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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9월 13일 새벽 2시 30분 경 영국제 HS-121 트리던트(Trident, 삼지창) 운수기가 굉음을 울리며 몽고의 은드르항(Öndörkhaan) 부근으로 추락했다. 몽고인 목격자에 따르면 추락하는 비행기의 꼬리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날이 밝자 비행기가 떨어진 초원 위엔 불에 탄 시신 아홉 구가 나뒹굴고 있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파견된 몽골 외무부에 따르면 형체를 알 수 없이 짓뭉개진 시신들이었다.아홉 구의 시신 중에서 딱 하나에서만 신분증이 발견됐다. 그 주인은 바로 당 서열 제2위로서 마...
13시간 전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제갈량(諸葛亮, 181-234)은 눈물을 흘리며 아끼던 장수 마속(馬謖, 190-228)을 처형했다. 어리석게도 산 위에 진을 쳤다가 위(魏)나라 군대에 포위되어 휘하의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몬 군사적 패착의 책임을 엄중히 물었던 것. 이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고사는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한 법 집행의 의미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제갈량은 법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 마속을 처형했지만, 마오쩌둥은 혁명의 미명 아래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동지들을 차례로 제거했다. 1969년 11월 독방에 감금된 류샤오치(劉少...
2021.06.12(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마오쩌둥 “고작 260명 죽인 진시황이 무슨 잘못인가”
정치의 정면(正面)은 아름답다. 불의에 항거하고, 부정을 일소하고, 최선의 정책을 입안하는 호모폴리티쿠스(Homo Politicus)의 적극적인 사회 개혁의 활동이다. 정치의 배면(背面)은 추하다. 동지를 배반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대중을 현혹해서 권력을 탈취하는 야심가들의 권모술수, 사기꾼들의 무도(無道) 작란(作亂)이다.고대의 유가(儒家) 경전은 정치의 두 얼굴을 동시에 보여준다. 예컨대 서경(書經)엔 문명을 개창하고 교화를 실현한 상고 시대 성왕(聖王)의 행적이 통치의 전범으로 제시돼 있지만, 동시에 폭군의...
2021.06.05(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세계적인 반중 감정...6·25전쟁과 문혁 때부터 시작됐다
현재 중국은 외교적으로 1978년 개혁개방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세계 각국의 반중 감정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PEW 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세계 각국에서 중국을 싫어하는 인구의 비율은 일본 85%, 호주 81%, 스웨덴 85%, 덴마크 75%, 한국 75%, 영국 74%, 미국 73%, 캐나다 73%, 독일 71%, 프랑스 70% 등을 보인다. 이들 국가들의 반중 감정은 코로나 19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2017년 이래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예컨대 2017년 BBC의 따르면,...
2021.05.29(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역사를 조작하는 권력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조지오웰의 1984에서 “오세아니아” 진실부(眞實部, Ministry of Truth) 기록 관리원 윈스턴(Winston)이 고문을 당하며 되뇌인 영국사회당 “잉쏙(Insoc)”의 구호다. “미친” 윈스턴을 “치유하기 위해” 그를 고문하는 진실부의 오브라이언(O’Brien)이 그에게 속삭인다. “현실은 외부에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게 아니라 오직 마음속에만 있는 거란다······. 당이 진실이라 주장하면 그게 바로 진실이란다.”1948...
2021.05.22(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인간의 정치사에서 혁명(革命, revolution)만큼 오용되고 남용된 단어가 또 있을까? 모든 혁명은 급진적 변화를 수반하지만, 모든 정치 급변이 혁명일 순 없다. 그럼에도 혁명이라 불리는 순간, 최악의 정치투쟁도 숭고한 운동으로 미화되고 정당화된다. 이름에 속아 실체에 눈을 감는 호모 로퀜스(Homo Loquens, 언어적 인간)의 어리석음이다.신석기혁명, 산업혁명, 과학기술 혁명 등은 단기간에 급진적으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고전적 의미의 혁명이었다. 그 결과 장기 지속되는 사회·경제적 구조의 대규...
2021.05.15(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현직의 최고 권력자가 풍자 전단을 뿌린 무(無)권력의 일개 시민을 특정해서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려 했던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일벌백계(一罰百戒)로 비판 세력을 위축시키기 위함일까? 사적인 모욕감을 못 견뎠기 때문일까? “최고 존엄”의 모독을 용납할 수 없는 측근 간신모리배의 과잉 충성이었을까?법원, 검찰, 경찰의 수뇌부가 모두 최고 권력자의 사람들이다. 연약한 개인이 혼자 법정에서 최고 권력자를 이길 순 없다. 때문에 공화국의 시민들은 공동의 이슈가 떠오르면 집체적인 저항권을 행사한다. 수많은 시민들이 그 문제의 ...
2021.05.08(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가짜뉴스로 조리돌림, 재판 전에 인격살해...광풍은 계속된다
지금 이 세상에선 과연 피의자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나? 법 앞의 평등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존중되고 있나? 무죄추정의 원칙은? 죄형 법정주의는? 허위선동, 악성루머, 가짜뉴스에 조리돌림 당하고 포승줄에 꽁꽁 묶여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던 그 수많은 피의자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왜 재판을 받기도 전에 그토록 가혹한 인격살해의 형벌을 당해야만 했나? 어떻게 국가 기관과 공적 매체가 그토록 야만적인 집단린치를 주동할 수 있나? 문화혁명은 50년 전 중국의 흘러간 레퍼토리가 아니다. 바로 지금 문혁...
2021.05.01(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반동세력 타격!… 저우언라이가 기획하고 마오가 승인한 정치 학살
문혁의 광풍 속에서도 1970년대가 밝았다. 중국현대사에서 1970년대는 천번지복(天飜地覆)의 격변을 예고하고 있었다. 굵직한 사건만 몇 가지 짚어보자.1971년 9월 13일 중공중앙의 2인자 린뱌오(林彪, 1907-1971)의 일가족이 타고 있던 비행기가 몽고와 소련 접경에서 추락한다. 1972년 2월 21일-28일 닉슨은 베이징을 방문해서 마오쩌둥과 접견하는 세계사적 이벤트를 연출한다. 1976년 1월 8일 오전 방광암으로 투병하던 국무원 총리 저우언라이가 77세를 일기로 숨을 거둔다. 4월 5일 청명절을 맞아...
2021.04.24(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붉은 전문가 아니면 타도...지식분자는 인간 아닌 소·뱀 귀신
1949년 이래 중국현대사는 지식인 수난의 역사였다. 사회주의 혁명의 이름 아래 사상, 언론, 양심의 자유는 억압되고, 학술 탐구의 중립성은 철저하게 훼손됐다. 1950년대 이래 숙청된 지식인들 중에는 작가, 언론인, 철학자, 문학비평가, 역사학자 등 인문계열의 인텔리들뿐만 아니라 물리학자, 화학자, 생물학자, 석유화학자 등 자연과학자와 전문기술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1950년대부터 마오는 “붉고도 전문적인”(又紅又專) 인물의 배양을 요구했다. 양자를 똑같이 중시한 듯하지만, 실제로는 과학적 전문성보다 이념적 ...
2021.04.17(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진정 심각한 철학적 질문은 단 하나, 그것은 자살이다.” 1940년대 초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가 1942년 발표한 시지프스의 신화의 첫 문장이다. 당시 그는 독일군이 점령한 파리의 지하에서 반(反)나치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했다. 카뮈의 관찰에 따르면, 현실의 ‘부조리’에 직면한 많은 사람들은 환각에 취하거나 종교적 광신에 빠지거나 자살을 선택한다. 카뮈는 자살이 소극적 도피일 뿐이라 생각했다. 진정한 자유인은 큰 바위를 밀고 산으로 올라가 추락하는 신화 속의 시지프스처럼 ...
2021.04.10(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죄의유경(罪疑惟輕).” “죄에 조금이라도 의혹이 있으면 형벌을 가볍게 한다”는 의미다. 상서(尙書)대우모(大禹謨)장에서 명신(名臣) 고요(皐陶)가 순(舜)임금의 치덕을 기리며 남긴 말이다. 상고(上古) 시대의 통치자도 형벌 적용에선 최선의 신중함을 기했음을 강조하는 유가(儒家) 경전의 근거다.근대 형법에 따르면, 어떤 피의자든 유죄 확정 이전엔 범죄자로 취급될 수 없다. “무죄추정의 원칙,” “죄형법정주의,” “증거재판의 원칙”은 근대 형법의 3대 기둥이다. 개인의 존엄과 인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
2021.04.03(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독재자는 국민의 분열을 먹고 산다. 민족/반민족, 혁명/반동, 무산계급/유산계급, 친일/반일, 반제(反帝)/친제 등의 비천한 2분법을 들이밀고서 개개인에 한쪽 진영의 선택을 강요한다. 강압 속에서 사람들이 한 쪽으로 쏠리면, 독재자는 재빨리 ‘다수’를 선점하고 ‘국민’을 참칭한다. 공동체를 양분하는 ‘갈라치기,’ 자기편을 전체 국민으로 둔갑시키는 ‘바꿔치기’야 말로 판에 박힌 독재자의 야바위 놀음이다.실제로 20세기 전체주의 정권의 대부분 정치범죄는 “다수 국민의 의지”를 내세워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자행된 다수...
2021.03.27(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20세기 사회주의 정권들은 왜 하나같이 처참한 몰락의 길을 갔는가? 이윤동기, 인정욕구, 경쟁의식 등등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죄악시했기 때문이었다. 이윤동기를 부정하는 사회에서 대다수 인민은 나태의 늪에 빠져 절망할 수밖에 없다. 열심히 노력해도 인정받지 못한다면 누가 왜 자발적으로 일하겠는가? 경쟁의 기회가 막혀버린 사회는 최악의 인간소외를 초래한다.경쟁을 통한 삶의 향상을 도모할 수 없었기에 사회주의 정권의 다수 인민은 국가의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반면 인민들 개개인의 상호 경쟁을 원천적으로 금지한 소수...
2021.03.20(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어느 나라 역사든 비참하게 희생당한 세대가 있다. 전체주의 정권의 침략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세대도 있고, 반독재 정치혁명의 과정에서 서글프게 산화(散花)한 세대도 있다. 무능한 정권의 허튼 정책 때문에 앞길이 막혀버린 세대도 있고, 교활한 권력자의 속임수에 넘어가 몸과 마음을 다치고 만신창이로 살아가는 세대도 있다.그 중엔 “잃어버린 세대”의 주인공을 자처하면서 그 시절의 상처를 훈장처럼 과시하며 권력을 거머쥐고 치부하는 세력도 있다. 그들과 달리 “잃어버린 세대”의 참된 주인공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2021.03.13(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노회한 권력자는 순진한 청소년을 이용해서 권력의 영속을 꾀한다. 열광적 팬덤을 거느린 문화계의 슈퍼스타처럼 권력자는 맹목적 추종세력과 열광적 지지층을 규합해 권력의 기반을 다진다. 전체주의 정권의 독재자들은 더더욱 필사적으로 교육기관을 독점하고, 매스컴을 장악하고, 문화예술계를 점령한다. 여릿한 청소년의 뇌수에 획일적 이념을 주입해야만 그들을 좀비처럼, 병정처럼, 포로처럼 사로잡고 부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독재자는 어김없이 청소년의 정신을 이념적으로 지배하려들며, 정교한 감시망을 구축해서 그들의 모든 행동을 통제...
2021.03.06(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무능한 권력자가 선한 동기로 일 벌일 때 재앙이 닥친다
정치가 과연 선악의 대결일까? 아닐 수도 있다. 어떤 진영이든 스스로 옳다고 믿기에 목숨 걸고 싸움을 한다. 한 진영에 속해서 다른 진영을 보면 모두가 악의 무리로 보일 수도 있다. “착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나쁘다” 욕하며 싸우는 아이러니다. 정치는 어쩌면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선의(善意)의 충돌일 수 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권력자의 선한 동기’를 맹신하고 칭송한다. 현명한 사람들은 ‘권력자의 선한 동기’를 의심하고 경계한다. 무능한 권력자가 선한 동기만 믿고, 무책임하게 검증도 없이, 역사의 교훈도 전문가...
2021.02.27(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인텔리겐치아는 권력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 모습이 백열등에 몸을 부딪치며 날개를 퍼덕이는 부나방을 닮았다. 권력을 동경하는 지식인의 정치적 야망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세계사의 모든 거대한 혁명은 지식인의 정치적 상상력이 정치권력과 결합될 때 비로소 완성됐다. 군사를 일으켜 정권을 탈취할 수 있지만, “아름다운 꿈”을 팔아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 한다면 정치혁명이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자나 맹자처럼 모든 시대의 지식인들은 권력자를 향해 치국(治國)의 요체와 경세(經世)의 묘책을 외쳐댄다....
2021.02.20(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권력은 칼날이다. 가볍게 쥐어야 한다.” 작가 복거일(卜鉅一, 1946- )의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 권력자가 서슬 퍼런 칼날을 세게 잡고 난폭하게 휘두르면, 그 칼끝이 어디로 향할까? 결국 무고한 사람들의 목을 치고, 가슴을 찌르고, 팔다리를 자를 수밖에 없다. 칼을 쥔 권력자는 그 칼을 온전히 제 것이라 여기지만, 인간의 손아귀는 결코 흉포한 검(劍)의 진동을 견딜 수 없다. 역사를 돌아보면, 제멋대로 권력의 칼날을 휘두르다 스스로를 베고 파멸한 인물들이 즐비하다. 권력은 부메랑이다. 가볍게 날려야 한다.
2021.02.13(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중국은 지금도 아편전쟁 이후 산산이 조각난 과거 중화중심주의 “조공질서”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대국(大國)” 앞에서 작은 나라가 먼저 “소국(小國)” 의식을 드러내면, 큰 나라는 오히려 그 작은 나라를 더 무시하고 조롱하고 짓밟는다. 현대 외교 프로토콜의 기본원칙은 국가 간 상호평등이다. 바로 그 기본원칙을 영리하게 활용하면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쥐고 흔들고 쩔쩔 매게 하는 외교의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선 중국 외교의 검은 역사를 꿰고 있어야 한다. 가령 1967년 8월 ...
2021.02.06(토)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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