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韓.中關係

중국 '코로나 적반하장'에 다들 등 돌린다

이강기 2020. 4. 16. 08:33

중국 '코로나 적반하장'에 다들 등 돌린다


입력 2020.04.16 03:00

태국서 '우한 발원설' 제기하자 中네티즌들 일제히 들고일어나
대만·필리핀 등이 태국 편들며 中에 맞서는 '버블티 동맹' 결성
프랑스 코로나 대처 비판글 쓴 中대사는 佛외무부 초치되기도

중국이 자국 코로나 방역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중국이 세계에 기여했다"고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 시각) 중국 네티즌들과 태국·대만·홍콩·베트남 네티즌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다국적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전쟁은 태국 여성 모델인 위라야 수카람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로나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왔을 수 있다"는 다른 네티즌의 트위터 글을 공유하면서 촉발됐다. 미국 내에선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 실험실의 관리가 허술했고, 여기서 실험하던 박쥐 등을 통해 코로나가 처음 확산됐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연구소 측은 이를 부인하고 중국은 반대로 바이러스 미국 기원설을 띄우고 있다.

중국 네티즌은 우한 발원 주장을 비판하는 한편 "그녀가 과거 대만이 중국의 일부가 아니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녀의 팬을 시작으로 태국 네티즌들은 "언론의 자유"라며 맞섰다. 양측의 논쟁은 서로의 정치·경제를 비판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한 태국 네티즌은 "우리는 가난(poor)하지만 중국은 푸(Pooh)"라고 했다. 만화 주인공 '위니 더 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한다는 이유로 한때 중국에서 검색이 차단되기도 했다.

중국과 태국의 논쟁에 대만·홍콩·필리핀 네티즌들이 태국 편으로 가세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벌여온 조슈아 웡은 소셜미디어에 "자유를 사랑하는 태국 친구들과 함께하자"는 글을 올렸다. 대만 네티즌들은 '버블티 동맹'이라고 부르며 태국 네티즌들을 옹호했다. 태국과 대만은 모두 버블티를 많이 마신다. 필리핀 네티즌은 중국의 남중국해 세력 확대를 비판했다. 현재 트위터와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중국어·태국어·영어로 된 관련 글이 수백만건 올라왔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가 중국과 그 주위 이웃들 간의 오래된 긴장을 촉발했다"고 했다.

중국의 선전전은 외교 무대에서도 논란이 됐다. 프랑스 외무부는 14일 루사예(盧沙野)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했다.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관이 홈페이지에 서방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하는 글을 연재하자 이에 항의한 것이다. 중국 대사관은 3월 22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홈페이지에 '중국 외교관의 코로나 방역 관찰'이라는 제목의 글을 연재했다.

지난 12일 올린 글에서는 "일부 서방국가에서는 집단면역 전략으로 일반 시민을 코로나에 내몰았고, 양로원에서는 노인들에게 응급치료 포기 동의서를 쓰게 하고 직원들이 집단으로 이탈해 노인을 굶거나 병들어 죽게 했다"고 했다.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사태 도중 노인요양병원에서만 5000명 이상 사망했다. 대사관이 필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글은 루사예 대사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인다. 올해 56세인 루 대사는 2015~ 2017년 중국 대외 정책을 총괄하는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조장 시진핑 국가주석) 정책연구국장을 지냈다.

지난 10일에는 중국 주재 아프리카 국가 대사들이 "아프리카인에 대한 강제 바이러스 검사와 격리 등 비인간적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는 서한을 중국 외교부로 보냈다. 중국 광둥성의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아프리카인들에 대해 임의로 바이러스 검사를 했고, 일부는 집·호텔에서 쫓겨나는 등 '인종차별'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도 11일 AU 주재 중국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논란이 커지자 중국 외교부 천샤오둥(陳曉東) 부장조리(차관보급)는 13일 아프리카 대사 20여 명을 베이징 외교부로 초대해 해명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같은 날 무사 파키 무함마드 AU 집행위원장과 전화 통화에서 아프리카에 방역 물자를 추가 지원하고 중국 의료진을 파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16/202004160019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