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 이승만
이 봄에 여든 한 살 지난 일
헤아리매
동창 옛 벗들은 거의 다 없어지고
떠돌던 이역 하늘만 꿈에 자주 뵈누나.
해동은 예로부터
물려받는 내 땅인데
오늘은 북쪽 땅이 되놈 발에 밟히다니
노래로 날 기리지 마오, 빈이름이
부끄러워.
천안함 사건 등으로 어수선하고
불안했다. 1956년 이승만 대통령은 81회 생일을 맞아 이런 시조를 썼다. 국가 지도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절감하기에 모처럼 경사스러운 생일마저
즐겁지 않은 듯 작품 전편에 고뇌의 감정을 담고 있다. 팔순을 넘긴 연세이기에 같이 고생했던 벗들이나 동창들은 이미 타계하였고 일생을 바쳐
일본에 빼앗긴 주권을 회복하고자 동분서주하던 이역 하늘을 이제는 꿈에나 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강토를 잘 지키지 못해 중국 사람들이 북쪽 땅에
들어와 간섭하고 뽐내는 실상이 기가 막힌다는 내용도 한 나라 대통령으로서 느끼는 깊은 울분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예나 지금이나 나라가 있고서야
내가 있는 것이다. 백승수·시조시인
▶백승수=1953년 충남 서천 출생. 부산교육대 졸업. 부산대 대학원 석사, 동아대 대학원
문학박사. 1982 시조문학 천료, 1984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시조집 '제2의 돌' '화개마을에서'. 저서
'한국현대문학감상'(공저). 1996년 성파시조문학상 수상. 현 동아대 문창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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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 2012/05/21 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