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달 말 중국 톈진에 있는 톈진문화중심점의 영업을 접는다. 2008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한때 6곳까지 매장을 늘렸던 롯데백화점은 이번 영업 종료로 산둥성 웨이하이 등 매장 3곳만 남게 됐다.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 나머지 매장도 철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 중국 진출 11년 만에 중국 내 모든 매장을 완전 철수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온갖 트집을 잡아 롯데마트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고 매출은 매달 급감했다. 앞서 신세계도 2017년 중국 내 이마트 매장을 모두 접었다.
중국의 경제 보복이 계속되면서 롯데는 최근 식품 제조 시설도 정리하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중국 내 생산 공장 6곳의 사업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인력 구조조정부터 시작한 뒤 필요할 경우 매각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드 사태가 벌어진 지 오래됐지만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도 이달 매장 1곳을 정리해 빕스 브랜드를 중국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K뷰티’를 내세워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던 화장품 업계도 매출 부진에 잇따라 백기를 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더 페이스샵 매장 130여 곳을 모두 폐점했다. 색조 화장품 브랜드 클리오도 중국 내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중국 내 클리오 자체 매장은 2017년 69개에서 2018년 23개로 줄었다. 올해 플래그십 매장 1곳만 남길 예정이다. 400여 곳에 달했던 편집숍 왓슨스 내 클리오 매장도 올해 상반기(1∼6월) 중 모두 철수한다. 사실상 오프라인 매장을 접는 셈이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1분기(1∼3월) 경영 상황도 2016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나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 중국한국상회가 7개 업종, 214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이 본 올해 1분기 중국 시황 전망지수는 83, 매출 전망지수는 87로 나타났다. BSI는 경영 실적, 판매, 비용, 경영 환경, 애로 사항 등에 대한 기업 응답 내용을 종합해 산출했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강승현 byhuman@donga.com·신희철 기자
강승현 byhuman@donga.com·신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