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러, 10년내 붕괴…아시아에선 전쟁 터질 것" 전문가들 예측

이강기 2023. 1. 11. 19:04

"러, 10년내 붕괴…아시아에선 전쟁 터질 것" 전문가들 예측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3.01.11 09:17

 

 “러시아는 10년 내 실패하거나 해체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전 세계 국제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향후 10년 내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저명한 국제외교·안보 전문가 167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2033년 러시아의 미래를 이렇게 진단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등 30개국의 정부·교육기관·비영리 단체 등에 속한 국제외교·안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033년 국제사회 모습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러, 10년 내 살아남지 못해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놀라운 결과는 러시아가 향후 10년 내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고 꼽은 것”이라고 전했다. 167명의 응답자 중 46%가 러시아가 앞으로 10년 이내에 실패하거나 해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원인으로 40%가 혁명, 내전, 정치적 붕괴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위기에 몰린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14%)고 본 전문가들도 있었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피터 엥겔케 부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사회를 내부적으로 흔드는 등 러시아 사회 전체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 대만 침공해 강제로 탈환

대만 군인이 지난 6일 대만 중남부 자이(嘉義)에 있는 군사 기지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침략에 대비해 군사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응답자의 70%가 중국이 10년 내 대만을 침공해 강제로 탈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미국이 대만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 강대국 간의 전쟁은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 벌어질 수 있다고 애틀랜틱 카운슬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종이호랑이 신세가 된 러시아군 실태가 드러나면서,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군사적 충돌이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란 등 핵무기 보유국 많아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앞으로 10년 동안 핵위기도 심화할 수 있다고 봤다. 응답자의 77%가 새로운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1위는 이란(68%)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32%), 한국(19%), 일본(14%) 등도 거론됐다. 다만 절반 이상이 2033년까지 핵무기가 실제 사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美·中 디커플링 극적 변화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9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내 제조를 장려하고 컴퓨터 칩 공급망을 강화하는 법안을 지원하기 위한 행사에 참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인공지능(AI) 관련 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생산장비 등의 대(對) 중국 수출제한을 공식화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갈등이 심해지고 있지만, 전문가 80%는 미·중 경제가 분리되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전면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약 40%가 10년 후 양국 경제가 현재보다 상호의존도가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와 비슷하다고 예상한 전문가는 19%였다. 오히려 미·중이 서로에게 더 의존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가 23%로 적지 않았다.

 

美 군사력 외엔 영향력 약화 

미국이 향후 10년 동안 세계 최고인 분야는 군사력(71%)이 압도적이었고 그 외 기술(54%)·경제(33%)·외교(31%) 등에선 영향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국이 핵심 가치로 여기는 민주주의 기반의 국가는 앞으로 10년 동안 증가(29%)하기보다는 축소(37%)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민주주의 체제가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이유로는 민족주의(28%), 포퓰리즘(28%) 등의 득세를 꼽았다.

 

또 53%가 소셜미디어(SNS)가 민주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SNS 공간에서 광범위한 정치적 양극화가 드러나는 등 SNS는 민주주의에 잠재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