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희귀사진 ‘햇빛’
엄비 옆에 선 이토 히로부미 부인 추정인물…
김장춘 교수, 당시 英신문 사진-삽화집 펴내
고종의 계비인 엄비가 1910년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인과 나란히 찍은 희귀 사진이 나왔다.
고종이 영국의 에드워드 왕에게 선물한 소가 영국 함선에 실려 영국으로 향하는 모습을 담은 1902년의 사진도 나왔다. 김장춘 명지전문대 교수가 최근 출간한 ‘세밀한 일러스트와 희귀 사진으로 본 근대 조선’(살림출판사)에 실린 사진들이다.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ILN), 그래픽(The Graphic) 등 당시 영국 신문들에 게재된 근대 조선의 풍속 사진과 삽화들을 소개한 책으로 총 261컷 가운데는 ‘엄비 사진’ ‘고종의 소’ 사진처럼 희귀한 자료가 수록돼 있다.
김 교수는 “엄비의 사진 가운데 이토 부인과 찍은 사진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주간화보신문인 ‘ILN’의 1910년 11월 12일자에 실렸다. 김 교수는 “‘전 일본 총독의 부인과 함께한 조선의 전 왕비 엄비’라는 사진설명이 붙어 있는데 이토가 사망한 날(1909년 10월)을 고려할 때 이토의 부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ILN의 1902년 1월 11일자에는 영국 함선 바플레어호 함상에서 군인이 황소와 젖소를 양쪽에 붙들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조선 왕이 에드워드 왕에게 보낸 선물’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박주석 명지대 사진학과 교수는 “고종이 영국 왕에게 소를 선물로 보냈다는 얘기는 말과 글로만 전해졌는데 이 사진은 시각적으로 그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외국 원수에게 보내는 선물로 소를 택했다는 점에서 당시 조선 사회에서 소의 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도 가늠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진”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사진과 삽화를 실은 ILN과 ‘그래픽’은 ‘스피어(The Sphere)’와 함께 근대기 영국의 3대 주간 화보신문으로 손꼽힌다. 책에 실린 사진과 삽화는 1858∼1911년에 게재된 것으로 △개국을 전후한 조선인들의 모습 △거문도 사건의 현장 △청일전쟁, 러일전쟁 시기 조선의 풍경 △말기에 이른 조선 황실의 모습 등이 담겼다.
김 교수는 “조선의 청년을 건장한 흑인 모습으로 그리고, 기모노 입은 기녀들의 모습에 ‘조선의 여학생’이라는 설명을 붙이는 식으로 조선에 대한 부정확한 기술도 여러 곳에서 보인다”며 “조선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구경꾼 입장에서 보는 조선인들의 모습 등에선 조선을 비하하는 시각도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200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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