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영어야, 트럼프 만나 고생이 많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동아일보
입력 2018-04-11 03:00수정 2018-04-11 03:00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China steals United States Navy research drone in international waters, rips it out of water and takes it to China in unpresidented act.”
위 문장에 틀린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끝에서 두 번째 단어 ‘unpresidented’. 아무리 영어사전을 뒤져봐도 이런 단어는 없습니다.
여기에 들어갈 정확한 단어는 ‘unprecedented’. ‘전례가 없는’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문장이 이해됩니다. ‘중국은 미국 수중드론을 공해상에서 훔쳤다. 바닷속에서 낚아채 자기 나라로 가지고 갔다. 전례가 없는 행동이다.’
‘언프리시던티드(unprecedented)’를 써야 할 자리에 ‘언프레지던티드(unpresidented)’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를 쓴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위 문장에 틀린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끝에서 두 번째 단어 ‘unpresidented’. 아무리 영어사전을 뒤져봐도 이런 단어는 없습니다.
여기에 들어갈 정확한 단어는 ‘unprecedented’. ‘전례가 없는’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문장이 이해됩니다. ‘중국은 미국 수중드론을 공해상에서 훔쳤다. 바닷속에서 낚아채 자기 나라로 가지고 갔다. 전례가 없는 행동이다.’
‘언프리시던티드(unprecedented)’를 써야 할 자리에 ‘언프레지던티드(unpresidented)’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를 쓴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원고나 트윗을 읽어보면 ‘영어 수난사’가 펼쳐집니다. ‘Attacker(공격하는 사람)’를 ‘Attaker’로, ‘honored(영광스러운)’를 ‘honered’로 쓰는가 하면, 문법상 ‘us’가 들어가야 할 때 ‘we’가 등장합니다. 영국 여성 총리 테리사 메이를 ‘Theresa May’가 아닌 ‘Teresa May’로 썼다가 영국 정부에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Teresa May’는 미국 성인영화 여배우 이름입니다.
부실한 영어 실력은 책을 안 읽은 데에서 나오는 듯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름휴가 때 읽는 책 목록’을 발표하지 않는 유일한 미국 대통령입니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워싱턴의 한 책방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반스앤드노블스’ 같은 대형 서점이 아니라 ‘북스앤드프로즈(Books & Prose)’라는 작은 책방이었습니다. 주로 대안정치와 환경 서적이 많은 곳입니다. 그가 들어간 책방, 그가 산 책들을 보면 오바마의 정치철학을 알 수 있습니다. 오바마의 명연설 실력은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앙숙’으로 알려진 폭스뉴스 앵커 메긴 켈리와 책에 대해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은 책은?”(켈리)
부실한 영어 실력은 책을 안 읽은 데에서 나오는 듯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름휴가 때 읽는 책 목록’을 발표하지 않는 유일한 미국 대통령입니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워싱턴의 한 책방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반스앤드노블스’ 같은 대형 서점이 아니라 ‘북스앤드프로즈(Books & Prose)’라는 작은 책방이었습니다. 주로 대안정치와 환경 서적이 많은 곳입니다. 그가 들어간 책방, 그가 산 책들을 보면 오바마의 정치철학을 알 수 있습니다. 오바마의 명연설 실력은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앙숙’으로 알려진 폭스뉴스 앵커 메긴 켈리와 책에 대해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은 책은?”(켈리)
“내 책 ‘거래의 기술’이다. 다음으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전쟁 소설).”(트럼프)
“취향 독특하시네요.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한동안 침묵한 뒤) 최근 20여 년간 책을 읽은 적은 없다. 대신 비서가 책에서 중요한 문장과 단락을 밑줄 그어 준다. 나는 그 부분만 읽는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취향 독특하시네요.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한동안 침묵한 뒤) 최근 20여 년간 책을 읽은 적은 없다. 대신 비서가 책에서 중요한 문장과 단락을 밑줄 그어 준다. 나는 그 부분만 읽는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Main/3/all/20180411/89551507/1#csidx85166901daece64b6c813bbc2b43f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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