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어린 학생들이다. 미국 팝스타의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에서 폭탄이 터져 수많은 어린 학생과 젊은이가 죽고 다쳤다.
지난 2015년 이후 서유럽 테러는 이번 맨체스터 테러까지 합해 모두 열세 차례다.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대부분의 테러에 이슬람국가(IS)가 개입했다.
테러가 빈발하면서 이슬람 원리주의 과격집단에 대한 분노와 부정적인 인식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슬람=테러·과격집단’이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전혀 다른 ‘팩트’가 있다. 이른바 이슬람의 부흥이다. 이슬람 인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늘고 있다. 세계적 종교 전문 연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재 기독교(개신교+가톨릭)나 힌두교·불교 등은 정체 상태거나 감소세인데 이슬람만 급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유럽·북미 등에서도 확연한 증가세다. 이에 따라 이슬람 인구는 1970년 전 세계 인구의 15%에서 2010년에는 25%, 오는 2050년에는 30%(약 28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 이후에는 개신교와 가톨릭을 합한 기독교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종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슬람권의 경제 규모도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이슬람 금융자산은 2006년 5,000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2조2,000억달러로 10년 만에 약 4.5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 식품인 할랄 식품의 시장 규모 역시 2015년 기준 약 1조달러에서 2020년에는 2조6,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상반되는 방향성에 따라 우리나라의 이슬람에 대한 인식과 대응 수준도 춤을 추고 있다.
첫째,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포비아(이슬람에 대한 공포)’다. 이들은 ‘이슬람=테러집단’이라는 등식에 따라 한국에 와 있는 이슬람권의 주재원,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들을 한국 사회를 이슬람화하기 위한 스파이, 잠입 세력으로 본다. 이들을 막지 못하면 한국이 중동이나 유럽처럼 이슬람 천국, 테러의 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하나는 급성장하는 이슬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우리도 서둘러 관련 제도 정비와 투자에 나서자는 움직임이다. 2015년 시끄러웠던 익산 할랄 식품단지 조성, 그리고 그전에 추진된 이슬람 채권(수쿠크) 관련 법 개정건이다.
하지만 이슬람 전문가나 이슬람과 오래 접촉한 사람들은 이 두 가지 방향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정확한 팩트 체크 없이 일방적인 정보에 따른 판단이라는 것이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이슬람연구소장인 김아영 교수는 “한국에서 이슬람을 얘기하는 것을 보면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종교를 말하듯 한다”며 “알지도 못하고 배척하든지 아니면 무턱대고 블루오션이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이슬람 인구는 약 18억명으로 추정된다. 이를 나라순으로 보면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는 인도네시아이고 두 번째가 인도, 3~4위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5위권이 터키·이집트·이란 등이다. 중앙아시아도 몽골 빼고는 다 이슬람이다. 즉 전체 이슬람 인구 중 약 70%는 아시아에 산다. ‘이슬람=아랍·중동 과격세력’이라는 인식과는 거리가 있다.
많은 이슬람은 IS에 대해서도 이슬람을 욕 먹이는 ‘정치 그룹’으로 바라본다. 한 이슬람 기도처에서 만난 이맘(이슬람 예배인도자)은 “IS 때문에 전체 이슬람이 욕을 먹고 있어 정말 속이 상한다”며 “IS는 이슬람의 기본 생각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기독교 신학자로 이슬람을 연구하는 김 교수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들여다보면 다른 종교와의 공존을 가르치는 부분도 많지만 이슬람 패권주의자들에 의해 이런 부분이 가려지면서 반미 테러리즘에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석 가구공단에서 방글라데시 무슬림 노동자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이정호 성공회 신부(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관장)는 “이들과 27년을 지냈지만 폭력적이지 않고 오히려 한국 사람이나 기독교인들보다 착하다”며 “진짜 이슬람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 그런 것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miracl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