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별 洪允淑 그날 떠날 때 내 가슴 반은 무너지고 남은 가슴 반에 그대를 묻었으니 나는 그대의 집이노라 살아서는 멀리 헤어져 서로 떠돌고 한구석 문고리 잠겼던 마음 죽어서 남김없이 다 풀어 놓았으니 무시로 빈 가슴 문 열고 들어와 편히 쉬시라 그 산골짜기 외진 길 몇 굽이 돌아가면 그대 먼저 가서 터 닦아 세운 집 우리 생애 마지막 집 한 채 거기 있으니 내 희망 또한 거기 가 쉬리라 무너진 가슴 반은 이미 그곳에 가 있느니 <><><> 우연히 책을 뽑아 들다가 책갈피 속에서 네모나게 오려진 종이조각 하나가 떨어졌다. 뭔가 싶어 주워 보니 “일요 詩壇”이란 컷 옆에 바로 이 시가 실려 있다. 언제 오려 논 것인지 어느 신문이었는지도 알 길이 없다. 아마도 어느 해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이 시를 읽고 좋다싶어 오려 둔 모양이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 이강기 201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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