으로 해보라고 했는데 여러 사람들의 원이 그러하니 그냥 두어보면 내가 세상을 떠난뒤에는 그렇게 작정이 될 것이니 아직 그냥 두어두는 것이 좋겠다고들 했으나 내가 강권해서 여기까지 끌어온 것이다."

서울시가 우남시가 될뻔한 사연 역시 1954년 이후 이승만정부가 보여준 뻔뻔스런 독재 강화 노선 중에 한 일면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라 하겠습니다. 

 

(2004년, 20세기 근현대사 연구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