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韓.中關係

"한국, 조그만 나라가 역겹다" 홍콩사태가 부른 중국의 '혐한'

이강기 2019. 11. 20. 12:03

"한국, 조그만 나라가 역겹다" 홍콩사태가 부른 중국의 '혐한'

                                        
 


홍콩 시위 시각차...한ㆍ중 대학생 충돌
일부 유학생, 마찰 장면 휴대폰 찍어 웨이보 올려
中 네티즌도 ”조그만 나라 역겹다“ 한국인 조롱
웨이보 한국 대학생 관련 댓글 아직 1000건 미만

지난 13일 오후 “어제 고려대에서 (중국) 유학생이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한국인에게 욕먹은 영상”이란 제목의 영상이 웨이보에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한국 학생이 “여기가 어디라고 XX이야. 당신네들 하는 짓이 뭔지 다 알아”라고 말하자 한 유학생이 “사실이 아니다”고 되받는다. 이어 한국 학생이 “(중국 정부가 사실상 홍콩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고 있는데) 뭐가 사실이 아니냐”라며, 휴대폰으로 자신을 촬영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을 향해 “왜 찍냐. 카메라 부셔버리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교직원이 양측을 말리고 나섰지만 이를 촬영한 중국 유학생도 “어유 XX, 진짜”라며 욕설을 한다.  
13일 고대에서 한국 학생과 중국 유학생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웨이보 캡쳐]

13일 고대에서 한국 학생과 중국 유학생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웨이보 캡쳐]


해당 영상은 웨이보에서 31번 리트윗됐고 총 147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제주도나 독립시켜라”, “조그만한 나라가 얼마나 역겨운지. 왜 그렇게 많은 여배우들이 자살하는지 알겠다. 뼛속 깊이 증오심이나 가득하니 그렇지”, “진짜 웃기는 나라네” 등 한국인을 비아냥거리는 내용들이었다. 

15일 고려대에서 한 여학생과 중국 유학생이 말다툼을 벌였고 이 영상이 중국 웨이보에 올라오면서 혐한 내용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웨이보 캡쳐]

15일 고려대에서 한 여학생과 중국 유학생이 말다툼을 벌였고 이 영상이 중국 웨이보에 올라오면서 혐한 내용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웨이보 캡쳐]


15일에도 비슷한 영상이 웨이보에 올라왔다. 고려대의 한 학생이 중국 유학생과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이었다. 중국 학생이 홍콩 시위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려던 한국 학생과 폭력 시비가 붙었다. 한국 학생이 “니가 먼저 때렸잖아. 찍지마. 이거 불법촬영이야”라고 말하자 이를 찍고 있던 중국 유학생은 “너가 때린 증거 있어. 이거 찍어야 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은 험악했다. 일부 중국인 네티즌들은 “21세기에도 여전히 (미국) 식민지인, 한중일 가운데 서열 꼴찌인 나라가 자존심만 일등”이라거나 “자국 군대 지휘권도 없으면서 민족의 존엄을 강조하는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나라”라며 혐한 감정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통일 못하는 것도 전부 중국 탓이라는 한국인" 이란 댓글에는 '좋아요'가 200개를 넘었다. 
한양대의 한 대학생 얼굴 옆에 ‘홍콩독립분자’(港?分子)라고 쓴 사진. [웨이보 캡쳐]

한양대의 한 대학생 얼굴 옆에 ‘홍콩독립분자’(港?分子)라고 쓴 사진. [웨이보 캡쳐]

이밖에도 홍콩 시위 지지 포스트잇을 붙인 한양대의 한 대학생 얼굴 옆에 ‘홍콩독립분자’(港独分子)라고 쓴 사진이나 홍콩 시위 지지 서명을 받고 있는 여대생의 얼굴 사진도 있었다. 모두 당사자들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다.   
      
   19일 현재 웨이보에 ‘#홍콩독립분자 한국’ 키워드로 올라온 영상이나 사진은 모두 6건. 댓글 수는 아직 1000건 미만이지만 대부분 혐한을 부추기는 내용들이다. 여기에 얼굴 공개로 인한 중국 유학생들의 2차 가해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양대 학생의 경우 웨이보에 얼굴이 공개된 이후 협박을 받기도 했다. 홍콩 사태의 불똥이 중국의 혐한 감정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한국, 조그만 나라가 역겹다" 홍콩사태가 부른 중국의 '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