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최근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미국에서 뉴욕타임스(NYT)가 한국 대응 방식의 4가지 특징을 분석했다.
NYT는 23일(현지시간) '한국은 어떻게 코로나19 곡선을 완만하게 만들었는가(How South Korea Flattened the Curve)'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며 서양 국가들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①위기로 발전하기 전에 빠르게 개입한 것
NYT는 첫 번째로 한국 정부의 발빠른 대응을 들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1월 말 한국 첫 사례가 보고된 지 1주일 만에 셀트리온 등 의료회사 대표들과 만나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즉시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로부터 2주일 뒤 수천 개의 키트가 매일 출하됐고 현재 하루 10만개의 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②안전하게 검사하고 그 내용을 공개
조기에 자주, 안전하게 시행한 검사도 한국 대응 방식의 특징이다.
NYT는 "한국은 어떤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이 검사해 감염자를 격리, 치료했다"면서 "인구 비율로 보면 미국의 40배가 넘는 30만건 이상을 검사했다"고 전했다.
특히 NYT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설명하면서 "10분밖에 안 걸리고 몇 시간 내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염자에 대한 추적, 격리, 감시는 외과의사가 암을 제거하듯 바이러스를 썰어내면서 감염 네트워크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게 한다"고 평가했다.
③감염자 동선 추적, 격리 및 지속적 감시
NYT는 한국 보건당국이 보안 카메라와 신용카드 기록, 심지어 자동차와 휴대전화의 GPS 데이터까지 활용해 환자 움직임을 추적한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해외 방문자는 셀프 체크 스마트폰 앱을 다운로드 받아야 하고 새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휴대전화에는 큰 알람이 울린다고 한국의 상황을 소개했다. 공개된 정보에는 감염자들이 버스를 언제 타고 내렸는지,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지까지 담긴다고 덧붙였다.
④국민들의 사회적 신뢰
NYT는 한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사회적 신뢰(social trust)가 높아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정부가 TV방송과 지하철역 안내방송, 스마트폰 알림 등을 통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유지 등에 대한 경보를 끊임없이 전달한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한국 사람들은 정부 노력에 대한 지지도가 높고 공황 상태에 빠져 있지 않다"면서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생필품 사재기 현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유럽 늦었지만…그래도 한국 배워야"
NYT는 그러나 "이 4가지 교훈를 해외에 적용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양극화·포퓰리즘에 시달리는 서구권 국가는 한국에 비해 사회적 신뢰도가 낮아 정치적 의지는 물론 공공의 의지도 부족하다는 게 NYT의 주장이다.
또 NYT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선 국가들은 한국처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발병을 통제하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와 관련해 스콧 고들리브 미국 식
품의약국(FDA) 전 국장의 이 같은 트위터 글을 인용했다. "우리가 한국 같은 결과를 얻을 기회는 놓쳤더라도 한국의 방법은 미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은 똑똑하고 공격적인 공중보건으로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