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2.05 18:00
유아가 화장법 소개하고, ‘어린이 전용 스파’도
"한국만큼 남자가 화장 많이 하는 나라 없다"는 얘기도
2014년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가 출연해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 ‘뚜아뚜지’는 구독자가 53만명에 육박한다. 꼬마들이 출연한 영상 중에는 ‘아기들이 알려주는 인싸되는 화장법’도 있다. ‘댄스 신동’ 나하은(11)양은 걸그룹 댄스로 유명하지만, ‘트와이스 언니처럼 화장하기’ ‘도전 여름 메이크업’ 같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한국만큼 남자가 화장 많이 하는 나라 없다"는 얘기도
2014년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가 출연해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 ‘뚜아뚜지’는 구독자가 53만명에 육박한다. 꼬마들이 출연한 영상 중에는 ‘아기들이 알려주는 인싸되는 화장법’도 있다. ‘댄스 신동’ 나하은(11)양은 걸그룹 댄스로 유명하지만, ‘트와이스 언니처럼 화장하기’ ‘도전 여름 메이크업’ 같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페미니즘’ 의식이 확산되며 20대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는 ‘전형적 여성상’에서 벗어나자는 ‘탈코르셋(탈코) 운동’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숏컷 하기, 메이크업 안 하기 등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은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전례 없는 ‘남녀노소 화장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키즈카페 대신 ‘화장 놀이터’로...어린이 ‘놀이문화’ 된 메이크업
유튜브에는 ‘만 4세 아기가 알려주는 인싸되는 화장법’을 비롯, ‘학교가기 전 5분 메이크업’ ‘초등학생 메이크업' 같은 제목의 영상이 꾸준히 올라온다. ‘화장하는 초등생’을 넘어 이제는 ‘어린이집 유아가 화장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키즈 메이크업’을 검색하면, 어린이들이 화장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킨 로션 세트, 마스크팩은 물론 립스틱, 매니큐어, 아이섀도 등 어린이용 색조화장품도 여러 메이커에서 나와 있다. ‘유해성분이 없다’며 어른 화장품보다 비싸게 팔거나, 세트로 포장에 몇만원씩 받는다.
어린이 전문 ‘화장 놀이터’도 생겨났다. 한 화장품 브랜드는 전국에서 ‘어린이 전용 뷰티 스파’를 운영하며 발 스파, 네일아트, 페디큐어 등을 제공한다. 30분 이용에 2만~3만5000원으로,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는 어린이 전용 코너가 생겼다.
어린이 뷰티 스파 ‘슈슈앤쎄씨’ 한아름(30) 부매니저는 "설 연휴에도 하루에 손님이 30명 넘게 방문한다"며 "방송에서 소개된 모습을 본 어머니들이 자녀들을 많이 데려온다"고 말했다.
"걸음마 배울 시기에 화장하는 법을 배우나" "어린이까지 타깃으로 삼는 상술이 과하다" "학원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겨냥한 변칙적 오락" 등 여러 비판이 따르고 있다.
논란에도 불구, 인터넷 오픈마켓 11번가 집계에 따르면 2018년 1~11월 어린이용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360% 폭증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도 어린이 화장품 매출은 전년에 비해 각각 94%, 251% 증가했다. 물꼬를 튼 ‘키즈 메이크업’ 시장이 불황을 모르고 성장하고 있다.
◇수지·설리 메이크업 선보이는 할머니…"‘안방 늙은이’는 옛말"
어린이 뷰티 스파 ‘슈슈앤쎄씨’ 한아름(30) 부매니저는 "설 연휴에도 하루에 손님이 30명 넘게 방문한다"며 "방송에서 소개된 모습을 본 어머니들이 자녀들을 많이 데려온다"고 말했다.
"걸음마 배울 시기에 화장하는 법을 배우나" "어린이까지 타깃으로 삼는 상술이 과하다" "학원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겨냥한 변칙적 오락" 등 여러 비판이 따르고 있다.
논란에도 불구, 인터넷 오픈마켓 11번가 집계에 따르면 2018년 1~11월 어린이용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360% 폭증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도 어린이 화장품 매출은 전년에 비해 각각 94%, 251% 증가했다. 물꼬를 튼 ‘키즈 메이크업’ 시장이 불황을 모르고 성장하고 있다.
◇수지·설리 메이크업 선보이는 할머니…"‘안방 늙은이’는 옛말"
"화장품이 머리칼에 묻으면 꼭 하얀머리 난 것 같으니 마무리를 잘해줘야 돼. 벌써 저 사람 흰 머리 나는갑다 하고 속으로 그럴 거 아녀"
‘화장하는 특이한 할머니’로 불렸던 박막례(73) 할머니는 이제 유튜브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채널 구독자가 65만명에 육박한다. ‘계모임 메이크업' ‘1970년대 메이크업' 같은 영상은 물론, 요즘에는 ‘SKY캐슬 메이크업' ‘수지 커버 메이크업’ ‘설리 커버 메이크업’ 같은 영상까지 올리고 있다.
‘젊은 노인’이 늘어나면서 박씨 같은 ‘특별한 스타’가 아닌 일반인들의 화장품 소비도 크게 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1년 대비 2015년 화장품점 카드 이용금액 증가율은 60대 이상이 전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노인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안방 늙은이’는 옛말이 됐다"며 "어버이날이 있는 5월에는 효도상품으로 화장품뿐만 아니라 성형·시술 광고가 성행할 만큼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화장하는 특이한 할머니’로 불렸던 박막례(73) 할머니는 이제 유튜브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채널 구독자가 65만명에 육박한다. ‘계모임 메이크업' ‘1970년대 메이크업' 같은 영상은 물론, 요즘에는 ‘SKY캐슬 메이크업' ‘수지 커버 메이크업’ ‘설리 커버 메이크업’ 같은 영상까지 올리고 있다.
‘젊은 노인’이 늘어나면서 박씨 같은 ‘특별한 스타’가 아닌 일반인들의 화장품 소비도 크게 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1년 대비 2015년 화장품점 카드 이용금액 증가율은 60대 이상이 전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노인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안방 늙은이’는 옛말이 됐다"며 "어버이날이 있는 5월에는 효도상품으로 화장품뿐만 아니라 성형·시술 광고가 성행할 만큼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남자의 민낯은 민폐’라는 2030
"씻지 않고 푸석하게 다니는 게 ‘남자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태반인 것 같아요. 지금은 21세기고 2019년이에요"
개그맨 김기수는 2010년 추행 사건으로 방송에서 퇴출됐다. ‘잊혀진 개그맨’이 될 뻔했던 그는 지금 화장법을 알려주는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의 대표선수가 됐다. 유튜브 채널 ‘Kimkisoo(김기수)’의 구독자는 11만명이 넘는다. 구독자 중에는 남성은 물론 여성도 많다. 김기수는 자기 얼굴에 시연을 하며 각종 화장법과 뷰티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댓글에는 "오빠 화장품 추천해 주세요" "저 남자인데 영상 보며 도움 많이 되고 있어요" 등의 반응이 올라온다.
‘화장하는 남자들’은 이제 더 이상 숨지 않는다. 김기수, 레오제이 같은 전문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는 물론, 블로그나 커뮤니티 카페에 ‘자연스러운 화장법’ ‘제품 추천’을 하는 남성들이 크게 늘었다.
‘맨 얼굴은 민폐’라는 의식이 퍼지면서, 2030 남성 중에는 기초 색조화장품인 ‘BB크림’을 넘어 잡티를 가려주는 컨실러, 입술에 발색 효과를 주는 유색 립밤을 사용하는 이들도 증가했다. 2013년 1조원을 돌파한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20년에는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덕 교수는 "우리나라만큼 남성들이 화장품을 많이 쓰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 2030 남성들은 ‘외모는 경쟁력’이라고 여기며, 이 연령대에서는 색조 화장까지 하는 남성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17년 화장품 산업 분석보고서’는 "화장품에 대한 필수재 인식 고취, 여성 경제활동 인구의 증가,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 소비 계층의 확대, 온/오프라인 공유 플랫폼 확산, 고령화 시대 진입 등에 힘 입어 화장품산업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7년 약 5000억달러(560조원)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지속적 성장세에 들 것으로 전망됐다.
각 연령대에서 화장에 대한 ‘심리 장벽’이 낮아지고 이 수요층을 ‘질 좋고 저렴한 K뷰티 상품’이 공략하면서, 한국인의 화장품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 계층에서 화장 열풍은 더 심해질 것" "외모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알아챈 기업이 더 많은 제품을 쏟아내면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맨 얼굴은 민폐’라는 의식이 퍼지면서, 2030 남성 중에는 기초 색조화장품인 ‘BB크림’을 넘어 잡티를 가려주는 컨실러, 입술에 발색 효과를 주는 유색 립밤을 사용하는 이들도 증가했다. 2013년 1조원을 돌파한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20년에는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덕 교수는 "우리나라만큼 남성들이 화장품을 많이 쓰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 2030 남성들은 ‘외모는 경쟁력’이라고 여기며, 이 연령대에서는 색조 화장까지 하는 남성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17년 화장품 산업 분석보고서’는 "화장품에 대한 필수재 인식 고취, 여성 경제활동 인구의 증가,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 소비 계층의 확대, 온/오프라인 공유 플랫폼 확산, 고령화 시대 진입 등에 힘 입어 화장품산업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7년 약 5000억달러(560조원)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지속적 성장세에 들 것으로 전망됐다.
각 연령대에서 화장에 대한 ‘심리 장벽’이 낮아지고 이 수요층을 ‘질 좋고 저렴한 K뷰티 상품’이 공략하면서, 한국인의 화장품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 계층에서 화장 열풍은 더 심해질 것" "외모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알아챈 기업이 더 많은 제품을 쏟아내면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