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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보다 政治가 50년 뒤진 두 나라, 中國, 러시아 - 한번 더 보고싶은 옛날에 퍼 온 記事

이강기 2020. 3. 11. 11:10

마오쩌둥 버금갈 시진핑, 스탈린 이후 최장기 집권 푸틴… 한반도 옆의 두 大國, '21세기판 독재'로 돌아가다

  • 조선일보

    입력 : 2018.03.19 03:03

    헌법에 손 얹고 선서
    헌법에 손 얹고 선서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일 만장일치로 주석에 재선출된 뒤, 왼손을 헌법에 올리고 오른손 주먹을 든 채 헌법 준수 선서를 하고 있다. 중국 공직자들이 취임 시 선서를 하는 것은 2016년 이후 생긴 관행이지만 시 주석이 선서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헌법 개정안에 공직자들의 취임 시 헌법 준수 선서가 명문화되면서 시 주석은 처음으로 헌법 준수 선서를 한 국가주석이 됐다. /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국가·군사위 주석 재선출… 오른팔 왕치산은 부주석

    시진핑, 2970명 만장일치 재선출… 왼팔 리잔수는 상무위원장 앉혀
    왕치산, 고령으로 은퇴 뒤 복귀… 미국과 무역전쟁 등 외교 맡을 듯
    리커창, 류허에 경제정책 넘기고 '얼굴마담' 총리로 입지 축소 예상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국가주석·중앙군사위 주석 선출 표결은 시진핑 주석의 절대 권력을 과시하는 이벤트였다. 이날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제5차 전체회의는 표결 참석자 전원(2970표)이 단 한 표의 반대표나 기권표 없이 만장일치로 시 주석을 국가주석과 군사위 주석으로 다시 뽑았다. 반대 2, 기권 3, 무효 1표가 나왔던 일주일 전 국가주석 연임 폐지 개헌안 표결 때나, 반대 1, 기권 3표가 나왔던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첫 임기 시작 때와는 대조되는 결과였다. 앞서 작년 10월 중국 공산당 19차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당 서열 1위)에 재선출된 시 주석은 이로써 두 번째 국가주석 임기를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시작하게 됐다.

    이날 표결에서는 시 주석 집권 1기 때 반(反)부패 선봉장이자 '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렸던 왕치산(王岐山) 전 상무위원 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국가부주석으로 선출돼 권력 일선으로 복귀했다. 중앙판공청 주임(비서실장)으로 시 주석의 왼팔 격이었던 리잔수(栗戰書) 상무위원도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선출됐다. 왕치산 부주석은 반대 1표, 리잔수 전인대 신임 상무위원장은 만장일치였다.

    왕 신임 부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소방수'로 불리는 인물이다. 당내 대표적인 경제·금융통이자 미국통인 그는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와 인민은행 부총재, 건설은행장, 하이난성 서기, 베이징 시장, 국무원 부총리 등을 거쳤다. 2004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사태로 수도 베이징이 패닉에 빠졌을 때 대리 시장으로 긴급 투입돼 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때는 경제부총리를 맡아 미국의 재무부 라인과 함께 금융 위기의 불길을 잡았다.

    국가부주석이라는 것 외에 그의 새 임무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전쟁 위기에 처한 미·중 관계를 복원시키는 중책을 맡아 또 한 번 소방수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69세인 그가 이번에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하면서 '7상 8하(七上八下·67세면 유임, 68세면 은퇴)'의 불문율도 깨졌다. 시 주석이 덩샤오핑 이후 뿌리내린 불문율을 깨면서까지 그를 다시 중용한 건 '시진핑 1인 천하'의 기반을 다진 공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1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국가부주석으로 선출된 후 헌법에 손을 얹고 헌법 준수 선서를 하고 있다.
    1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국가부주석으로 선출된 후 헌법에 손을 얹고 헌법 준수 선서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시 주석과 같은 태자당(혁명 원로의 자녀 그룹)으로 서로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왕 부주석은 시진핑 정권 1기 때 당내 부패를 척결하는 기율검사위 서기를 맡았다. 그의 칼날에 시 주석의 주요 정적들이 '부패 호랑이'라는 이름으로 처단됐다. 두 사람의 이런 관계를 감안하면 시진핑 2기는 '시·왕(習王) 체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다 리잔수 전인대 신임 상무위원장은 20대의 시진핑 주석이 허베이성 정딩현 서기로 일하던 시절 이웃 현의 서기로 인연을 맺어 30년간 우정을 쌓아온 친구 사이다. 시 주석의 심중을 누구보다 잘 헤아려 시진핑 주석의 '복심(腹心)'으로 불린다.

    18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는 리커창 총리가 재선임됐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 집권 이래 지속적으로 축소돼 온 리 총리의 입지는 더욱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쩌민, 후진타오 정권 때는 경제만큼은 총리의 몫이었지만, 시진핑 주석의 '경제 책사'이자 친구인 류허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이 경제를 총괄하는 부총리를 맡게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리 총리의 경제철학을 뜻하는 '리코노믹스'도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 분야에서도 실세인 왕치산 부주석이 대미(對美) 관계를 총괄하면 리 총리는 '얼굴마담'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집권 2기 반(反)부패 사정 작업을 진두지휘할 국가감찰위원회 초대 주임에는 양샤오두(楊曉渡) 공산당 기율검사위 부서기 겸 국무원 감찰부장이 지명됐다.

    전인대는 19일에도 전체 회의를 열어, 4명의 국무원 부총리 및 인민은행(중앙은행) 총재를 지명하는 것으로 시진핑 집권 2기 국가지도부 인선을 마무리한다. 4명의 부총리에는 류허 주임 외에 한정 상무위원, 한때 차세대 지도자 후보군이었던 후춘화 전 광둥성 서기, 여성 몫의 쑨춘란 정치국원,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정치국원인 양제츠 등이 거론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 당선 확실

    앞으로 6년 합치면 24년 통치… 31년 독재한 스탈린 이어 두번째
    구소련 해체된지 27년 지났지만 국민 상당수는 냉전시대에 향수 "썩어도… 강한 러시아가 좋다"장
    기집권 피로감, 후계 다툼으로 국정 장악력 떨어질 거란 전망도

    투표하는 푸틴 -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18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수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당선이 확정적인 푸틴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2024년까지 집권한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강한 러시아를 내세운 푸틴이 옛 소련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2012년 대선 때보다 더 강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18일(현지 시각) 진행된 러시아 대통령 선거는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당선자는 볼 것도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66)이다. 러시아 국민이라면 투표함을 열어볼 필요도 없이 푸틴이 압도적으로 당선할 것임을 안다. 70%를 넘느냐, 못하느냐 득표율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WCIOM은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푸틴의 득표율을 69~73%로 예상했다.

    푸틴은 이번 대선에 승리하면 2000년 이후 대통령으로 20년, 실권형 총리로 4년, 모두 합쳐 24년을 통치하게 된다. 1922년부터 31년간 통치했던 아오시프 스탈린에 이어 두 번째로 긴 통치 기간이다. 말 그대로 '21세기 차르(러시아 황제)'로 등극하는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왜 독재자 푸틴에 열광하는가. 푸틴이 '강한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냉전 시대 미국과 대등하게 국력을 겨루던 영광을 되찾고 싶어하는 러시아인들의 심리를 푸틴은 꿰뚫어보고 있다. 푸틴은 선거 포스터에도 '강한 대통령, 강한 러시아'라는 문구를 넣었다. 대선 투표일 직전 TV 앞에 나와 "무적의 신형 핵무기를 개발했다"며 '무기 쇼케이스'를 벌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대선 투표일 '3월 18일'도 교묘하게 기획된 날짜다. 4년 전 크림반도를 병합한 날이 3월 18일이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구소련이 해체된 지 2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러시아 국민의 상당수는 서방의 위협에 시달리는 냉전 시대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러시아 국민은 옛 소련 정보기관인 KGB 출신인 푸틴을 보면서 옛날의 영광을 회상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극빈층이 2000만명에 달하며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생활고를 겪는 주민들이 많다. 그런데도 저소득층이나 젊은 층에서 푸틴의 지지는 확고하다. 워싱턴포스트는 "자유를 억압하는 강압적인 통치와 빈곤 문제가 여전하지만 대다수 러시아 국민은 푸틴 아래 뭉쳐 러시아의 위대함을 과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서방 세계의 위협 앞에 벌벌 떠는 힘없는 공포보다 푸틴의 '썩은 독재'가 차라리 낫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최근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등 압박하는 대외 환경도 푸틴에게는 악재가 아니라 호재로 작용했다. 대선 직전에 불거진 영국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도 마찬가지다. 영국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서방국가들이 대(對)러시아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푸틴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국 외교관 추방에다 영사관 폐쇄 등 강공으로 나가는 것도 러시아 국민에게 '강한 러시아'를 이끌어가는 푸틴의 면모를 보여주는 소재로 활용됐다. 뉴욕타임스는 "서방세계가 러시아를 견제하는 것은 러시아가 끊임없는 위협에 포위된 나라라는 푸틴의 주장을 강화시켜주고 그를 중심으로 러시아가 단합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여기에다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국제 유가(油價) 상승으로 작년부터 러시아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는 것도 푸틴이 지지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 시각) 수도 모스크바 외곽 마을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수도 모스크바 외곽 마을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푸틴의 향후 6년에 대한 관측은 엇갈린다. 푸틴이 이제 6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데다 2024년 이후에는 연임 제한으로 재집권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예전보다는 국정 장악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하고, 후계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권력 다툼이 벌어져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레임덕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부패와 불투명한 국정 운영으로 러시아는 해외 투자가 들어오지 않는 나라"라며 "푸틴에게 앞으로 6년은 지금까지보다 험난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푸틴이 2024년 임기를 마치면 2008년처럼 측근에게 대통령을 넘긴 뒤 배후에서 실권을 행사하며 권력을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9/201803190019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