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韓, 南北關係

6·25전쟁 70년 후, 강화도서 바라본 北주민들 모습은

이강기 2020. 6. 25. 21:00

6·25전쟁 70년 후, 강화도서 바라본 北주민들 모습은…[청계천 옆 사진관]

양회성 기자

동아일보

2020-06-25

 

“36년 전! 북괴가 우리나라를…(중략), 이 연사~! 이렇게, 외칩니다!”

어릴 적 웅변학원 대회에 나가 읊었던 대사가 아직 기억에 생생합니다. 유치원생이 6·25전쟁 관련된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을 텐데, 병아리 목에 힘을 주고 앙증맞은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가며 자신 있는 모습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당시 꽤 많은 친구들의 발표 내용이 비슷했습니다. 전쟁, 간첩, 방공 등의 단어를 여러 번 들었던 것을 보니 아마도 6월 말쯤 대회가 치러졌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로 6·25 전쟁 발발 70주년이 됐습니다. 70년 전 한반도에서는 동족끼리 피를 흘리는 전쟁이 있었습니다. 분단의 세월동안 교과서 속의 ‘북괴’는 ‘북한’으로 바뀌었고, ‘안보’에는 ‘관광’을 붙여 상품으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남북이 서로 왕래를 하는 횟수도 잦아졌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는 서로를 비난하는 말의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죠.

 


오락가락하는 비가 지나간 25일 인천시 강화도의 평화전망대에서 본 북한의 모습은 언제 싸움이 있었냐는 듯 평화로운 모습이었습니다. 굳이 망원경으로 보지 않아도 미간의 힘을 조금 쥐어 집중한다면 저 멀리 북한 주민들이 밭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 그리도 가까운 거리에 우리는 살고 있었습니다. 800mm 망원렌즈로 들여다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평화로운 풍경을 소개합니다.

 

 

현대식 트랙터 대신 달구지와 쟁기 끄는 소를 동원해 논일을 하고 있습니다.

 

달구지 끌고 가는 소와 푸른 논이 어우러져 무척이나 평화로이 느껴지네요.

한 번 숙인 허리를 쉽게 펴지 않고 논일에 열중인 모습입니다.

남쪽에서 관측되는 북한은 마을바다 하얀 탑에 선전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밭에서 저 밭으로 무리지어 이동하며 일을 하는 모습입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줄지어 마을쪽으로 이동합니다. 밥은 먹고 해야겠죠?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이렇게나 가까이 보입니다.

해안초소의 초병들도 모처럼 한가로운 모습입니다.

나란히 나란히, 집으로

이 평화가 계속 이어지기를……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