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대유행) 양상을 보이면서 세계 각국에서 생필품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예외다.
영국의 BBC는 최근 한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음에도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 등 국민들이 의연한 자세로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같은 동양권인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는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한국인의 시민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대부분 해외 언론은 한국이 한국전쟁 이후 약 70년간 남북 분단 상황에 노출돼 있어 위기가 생활화돼 있기 때문에 코로나 위기에도 이처럼 '담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과 달리 전세계는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주말인 14~15일 미국인들은 대거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14일 새벽부터 수많은 쇼핑객들이 대형 슈퍼마켓이나 식료품점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고, 오전 8시 문을 연 뉴저지주의 한 타깃 매장에선 5분 만에 우유와 생수 등 생필품이 동났다.
호주에서는 사재기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지난 4일 오후 1시30분쯤 웨스트필드 파라마타에 있는 ‘울워스’ 매장에서 소동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매장에서 쇼핑을 하던 A씨와 B씨가 화장지를 두고 언쟁이 붙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B씨를 향해 흉기를 꺼내들자 난투극이 벌어졌다. 난투극은 경찰이 출동하면서 종료됐다.
앞서 홍콩에서는 화장지를 훔치는 무장 강도가 출현했다. 지난달 17일 홍콩에서 복면을 쓴 3명의 무장 강도가 몽콕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1000홍콩달러(15만원)어치 화장지를 훔쳐 달아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네덜란드 등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전세계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재기 광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0일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지만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인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극찬했다. 미국의 ABC방송도 지난 16일 '한국은 국민이 위대한 나라'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외신들은 한국의 빠르고 광범위한 진단기술에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극찬을 보냈었다. 그런 칭찬릴레이가 이제는 사재기 없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
그런데 한국인은 칭찬에는 조금 인색한 것 같다. 대구·경북 때문에 코로나 청정국에서 오염국이 됐다는 비난과 저주 대신 대구·경북 시민들이 자가 격리를 잘 지켜 준 덕분에 코로나19를 잡아가고 있다는 칭찬과 격려가 요긴한 시점이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칭찬 바이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욱 강력할 것이라고 믿는 한 한국인의 소박한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