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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핍박받는 한국의「소수민족」200만 色盲人

이강기 2015. 11. 1. 13:46
[심층 취재] 핍박받는 한국의「소수민족」200만 色盲人
 
색맹인구의 70%가 색깔 구분에 문제 없는 色弱… 취업 장벽에 색맹 젊은이들이 울고 있다
 
● 色盲은 군인·경찰·교정직·철도직·별정직 공무원이 될 수 없어
● 美大를 포기하고 성공한 色盲들… 독학 화가 이정웅, 만화가 이현세, 월트디즈니 만화제작 감독 김상진씨
李恩英 月刊朝鮮 객원기자 (chosun3030@hanmail.net

『왜 저를 工大에 입학시켰나요』

<색맹을 가리는 데 이용되는 판정표. 완전 색맹인 경우 색채감이 전혀 없고 모든 것이 위의 그림처럼 흑백으로만 보인다.>

 

 <저는 色弱이지만 工大에 입학해 자동차를 전공하고 있어요. 軍에 갈 시기가 되어서 자격증 없이 기술병으로 지원하려니 공군밖에 없더군요. 떨어졌습니다. 色盲테스트에서 턱 걸린 거죠. 결국 육군 보병으로 제대했습니다. 요즘은 취업을 해야 하는데 자동차 만드는 회사에 세 번이나 낙방을 했습니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공무원이 최고라고 생각해서 소방공무원이 되려고 했는데 제기랄∼ 공고를 보니 내년부터는 色盲뿐만 아니라 色弱까지 합격할 수 없대요>
 
  <전 부푼 꿈을 안고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년입니다. 저는 치기공과에 다녀요. 그런데 제가 色弱이어서 치과병이 되지 못하고 일반 보병을 했더니, 복학을 해서 학업을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치기공과는 2년 놀아버리면 못 따라가요. 色盲을 대학엘 합격시켜 줬으면 공부할 수 있게 해주고 미래를 보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토목공학과 4학년입니다. 色弱입니다. 어지간한 색은 다 구분할 수 있고 멀쩡합니다. 취직을 해야 하는데 건설회사로부터 色弱이라고 거절당했어요. 왜 저를 工大에 입학시켰나요? 요즘은 정말 앞이 막막합니다> 
  
  
  大學 문은 열리고, 취업문은 열리지 않아
 
  취업을 앞둔 대학생 色盲人(색맹인)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들이다. 이들의 글을 읽어 보면, 이들이 이미 色盲이라는 이유로 엄청난 불이익을 당했음을 알 수 있다.
 
  공군 기술병과에 지원했다가 떨어졌고, 軍 의무병으로 일하지 못했고, 건설회사 입사를 거절당했다. 「대학에는 들어왔는데, 色盲이라는 이유로 취직이 안 된다」고 이들은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한 대학생은 이런 질문을 올려 놓았다.
 
  <저는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4학년 학생입니다. 赤綠色弱(적녹색약)이고요. 전자회사에 취직할 수 있는지요>
 
  이 대학생들을 대신해 기자는 대기업인 H 전자회사에 전화를 걸어 『赤綠色弱인데 입사원서를 낼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인사 담당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色盲이라면 사무직은 가능하지만 생산직은 어렵습니다. 전자분야는 배선 색깔과 저항띠 색깔 구분이 불가피한데 色盲과 色弱은 거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곤란합니다』
 
  정말 色盲이나 色弱은 전자회사에서 근무하는 데 근본적인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일까?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金元燦(김원찬) 교수는 『色盲·色弱이라고 전자회사에 근무를 못 할 이유가 없지만 반도체 회사에는 곤란할 수 있다』고 했다.
 
  『반도체 분야는 공정에서 회로설계까지 미세한 색깔 구분이 불가피해요. 특히 회로설계에는 연초록과 연파랑, 연분홍과 노랑 등 순간적으로 구분을 해야 하는데, 色盲은 곤란하지 않을까요』
  
  
  色盲·色弱者, 대학은 허용·취업은 제한
 
  ─「色覺(색각)이상」인 학생들이 서울工大 전기공학부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까.
 
  『한 해에 한 두어 명씩 들어오지만 신체검사가 없어졌으니 본인이 말하거나 상담을 와서 털어놓지 않으면 알 길이 없어요』
 
  ─그러면 서울工大는 처음부터 色覺이상자에 대한 차별이 없었나요.
 
  『그렇지는 않고요. 1996학년도부터 입학을 허용했습니다』
 
  ─色盲·色弱者들이 「대학 입학은 허용하고, 회사 취업은 허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인터넷상에서 엄청나게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기업체가 人材에겐 適材適所에 배치를 해야 합니다. 色覺이상자들은 전공을 선택할 때부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한양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金會律 교수는 『色盲이나 色弱들이 전자회사에 일하는 것은 약간의 장애가 있을 뿐이지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색깔에 따라 저항을 표시하는 저항띠가 있지만, 요즈음은 워낙 제품이 작기 때문에 저항의 크기를 숫자와 코드로 써 놓아요. 큰 전자제품이 아닌 다음에는 저항값을 계산할 일이 없어요. 색깔 구분이 안 되면 테스터기로 찍어보면 저항의 크기와 숫자가 나옵니다. 色覺이상자들의 입사를 제한하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色盲·色弱인 학생들이 전공실습을 할 때 색깔 때문에 지장을 받지는 않는가요.
 
  『전혀 없었어요. 지장이 있다면 色覺이상자를 입학시키겠습니까』
 
  교수들의 얘기가 사실이라면, 그전까지 색각 이상자들은 아무런 근거 없이 차별당한 셈이다.
 
  대학입시에서의 色覺이상자 차별은 해소됐지만, 色盲·色弱者에 대한 취업제한은 계속되고 있다.
 
  한 해에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의 4~5%가 色盲 혹은 色弱으로 추정된다. 1995년 당시 전국 106개 전기대학 지원자 75만 명을 상대로 실시된 신체검사에서 4만3000명이 色盲(色弱 포함)으로 나타났다.
 
  현재 4만 명 안팎의 色盲人들이 色盲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업을 못 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취업을 위해 외국연수를 다녀오고 각종 자격증을 따고도 모자라 성형수술까지 받는 현실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色盲人들의 위기감은 심각하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정성권(28·대학생)씨의 얘기다.
 
  『色弱이라는 이유 때문에 工大에 가지 못해 상경계열에 입학했습니다. 해병대에 입대하려다가 신체검사에서 色弱이라고 해서 탈락했어요. 저는 色弱으로 色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나 소방관직에 지원하려고 하는데, 색약까지 지원할 수 없습니다.
 
  色弱이 왜 경찰이 될 수 없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는 소방공무원도 될 수 없다고 합니다. 소방관이 모두 현장에 나가지 않을 텐데 다른 부서도 많지 않습니까? 통계업무는 왜 안 되는 건지, 이리저리 회사에 원서를 내고 신체검사를 받으면 이유도 모르고 「떨어졌다」는 色弱들이 제 주위에 너무 많아요』
 
  한 젊은이는 인터넷의 「색맹 카페」에 이런 글을 올려 놓았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실력들을 갖추고 지원을 하려고 입사원서를 클릭하면 낙담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색맹·색약이 아닌 자」 이게 말이나 됩니까? 미세한 色을 구분해야만 하는 일이거나, 色 오별로 인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인명 상 피해를 주는 일이라면 이해가 됩니다. 이건 분명 새싹을 자르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는 「청년실업 해결」이라고 소리치지만 色弱까지 청년실업의 대열에서 어깨를 늘어뜨린 채 행진해야 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최근 한림대학교 산업의학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로 서울·경기 지역에 있는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色覺이상자들의 취업제한 사례를 조사했다. 기업체의 절반 이상이 色盲人을 불합격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色盲이 가장 취업하기 힘든 게 공무원
 
  周永洙(주영수·한림대학교 산업의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취업 전에 신체검사 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있고, 色盲人 경우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는 상황을 고려하면, 색맹이라는 것은 신체장애나 마찬가지의 핸디캡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色盲人들이 가장 뚫기 힘든 곳이 공무원 취업이다. 인터넷의 색맹인들 대화방에 올라 있는 글 중에는 「공무원이 되고 싶은데, 색맹이라 안 된다」는 하소연이 눈에 띄게 많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임용 결격 사유」에는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있는 色覺이상」이 명시돼 있다. 色盲人들이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다. 이 규정은 「현저한 지장을 주는 色覺이상」의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색맹이 들어갈 수 없는 공무원직은 군인, 교정직 공무원, 철도청 공무원과 공안, 경찰직 공무원, 별정직 공무원 등 다양하다. 토목·건축·일반기계·전기·통신 분야 공무원에도 色盲人을 받지 않는다. 2005년부터는 소방공무원이 여기에 포함될 예정이다. 최근 소방방재청은 최근 발표한 「2005년도 모집요강」에서 色盲뿐만 아니라 色弱까지 불합격 처리할 것임을 공지했다.
  
  
  육군사관학교는 가도 소방관은 못 돼
 
  육군사관학교는 경미한 色覺이상(色弱)은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육군 장교가 될 수 있는 건장한 청년이 소방공무원은 될 수 없는 게 현재의 규정이다.
 
  소방방재청에 근무하는 손문종(혁신인사계) 담당관의 설명이다.
 
  『2003년 12월에 개정되기까지 「色弱이 되냐 안 되냐」 논란이 많았습니다. 소방공무원은 화재를 진압하고 점검해야 합니다. 불빛에 강해야 합니다. 예전에 지방에서 화재가 일어났는데 대원 중에 色弱者가 있었는데 불빛을 구분하지 못해서 화재를 확대시키는 일이 있었습니다』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 色弱 이상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저는 赤綠 색약입니다. 소방업무 수행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한국에 色覺이상 전문가가 없다고 하나, 현직에 있는 당사자가 전문가 아닙니까? 소방·경찰직은 色弱 정도라면 업무 수행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왜 굳이 잘못된 경찰행정을 따라가는지 모르겠어요. 소방공무원이 화재현장에 가는 일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色弱은 불빛 구분을 못 하지 않습니다』
 
  駐韓 미국대사관의 FBI 파견관에게 미국의 경찰관 임용조건에 대해 문의를 했다. 그는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州마다 법이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색약일 경우는 경찰관이나 소방관이 되는데 제약이 없습니다. 몇 가지 시뮬레이션을 거쳐 해당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는지 확인을 합니다』
 
  色盲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는 각 부서의 공직자들은 色盲 취업 제한의 불가피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경찰관은 도주차량 식별, 신호 구분 등을 위해 色盲者의 채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중 色弱者 제한규정은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 제34조 제7항 별표5에 규정되어 있으므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경찰청)
 
  『농업 통계조사는 농가를 방문해서 논과 밭을 현지 답사하고 作況을 조사하는 업무입니다. 농수산물의 색깔을 식별해야 하기 때문에 色盲은 곤란합니다』(국립농수산물품질관리원)
  
  
  色을 구별하는 色盲들
 
  과연 色盲人은 도주차량을 식별할 수 없고, 신호를 구분할 수 없으며, 화재현장에서 불을 구분할 수 없고, 싱싱한 농수산물을 확인해서 통계를 낼 수 없을까?
 
  周永洙(주영수·한림대학교 산업의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色盲에 대한 턱없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며 『色盲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편견이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色盲에 대해 너무 몰라요. 色弱인 학생들이 醫大에 입학합니다. 의사가 되고, 메스를 잡고 수술을 합니다. 그러면 얘기 끝난 것 아닙니까? 色弱인 의사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수술을 할 수 있겠느냐? 동맥과 정맥을 구분할 수 있겠느냐? 여러 가지 의문이 생기겠지만 수술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외과의사 중에 色弱인 분들이 있습니다. 色弱일 경우 수술하는 데 큰 지장이 없어요. 의사가 혈관을 色으로만 구분하는 게 아닙니다』
 
  색맹인 한 연구소의 연구원 장모(37)씨는 『의사로 일하는 色弱 친구가 있다』고 했다.
 
  『고등학교에서 신체검사를 할 때 色盲검사를 선생님이 아니고 선배가 했습니다. 제가 「안 보인다」고 말하자 선배가 「안 보이긴 뭐가 안 보여」하면서 그냥 「정상」이라고 표시했어요. 대학 신체검사에서는 쉽게 色盲 검사를 통과했습니다. 제가 잘 보이는 페이지였어요. 물리학과에 들어와서 박사학위까지 받았습니다.
 
  제가 赤綠色盲이라서 칠판에 적힌 붉은 글씨를 못 읽지만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같은 반에 色弱이 둘이 더 있었습니다. 둘 다 醫大에 갔습니다. 둘 다 色弱에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의료행위를 하고 있답니다』
  
  
  『色弱은 정상과 다를 바 없다』
 
  안과 전문의들은 『色弱일지라도 색채 분별 정도는 개개인마다 다르다』며 『개개인의 색채 분별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기록해 줘야 한다』고 했다.
 
  순천향대학 안과에서 1985년 구미공단 근로자 6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4명이 色盲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1960~1970년대만 하더라도 色覺검사표가 보편화돼 있지 않아, 신체검사를 하지 않고 취업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154명의 色盲들은 지금도 色盲人에게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전기·염색·인쇄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다. 컬러 TV 제작 파트에서 색채를 구별하는 일을 하는 色弱人도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는 色盲에 대한 정밀한 통계자료를 찾아보기 어렵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신체검사 결과를 토대로 전체 色盲人 규모를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30여 년간 대한안과학회에 올라온 색맹 관련 논문이 29건에 불과하다. 그중에 15건이 서울大 의대 교수를 지낸 韓天錫(한천석·88)씨가 쓴 것이다.
 
  지난 11월29일 서울 종로2가에 위치한 「한안과 의원」 韓天錫 원장을 만났다.
 
  안과 전문의인 韓원장은 평생 色盲人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한안과 의원」은 「色盲박물관」을 방불케 했다. 「色盲에게 입학과 취업 제한을 완화시켜 달라」고 대통령, 문교부 장관, 노동부 장관,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청원서와 논문들이 곳곳에 쌓여 있었다.
 
  「色盲 학생 대입제한 규제 철폐」 ,「色盲들의 자동차운전면허 허용」 등이 그가 외롭게 싸워 얻어낸 성과들이다.
 
  『매년 입시철만 되면 「色盲과 色弱者들을 대학에 입학시켜야 한다」는 글을 써서 신문사마다 보내는 게 일이었어요. 10년 전에 교육부에 「色覺이상자에 대해 대학입학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청원서를 제출했는데, 「제한여부는 각 대학에서 학과별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회신이 왔어요.
 
  그때만 해도 서강대학교와 연세대학교만 받아줬어요. 서강대학교에서 盲人을 입학시킬 때 다른 대학에선 色弱을 떨어뜨렸어요. 일본에서는 의과대학이 色弱者 입학제한을 철폐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1995년까지 전국 4년제 대학의 59%인 77개 대학이 色盲·色弱의 이공계 입학을 제한했다. 色盲·色弱者들은 인문계열로 몰렸다. 이제는 色盲·色弱도 사관학교·경찰대학교 등 특수대학을 제외한 이공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사관학교 가운데는 육군사관학교만 色弱의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色弱은 육군 학사장교 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다.
 
  ─色盲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20년 전 서울大 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 일본 학회지를 읽다가 당시 국내에 많이 쓰던 일본의 「이사하라 色盲 검사표」에 문제점이 많다는 논문을 발견했어요. 오류가 있는 검사표 때문에 평생 色盲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불이익을 당하면서 사는 건 문제잖아요. 色盲이라고 해도 색채 분별력의 정도가 미묘하게 차이가 납니다. 色弱者들은 정상인과 다를 바 없어요』 
  
  
  色盲의 70%, 色 구분에 문제없다
  
  ─色盲들의 색채 분별력에 차이가 심합니까.
 
  『색채 식별 능력이 저하된 정도에 따라 强·中·弱 세 가지로 나눠야 합니다. 色盲에는 「全色盲」, 「제1 色覺(적색)이상」, 「제2 色覺(녹색)이상」, 「제3 色覺이상(청색)」이 있어요. 色盲이라고 테스트를 해보면 色弱에 속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색맹은 흑백밖에 구분을 못 해요. 色弱은 色盲과 조금 차이가 있어요. 色弱은 적색계열, 녹색계열 등 해당되는 색깔에 조금 혼돈이 있는 거죠』
 
  ─흑백밖에 구분하지 못하는 전색맹인 사람이 파일럿이 되거나 기관사가 되는 것은 아무래도 곤란하겠어요.
 
  『그렇죠. 색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위험직종 등의 직업에 종사해서는 안 되겠지요. 분별력이 매우 떨어진 「强色弱」일 경우에는 생명을 담보로 하는 비행기 조종사·철도 기관사·항해사 등의 직업에 적합하지 않아요. 명도·채도 등 색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해 내야 하는 염색류 일에는 좀 지장이 있겠죠』
 
  ─色盲이 국내에 몇 명이나 되나요.
 
  『남자의 5%, 여자의 0.4% 정도입니다. 신체검사 등을 통해 등록된 色盲人이 약 120만 명입니다. 1950년 이전 출생자나 노인 연령까지 합하면 色盲人(色弱)은 약 20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色盲人 수가 엄청나군요. 이 가운데 色弱인 사람은 얼마나 됩니까.
 
  『色盲이라고 흔히 말하는 사람의 70%가 色弱입니다. 色을 구분하지 못하는 全色盲은 드물어요. 全色盲은 색이 黑과 白으로 보입니다. 심각하죠. 하지만 色盲人을 테스트해 보면 色弱이 많습니다. 赤·綠·黃·靑계열 色弱이 많아요. 예를 들어서 赤色弱은 적색계열의 미묘한 차이를 몰라요. 빨간 바탕색에 검붉은색으로 숫자를 써 놓으면 못 읽는 거죠. 10년 전만 해도 은행에 취직 못 했어요. 수표나 외국환 위조지폐를 취급하다가 색깔 감별을 못 할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저는 色覺이상을 强·中·弱 3분법으로 세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청은 1998년부터 黃·綠·赤 삼색을 정확하게 구별할 경우 운전면허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强色弱일 경우 2종 자가용 소형차량 운전면허를, 中色弱일 경우 1종 일반 소형차량 운전면허를, 弱色弱일 경우 고속버스 화물차 등을 몰 수 있는 1종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다. 韓원장의 분류법에 따른 「색맹 구제 조치」였다.
  
  
  노벨의학상 받은 완전 色盲 의사
 
  ─요즘은 色盲·色弱이 의대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과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1980년에 노벨의학상을 받은 베나세라프 교수는 세상을 黑과 白으로밖에 볼 수 없는 全色盲이었어요. 시력도 아주 나빴어요. 그런데 의사가 되고 노벨상을 받았어요. 면역학자였는데, 인간의 질병이 유전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을 밝혀냈어요』
 
  ─베나세라프 교수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노벨상을 받기는커녕 의과대학에도 들어가지 못했겠네요.
 
  『물론이죠.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입학철이 되면 「의학공부하는 데 별 지장이 없다」는 소견서를 써 달라고 학생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사」 하면 수술하는 일만 생각하지만 연구하는 의사가 될 수도 있잖아요. 미국·영국·노르웨이·독일·스위스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에 의대에 色盲·色弱을 입학시켰어요. 우린 한참 늦은 거죠』
 
  色盲은 화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영국의 과학자 돌턴에 의해 밝혀졌다. 돌턴 자신이 色盲이었다. 그래서 色盲을 「돌터니즘(Daltonis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色盲은 X염색체로 유전되는 母系 열성유전에 속한다. 외할머니에게서 色盲 유전자를 받은 어머니가 色盲 유전자 보인자가 되어 아들에게 발현되는 식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에는 「色盲·色弱 자녀를 둔 부모모임」이 있다. 특히 色盲 자녀를 둔 어머니의 경우 원죄의식이 두드러진다.
 
  <저는 여자 형제만 있어서 아무도 色弱 증세를 보인 사람이 없었는데 아이가 色弱입니다. 미술선생님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셨고요. 단지 色覺 검사 책자의 작은 물방울들만 구분하지 못하더라고요. 의사 선생님의 소견서에는 靑綠 구분장애라고 하는데, 어떡하지요. 이 사실을 남편이 알면 저를 미워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번 色盲 취재를 위해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했던 色覺이상자 대부분이 『내가 色盲이란 사실을 배우자가 모르고 있다』면서 신원공개를 원하지 않았다. 
  
  
  빈센트 반 고흐는 色盲이었다
  
  
  
  色盲에 대해 편견이 가장 심한 분야는 色을 業으로 삼는 미술계통일 수밖에 없다. 서울의 한 예술高 미술부 요강에는 아직도 「色盲·色弱이 아닌 자」가 남아 있다.
 
  이 학교 미술부 관계자의 얘기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色盲이거나 色弱이면 어떻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겠습니까? 色盲·色弱이면 곤란합니다』
 
  色盲 혹은 色弱은 그림을 그릴 수 없을까?
 
  빈센트 고흐가 유독 노란색을 즐겨 사용했던 이유는 視神經(시신경) 손상에 따른 黃視症(황시증)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 유럽에서는 「압생트」라는 술이 유행했는데, 고흐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을 때면 이 술을 마셨다고 한다. 압생트에 포함된 테레빈이라는 물질 때문에 시각장애를 일으켜서 色盲이 돼버렸다.
 
  고흐는 햇살이 비치면 모든 물체가 노란빛으로 보이는 증세에 시달렸고, 그 환각적인 빛깔을 캔버스에 표현했다. 과음이 계속되면서 고흐 그림에서 노란색은 더욱 더 강렬해졌다.
 
  한국의 대표적인 만화가 李賢世(이현세)씨는 赤綠색맹이다.
 
  「공포의 외인구단」, 「지옥의 링」 등의 대작을 발표해 온 그는 색맹이어서 美大에 진학하지 못했다. 긴 좌절과 방황을 거쳐 만화의 세계에서 일가를 이뤘다.
 
  서양화가 李錠雄(이정웅·45)씨도 赤綠색맹이다. 그는 美大 진학을 포기하고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세 차례 특선을 했고, 프랑스에서 열리는 살롱 도톤느 기획전 등에 170회 참가했다. 그는 色盲 제한이 없어진 뒤 대학에 진학해 현재 대구 계명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미술평론가 申恒燮(신항섭)씨는 李錠雄의 그림을 이렇게 평했다.
 
  『색채를 보는 눈이 정확하고 세밀한 묘사는 최고 수준이다. 극사실주의 기법을 채용하면서도 기존 서양화와는 확연히 다른 작업을 하고 있다. 밝은 화폭에 목련·포도·진달래·모과 등을 산뜻하고 단순하고 담백하게 묘사한다. 그의 색채 감각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色盲으로 디즈니 만화영화 감독되다
  
  
  
  월트디즈니社에 근무하고 있는 金相辰(김상진·45) 감독 역시 赤綠 색맹이다. 그는 디즈니 만화제작팀에서 수석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다.
 
  金감독은 「타잔」 등 월트디즈니의 대표작들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金감독은 한국에서 미술도 애니메이션도 공부할 수 없었다. 赤綠 색맹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美大를 포기하고 상경계열로 진학해 대학을 졸업했다.
 
  『만화를 그리려면 기초가 탄탄해야 하는데 미술전공을 하지 않아 처음에는 힘들었습니다. 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해 캐나다 토론토로 건너가서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작업을 배웠습니다. 1995년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어서 그동안 만든 작품을 디즈니에 보냈는데 채택이 돼서, 디즈니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赤綠 색맹인데 화려한 만화를 만드는 작업이 힘들지 않았을까? 金감독은 이렇게 얘기했다.
 
  『지난 10년 동안 色盲이 걸림돌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채색 전문가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월트디즈니社는 철저하게 일이 세분화되어 있거든요. 3차원(3D) 입체 애니메이션 작업은 연필이 아니라 컴퓨터 마우스로 합니다. 인체나 동물 등의 움직임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기초 미술 훈련이 돼 있어야 합니다.
 
  저는 「정말 내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지」에 대해 자문을 해 봅니다. 그림은 색깔도 중요하지만 생각을 손끝으로 옮기는 일입니다. 저는 유럽 출신 애니메이션 실력가들과 당당히 겨루고 싶습니다』
 
  金重述(김중술) 前 서울大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赤綠 색약이라는 이유로 의대를 포기해야만 했다. 수학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서 다시 심리학과에 입학했다. 임상심리를 전공한 金박사는 가톨릭大 의대 교수를 거쳐 2003년까지 서울大 의대에서 신경정신과 교수로 일했다. 
  
  
  色盲은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인가
 
  최근 한의학에서 色盲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色盲을 한의학에서는 視赤如白症(시적여백증)으로 色癡(색치)라고 한다. 「침 치료와 색채감별 훈련으로 色盲을 고치고 있다」는 한의사의 얘기를 들어봤다.
 
  金銀珍(김은진·동서한의원) 원장의 얘기다.
 
  『색치는 음치와 같은 맥락입니다. 연습하고 훈련하면 고칠 수 있어요. 눈 주변과 머리의 주요 경혈 등에 침을 놓고, 색채감별 훈련을 받게 합니다. 환자가 오면 처음에 그림을 보여 주고 그려보라고 해봅니다. 색감별 능력을 보기 위해서지요. 심각한 환자는 초록색을 검은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3개월 지나면 色感이 트이고 6개월이 지나면 거의 치료가 됩니다. 色을 보면서 익히는 겁니다. 色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色感이 트이게 됩니다. 色覺검사표의 숫자를 읽을 수 있게 되지요』
 
  한의학 치료로 아이의 色弱을 고쳤다는 어머니의 얘기다.
 
  『아홉 살 난 아들이 色弱이라고 해서 너무 놀랐는데 한방으로 고칠 수 있다고 해서 매주 토요일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서 20회 정도 침을 맞았어요. 치료를 받으니 아이가 色이 보이고 선이 보인다고 하더군요』
 
  「色盲은 한의학으로 치료하지 못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韓天錫 원장의 설명이다.
 
  『한방에서는 침으로 「망막추상체 시세포」를 자극해 발육을 촉진시켜 치료한다고 합니다. 안과의학에서는 망막에 적색 또는 녹색 감광추상체 시세포가 선천적으로 없는 상태라고 보거든요. 色을 여러 번 반복하면 암기를 할 수 있겠지만 다른 色覺검사표로 검사하면 숫자를 읽지 못할 수 있어요』●

色盲과 色弱의 차이

▲ 色盲

대부분이 선천적이다. 망막의 시세포에는 錐狀體(추상체)와 桿狀體(간상체)가 있다.

赤·綠·靑 3원색에 대한 감광색소를 가진 세 가지 추체가 있어서 물체를 천연색 TV와 같이 보이게 한다. 만약 그중에 한 가지 추체가 없으면 감광색소에 이상이 생겨서 감별력이 떨어진다.

色盲에는 黑과 白으로 보이는 全色盲, 綠색맹·赤색맹·黃색맹·靑색맹으로 나뉘어진다. 赤색맹은 적색과 그 보색인 청록색이 무색으로, 綠색맹은 녹색과 그 보색인 적자색이 무색으로 보인다.

예) ·붉은 고추와 풋고추를 구분하지 못한다.
       ·초록 칠판에 붉은 글씨를 못 읽는다.


▲ 色弱(강·중·약)

일상생활에서 모든 色을 식별할 수 있다. 綠색약은 녹색계열에서, 赤색약은 적색계열에서, 靑색약은 청색계열 등에서 정상인보다 식별력이 떨어질 뿐이다.

예) 붉은 고추와 잘 익은 토마토의 색깔이 같게 보인다.


朴聖姬(박성희·순천향병원 안과) 박사는 『色盲검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

『학교에서 최초로 검사하게 되죠. 정확도에 대해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色覺이상이 있다고 해도 신체리듬에 따라 기분에 따라 숫자가 보일 수도 있고 보이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정상인인데, 色感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반면에 色弱이 색각표에 나와 있는 숫자를 잘 맞출 때가 있습니다. 정확한 검사 시스템이 시급해요』

현재 色覺검사표로 유통되는 대표적 브랜드는 日本의 이시하라 色覺검사표, 독일의 아노말로스코프, 대한안과학회에서 공인한 한식色覺검사표 등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시하라 色覺검사표는 1996년도 이전의 구판인 경우 「오진율 75%」이라는 오명을 남기기도 했다. 때문에 검사하기 전에 검사표가 이시하라표일 경우 구판인지 신판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젠장

진짜너무해요 저도색약인데 거의모든활동에지장이없어요
그런데 직업에 제약이 너무 많아요 장애인도아닌대 장애취급받는드러운세상
직업차별없애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