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나비
- 김기림(편석촌) -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여성', 193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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