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物

헤이그 특사단 이위종 후손 '시베리아의 별…'

이강기 2019. 7. 17. 08:14

"美男에 유머도 넘쳤던 외증조부… 자랑스러운 그의 삶 공부하고 있다"

조선일보
    


입력 2019.07.17 03:00

헤이그 특사단 이위종 후손 '시베리아의 별…' 출간 맞아 내한

"외할아버지를 만나뵌 적은 없지만, 미남이었고 프랑스식 유행을 잘 따랐으며 무엇보다 유머가 있다고 들었어요."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이준·이상설과 함께 특사단으로 파견됐던 독립운동가 이위종(1884~?)의 외손녀인 류드밀라 예피모바(83)가 말했다. 이위종의 삶을 역사소설 형식으로 조명한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김영사) 출간 기념으로 16일 서울 서소문로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였다. 그는 구한말 명문가의 후예로 태어나 헤이그 평화회의 참석이 일본의 방해로 좌절된 뒤 러시아에서 항일 운동에 뛰어들었다.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에는 혁명군(적군) 장교로 참전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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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위종의 외손녀 류드밀라 예피모바(왼쪽)와 외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바가 16일 간담회를 가졌다. 오른쪽 사진은 1907년 헤이그 특사단 당시의 이위종. /이진한 기자·국사편찬위원회
류드밀라는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 초청으로 자신의 딸인 율리아 피스쿨로바(50)와 함께 방한했다. 이 모녀는 2015년 특별 귀화 형식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류드밀라는 러시아 군산복합연구소 엔지니어로 근무한 뒤 은퇴했다. 외증손녀인 율리아는 모스크바대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외증조부의 독립운동과 20세기 초반 한·러 관계에 대한 관심 때문에 역사학을 전공했다. 지금도 외증조부가 자랑스럽고 그의 삶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간담회가 끝난 뒤 이위종의 생가(生家) 자리에 들어선 서울 소공로 중앙우체국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위종은 대한제국 주미 공사와 주러시아 공사로 재직하다가 한일 병합 이후 자결한 이범진(1852~1911)의 둘째 아들이다. 이위종 역시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고, 러시아 귀족 출신의 엘리자베타와 결혼해서 세 딸을 두었다. 류드밀라와 율리아는 둘째 딸 니나의 후손이다. 이위종은 러시아혁명 이후에는 소련 공산당에 입당하고 기관총 부대장이 됐다. 하지만 마지막 종적은 알려져 있지 않다.

재야 사학자 이승우씨가 쓴 이번 책에서는 상상력을 가미해서 이위종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 중이던 일본군에 체포된 뒤 죽음을 맞는 식으로 묘사 했다. 일본 극비 외교 문서 두 건을 게재하고 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라 작가가 지어낸 허구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허구를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고 뒤섞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씨는 "책 내용의 70~80%는 사실에 기반했고 나머지는 작가의 창작에 의존했다. (창작한 부분은) 출판사 측과 상의한 뒤 필요하면 추후 명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17/20190717001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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