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지도 : 崔秉默 月刊朝鮮 편집장
북한이 체제선전과 북한 소식 전파 등을 목적으로 운영 중인 인터넷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
이 기사는 제목부터가 섬뜩하다. ‘괴뢰보수언론의 나팔수, 매문가들은 명심해야 한다’가 그것이다. 내용 중에도 “…악질 극우분자들이 거짓과 허위로 일관된 모략물을 밥 먹듯이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자들의 원고를 가지고 출연하는 방송원 나부랭이들까지 상전의 눈 밖에 날세라 광기를 부리고 있다”, “이자들이 만드는 모략물, 내뱉는 악담들은 우리 공화국에 대해 ‘폐쇄국가’ ‘병진로선의 실패’ ‘북에서 통일의식의 희박’ 등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 공화국의 최고 존엄까지 걸고 드는 천하 망동 짓도 서슴지 않고 있다”, “《조・중・동》 자체가 력대적으로 권력에 빌붙어 남조선에 파쇼독재의 광풍을 몰아오고 북남 간에 리간을 조성시킨 대가로 살아가는 악명높은 보수매문지들이다”는 등 입에 담지 못할 막말들이 많다.
북한은 그러면서 왜 굳이 이들만을 지목해 협박과 비난을 퍼붓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이 지목한 ‘언론인’ 중에는 KBS의 정다은 아나운서도 들어 있다. 도대체 이들의 어떤 점이 북한 당국의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이렇게 섬뜩한 협박을 한단 말인가. 그래서 북한이 지목한 ‘언론인’들이 북한의 신경을 건드리는 어떤 일을 했는지 자료를 찾아봤다. 우선 《우리민족끼리》가 보도한 내용 전문을 먼저 보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인터넷 선전 및 선동 매체다. 북한 조평통은 간혹 직접 성명 발표 등을 통해 입장을 내놓기도 하지만 인터넷매체 등을 통해서도 당국 입장을 선전하고 있다. 2003년 4월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우리민족끼리》는 조평통의 담화·성명을 싣고 수시로 자체적으로 만든 기사와 사진을 올리고 있다. 간혹 동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정치적인 기사만 다루는 게 아니라 북한이 발행한 책자, 화보는 물론 유물, 유적지 소개, 북한 요리, 게임과 전자도서관 코너도 만들었다. 2010년 8월부터는 트위터와 유튜브 계정도 운영하고 있다. 한때 페이스북 계정도 개설했지만 현재는 폐쇄된 상태다. 본사는 중국 선양(瀋陽)시에 두고 있다. 북한이 발행하는 《로동신문》, 《통일신보》, 《민주조선》의 기사와 북한 잡지인 《조선청년》 기사도 게재하고 있다. |
괴뢰보수언론의 나팔수, 매문가들은 명심해야 한다
보수언론들의 모략방송이 날이 갈수록 도수를 높여가고 있다.
《조·중·동》을 비롯하여 KBS, MBC, YTN, 《데일리NK》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이 현 집권세력의 독재부활책동과 동족대결정책을 정당화하고 우리 공화국의 존엄 높은 영상을 훼손하는 데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른바 기자, 전문가, 교수, 박사의 탈을 쓴 악질극우분자들이 거짓과 허위로 일관된 모략물을 밥 먹듯이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자들의 원고를 가지고 출연하는 방송원 나부랭이들까지 상전의 눈 밖에 날세라 광기를 부리고 있다. 특히 방송원 것들은 몸짓과 손짓, 그럴듯한 흉내를 내며 대본 내용의 반동성과 궤변을 가리고 사람들의 심리를 마비시키고 있다.
모략질에 이골이 난 자들 속에는 KBS의 정다은, 소현정, TV조선의 박종진, MBC의 김현경 방송원들도 있고 SBS의 안경식이라는 이른바 대북관계박사라는 자도 있다. 우리의 존엄 높은 체제를 헐뜯는 데는 《매일경제》 주필 김세형, 《련합뉴스》 기자 리경태, 《조선일보》 론설위원 김태익, 《동아일보》의 인간쓰레기 기자인 주성하, 《세계일보》 론설위원 옥경대 등을 비롯한 많은 모략전문가들이 가담하고 있다. 한편 북남 간에 불신과 대결을 고취하는 데서는 《세계일보》 기자 김상협, 론설위원 조정진, 고려대학교의 김성환, 남성욱, 《조선일보》 국제부장 강인선, 기자 황대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문순보, 《련합뉴스》 기자 홍제성 등이 가장 악질적으로 놀아대고 있다.
이 자들이 만드는 모략물, 내뱉는 악담들을 보아도 우리 공화국에 대해 ‘폐쇄국가’, ‘병진로선의 실패’, ‘북에서 통일의식의 희박’ 등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의 대화평화의지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살라미전술’, ‘틀에 박힌 위장공세’로 비하하고 ‘《우리민족끼리》 구호는 기만적인 표어’라느니 뭐니 하는 해괴한 말만을 늘어놓고 있다. 우리 공화국의 최고 존엄까지 걸고 드는 천하 망동 짓도 서슴지 않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구령에 합창하여 동족대결과 독재체제구축 책동에 적극 편승하고 있다. 오늘날 남조선보수언론은 객관성, 공정성을 모조리 상실하였으며 오직 모략과 날조만을 업으로 삼는 어용언론, 반동언론으로 철저히 전락되었다.
보수언론들이 집권세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 데는 그럴 만한 리유가 있다.
《조·중·동》 자체가 력대적으로 권력에 빌붙어 남조선에 파쇼독재의 광풍을 몰아오고 북남 간에 리간을 조성시킨 대가로 살아가는 악명 높은 보수매문지들이다. 그러기에 보수패당은 3개의 언론사들에 대한 자금지원은 다른 50여 개의 언론사들을 합친 것보다 곱절이나 많이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리명박 집권 시기에는 악명 높은 ‘언론관계법’ 개정안을 조작하여 남조선의 거의 모든 언론을 한 손에 거머쥐었으며 언론사 사장 자리에는 능력도, 경험도 없는 저들의 끄나풀들을 들여앉혔다. 하여 극우보수언론사들에는 량심과 의리도 없고 진리와 애국과는 거리가 먼 자들, 부귀영달과 출세를 위해 집권세력의 하수인으로 될 것을 맹약한 어중이떠중이들이 기자, 전문가, 방송원의 탈을 쓰고 기어들었다. 거기에 종편특혜까지 주어 보수언론들에 황금날개를 달아주었다.
이에 대해 남조선언론들 자체가 ‘전 정권의 언론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종편 재승인국면을 리용해 종편을 길들이는 동시에 시민사회의 전투력을 약화시키려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고 있다’고 하였는가 하면 ‘정권이 만들어준 방송사가 정권이 원하는 문제들을 터트리며 정권과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박근혜 정부가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대변인과 같은 역할을 하며 계속 보도하면 사람들은 반복되는 얘기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까밝히고 있다.
남조선의 보수언론들이 더욱 반동화의 길로 줄달음치고 있는 데는 현 집권세력이 추구하는 유신 독재부활책동과도 관련된다.
현 보수집권세력은 남조선사회를 지난 유신 독재시대 때와 같은 암흑시대로 몰아가기 위해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
지금 남조선에서는 그때에나 볼 수 있었던 극악한 탄압행위가 공공연히 감행되고 있다. 수하졸개라 하더라도 저들의 통치지반 구축에 저해가 되거나 불리하다고 생각될 때에는 가차없이 목을 떼버리는 무지막지한 행위나 정보원을 동원하여 반대파세력을 종북, 간첩으로 몰아 탄압하는 수법, 또 동족에 대한 대결모략책동에 몰두하고 친미친일 사대매국에 광분하고 있는 것이나 신통히 유신 독재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제2의 유신 독재체제의 구축을 위해 괴뢰패당은 어용언론들을 손아귀에 거머쥐고 리용해 먹고 있는 것이다.
현 보수집권세력에 의해 남조선에서 자주와 민주, 통일을 위한 진보적인 언론활동은 무참히 탄압당하고 괴뢰보수언론들만이 살판치고 있다.
하지만 남조선인민들은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각계 언론단체들을 비롯한 남조선인민들은 ‘우리는 여론의 왜곡과 조작으로 국민을 기만한 무소불위의 언론권력체의 퇴출을 요구하고 그 행동의 시작을 선포한다’, ‘각계 민주세력과 련대해 《조·중·동》 구독거부와 불매운동 등 범국민적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하면서 ‘어용언론사들을 부추겨 독재를 미화하고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정부에 진리의 힘으로 본때를 보일’ 결의를 피력하고 있다. 력사는 집권세력의 조종 밑에 진실을 가리고 온갖 모략보도를 일삼는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한 번 언급하건대 2차세계대전 후 히틀러 파쇼도배들이 전쟁범죄로 준엄한 판결을 받기에 앞서 나치즘을 설파하는 데 앞장섰던 방송원들과 기자들이 더 먼저 심판대에 올랐다는 사실을 괴뢰보수언론의 매문가들은 명심해야 한다.
남조선언론문제연구원 최득필
《매일경제》 김세형 주필, 개인 블로그 글 때문인 듯
《매일경제》 김세형 주필. |
그는 《매일경제》 칼럼을 통해서도 북한을 비판했다. 지난 10월 10일자 ‘북한경제에 벌어지는 사건들’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그는 개성공단에 갇힌 정부의 근시안적 시각을 비판했다. 그는 잇속에 영리해진 북한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한 북한 정권의 젊은 지휘부가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를 선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 내부의 주체사상과 통일정신이 희미해져 간다고도 주장했다. 뒤이어 ‘관시(關係)’와 부패로 물든 중국의 상황을 언급하며 북한도 시장경제란 대세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8월 8일에는 ‘개성공단, 중국의 훈수’란 제목의 칼럼에서 개성공단을 둘러싼 중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베이징 당국자의 말을 인용하며 김정은이 고위 간부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눈치를 본다는 등의 표현은 북한에선 불경죄(不敬罪)에 해당한다.
KBS <남북의 창> 진행하는 정다은 아나운서
KBS 시사프로그램 <남북의 창>을 진행 중인 정다은 아나운서. |
〈남북의 창〉은 김정은이 제1위원장으로 집권한 이후 북한의 사치품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을 10월 19일 뉴스로 전했다. 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이 이른바 ‘선물 정치’를 확립한 이후로 북한 사람들은 최고지도자로부터 고급 사치품을 선물로 받는다. 당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김정일 시대에 연간 3억 달러 내외였던 사치품 수입액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집권한 2010년에 4억4천만여 달러, 2011년에는 5억8천만여 달러로 31% 급증했고, 2012년에는 6억4천만여 달러로 증가했다. 리포터는 UN의 수출 제재에도 불구하고 사치품들이 꾸준히 북한으로 유입되는 이유를 중국과의 교류에서 찾았다. 나아가 사치품 유입이 북한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남북의 창〉은 또 9월 28일 방송에서 북한 예술단원들이 대대적으로 공개처형당한 사실을 보도하며 북한의 인권 문제를 조명했다. 사건의 요지는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 단장인 문경진 등 유명 예술인 9명이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8월에 공개처형당했다는 것이다. 방송은 국제인권 조약에 가입되어 있으면서도 인권을 유린하는 북한의 행위를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리포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건 국가나 통치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라고 마무리 멘트를 했다.
〈남북의 창〉 보도였지만 실제 리포트는 기자들이 했다. 정다은 아나운서가 직접 리포트를 한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북한 관련 보도 많은 KBS 소현정 기자
소현정 기자가 현재까지 보도한 기사 중 상당수가 북한과 관련된 내용이다. 2010년 3월 9일부터 통일부와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롯해 북한의 상황과 동태 등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는 주로 국제 이슈를 다뤘다.
올해 10월 24일에는 이산가족 상봉 연기 이후 대남 비난 수위를 높여오던 북한이 갑자기 유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의도에 대해 분석했다. 소 기자는 ‘김정은이 경제개발을 위해 남북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말한 북측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경제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유화정책의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핵을 통해 억제력을 강화한다는 북측 외무성의 담화도 있는 만큼 북한의 의도에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인용했다.
10월 14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며 한 대북 발언들에 대해 북한 측이 담화와 논평을 통해 비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서는 ‘치맛바람’, ‘추태’, ‘괴뢰집권자’ 등 북한 측이 사용한 원색적인 단어들을 그대로 인용했다.
소 기자가 보도한 기사 중에는 진실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기사도 없지 않다. 소 기자는 2010년 10월 14일에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그해 8월에 중국에서 아버지를 만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그 자리에서 아버지에게 자신의 동생인 현 북한 제1위원장 김정은이 “천안함 사태를 일으켰는데 왜 묵인했나”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중국 정부 내에 있는 김정남 측근의 발언을 토대로 했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김정남은 아버지 김정일에게 동생 김정은의 행동을 질책하며, 아버지가 계속 묵인하면 자신도 제 길을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이 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북한 집권층의 대화 내용을 모두 도청하지 않는 이상 어떻게 이런 일을 확인할 수 있느냐는 것이 비판의 요지였다.
북한이 말하는 이른바 ‘최고 존엄’의 대화를 이처럼 보도한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임에 틀림없다. 북한은 어떤 기사보다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건드리는 문제에 민감하다. 허락없이 게재할 경우 호의적인 기사라도 북한은 위협을 일삼은 사례가 많다.
한편 소 기자의 보도에 대해서는 《한겨레신문》 게시판, 민주언론시민연합 블로그 등에서 “대결적인 보도를 많이 한다”, “분석이 부족하다” 등의 비판을 많이 받은 적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MBC 〈통일전망대〉 진행 김현경 기자와 SBS 안정식 기자
MBC 북한전문기자 김현경. |
〈통일전망대〉에서 김 기자는 진행을 맡을 뿐 직접 리포트를 하지 않는다. 때문에 KBS 정다은 아나운서와 마찬가지로 최근에 직접 북한을 자극할 만한 발언을 한 사례는 없다. 가장 최근이라고 해야 올해 4월 26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하여 북한이 개성공단에 폐쇄 통보를 내린 의도를 분석한 경우다. 김 기자는 당시 “어떻게 보면 북한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것은 예고된 수순과 결과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개성이 달러박스이기 때문에 북한은 결코 개성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우리 측 언론의 보도를 인용했다.
그러나 김 기자가 통일부를 출입할 당시에는 북한이 싫어할 만한 각종 보도를 많이 했다. 이번에 북한이 김 기자를 지목한 것은 과거 김 기자의 기사가 아니라 아마도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MBC와 KBS에서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두 사람을 모두 ‘매문자’로 규정한 것이다. 북한이 이 프로그램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가를 짐작게 한다.
SBS 안정식 기자. |
그는 10월 22일 SBS ‘취재파일’을 통해 문수놀이장을 7번이나 찾은 김정은의 계획을 집중 분석했다. 문수놀이장은 김정은의 지시로 평양의 대동강변에 10월 16일 준공된 대규모 물놀이 시설이다. 안 기자는 최고지도자가 관심을 갖는 곳에 자원이 우선적으로 배분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 대상이 위락시설이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의 현지 지도에 대해 토를 다는 일은 북한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또 그가 한국과 미국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한 10월 15일 기사도 북한에는 거슬렸을 것이다. 안 기자는 북한 국방위 대변인 성명에 대해 ‘다분히 수사적인 표현으로, 과격한 표현을 하기로 유명한 북한의 언급 하나하나에 과도하게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논평했다. 또한 김정은이 야심 차게 준비해 온 사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대외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도 긴장 고조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도 했다.
채널A 박종진 앵커와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
채널A 시사프로그램 <박종진의 쾌도난마>를 진행 중인 박종진 앵커. |
북한이 시비를 걸 만한 그의 발언은 여러 건이다. 9월 27일 김성만 전 해군사관학교 교장이 출연하여 “복지 예산을 줄이면 안 되니까 다른 방향으로 북한이 빨리 무너지도록 군사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말하자 박 앵커는 “군사 인사를 잘하면 북한을 금방, 몇 년 안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말씀이냐”며 그의 발언을 재차 확인한 적이 있다.
8월 29일 프로그램 오프닝에서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 “왜 이러십니까, 무슨 그리 좋은 일이 있다고 잇몸이 보이도록 환히 웃어 보이십니까”라고 조롱하는 말투로 말한 적도 있고, 이 의원을 포함한 통합진보당원들을 가리켜 “당신들”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5월 19일에는 박 앵커가 패널들에게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것이다’, ‘북한이 제대로 훈육이 되도록 단전단수해야 한다’는 질문에 OX를 들게 한 적도 있다. 이 또한 북한으로선 괘씸하게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
탈북자 출신으로 북한 소식을 전달하고 있는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 |
2003년 《동아일보》에 입사하여 국제부 기자로 활동 중이다. 현재는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란 제목의 블로그에 북한의 실상을 알려주는 글을 주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그는 취재기사보다는 《동아일보》의 ‘뉴스룸’ 코너를 통해 북한의 실태를 평가하는 칼럼을 주로 쓰고 있다. 주 기자가 올해 9월 24일에 작성한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은 반갑지 않은 이유’란 제목의 칼럼을 살펴보면 이산가족이 북한 당국에 의해 적대계층으로 분류된다고 나와 있다. 그는 북한에 있어 이산가족 상봉이란 인륜의 문제가 아닌 대남 전술적 차원의 일환일 뿐이며, 적대계층에게 어쩔 수 없이 베푸는 호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 이산가족의 수가 줄어드는 것을 북한은 반기고 있다고 말한다. 북한으로선 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이 외에도 주 기자가 10월 25일 블로그에 올린 ‘북한 보위부가 삭제한 ‘부적절한 사진들’, 그 이유를 알고 보니…’란 글에서는 사진을 검열하는 북한 세관의 실태를 폭로하고 있다. 그 증거로 한 스웨덴 기자가 촬영했지만 삭제당한 사진을 함께 실었다. 그러면서 군인 네 명이 전방을 주시하는 사진, 군인 한 명이 경계를 서고 있는 사진, 군인이 여권을 검사하는 사진 등은 군인을 찍지 말라는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삭제당했다고 이유를 적고 있다.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광장 위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가 세워진 모습을 찍은 사진도 올려놓았는데, 그것이 검열에 걸린 이유에 대해 주 기자는 “전봇대가 김일성과 김정일 사이를 갈라놓았다”고 했다.
《조선일보》에선 김태익·강인선·황대진 3명 지목
《조선일보》 김태익 논설위원. |
이 중 김태익 위원은 올해 3월 14일 《조선일보》의 ‘만물상’ 코너를 통해 걸핏하면 욕설을 퍼붓는 북한 정권을 꼬집었다. 그는 ‘북한식 욕설’이란 제목 아래 이명박 정부의 비핵(非核) 3000 통일정책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TV가 “미국의 식민지 예속(隸屬) 경제 주제에 남의 국민소득 문제를 가지고 어쩌고저쩌고하는 것은 삶은 소대가리가 웃다가 꾸레미(꾸러미)가 터질 노릇이다”고 말한 것을 비판했다. 또 관영방송이나 당 기관지가 너나 할 것 없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쥐새끼’라고 표현하거나 ‘역도(逆徒)’, ‘부정부패 왕초’, ‘협잡배’, ‘사대매국노’, ‘정치매춘부’, ‘문민 괴수’, ‘괴뢰 통치배’ 등으로 표현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위원은 지난 10월 1일에는 무단으로 방북해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고 각종 행사에 참석한 조모씨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참배는 무죄’라고 선고한 것을 비판했다. 사실 이 기사는 김 위원뿐 아니라 우리나라 거의 전 언론이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왜냐하면 당시 판사가 김일성 시신 참배에 대해 동방예의지국 운운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이 칼럼에서 김정은이 할아버지뻘도 더 될 것 같은 북한 고위층 수행원들에게 담배를 물고 지시를 내리는 모습의 사진을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에 무슨 예의가 있느냐는 투였다.
《조선일보》 강인선 국제부장. |
황대진 기자의 경우에는 현재 통일문제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북한과 관련해 여러 비판적 기사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그가 최근에 쓴 기사를 보면 정말 북한이 문제를 삼을 만한 기사들이 수두룩하다. 그는 10월 24일 중국 외교문서를 통해 밝혀진 김일성의 1965년 ‘제2의 한국전쟁’ 기도 계획을 어느 매체보다 앞장서 단독 보도했다. 6·25 남침조차 인정하지 않는 북한인데, 제2의 6·25와 관련해서는 더욱더 거짓이라고 잡아뗄 것이 뻔하니 황 기자가 얼마나 미웠겠는가.
황대진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
이것뿐만이 아니다. 9월 5일에는 김정은이 통치력 과시를 위해 추진한 마식령 스키장, 평양 미림 승마장, 잔디 심기의 3대 역점 사업이 북한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의 역점 사업은 대부분 재원 뒷받침이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기한 내 완공만 강요하다 보니 그 부담이 모두 주민들에게 돌아가면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연합뉴스》 이경태 기자와 홍제성 기자
《연합뉴스》는 통신회사이다. 각 언론사에 기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특별히 주장이란 것이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연합뉴스》의 두 기자가 북한의 지목 대상이 된 것은 의외다. 실제 조사를 해봐도 이들 두 기자가 북한을 자극할 만한 기사를 쓴 것이 없다.
이경태 기자는 올해 10월 5일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한 북한의 새로운 경제개혁 방안을 보도했다. 그는 보도에서 북한이 처음으로 시장경제를 도입한 2002년의 7·1조치와 현재의 경제개혁 방안을 비교하며 시장경제에 개방적으로 변한 북한의 정책을 보여줬다. 동시에 “김정은의 권력체제가 안정화되려면 경제적인 성과를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분석까지 제시했다. 그야말로 중립적인 보도다. 다만 이전까지의 경제개혁 방안에 대해 ‘땜질식’이라는 부정적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으나 이 표현은 이미 10여 년간 여러 차례 여러 매체에서 언급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홍제성 기자는 국제뉴스부에 근무한다. 부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을 전문으로 다루는 곳도 아니다. 눈에 띄는 기사라면 2010년 5월 중국 단둥에 1급 경비체제가 가동된 가운데 도착한 북한의 여객열차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였다는 기사를 쓴 정도다.
최근에 홍 기자가 쓴 기사는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북한식 ‘대화와 압박’의 한 전략”이라는 정도의 논평과 분석이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매문자, 거짓말 운운하며 흥분할 일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실제 이들 기자의 기사를 분석한 전직 통일부 고위간부도 “북한이 평상시 위협하고 시비를 거는 기사와는 완전히 다르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일보》 옥영대·조정진 논설위원
《세계일보》 옥영대 논설위원. |
《세계일보》 조정진 논설위원. |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의 신뢰를 전제로 한 대북정책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이산가족 상봉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현 정책하에서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속된 말로 북한을 꼬시지 못하면 효과를 낼 수 없다’”, “우리 언론의 보도와 달리 중국이 북한 핵실험을 근본적으로 저지할 수 없다. 북한 정권의 붕괴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정도다.
북한의 살라미 전술 언급한 《문화일보》 김상협 기자
《문화일보》 김상협 기자. |
그런데 《우리민족끼리》가 살라미 전술을 언급한 기자로 지목한 이가 바로 《세계일보》 김상협 기자다. 김상협 기자는 《세계일보》에는 없다. 아마도 《문화일보》에 근무하는 김상협 기자를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정치부 차장을 맡고 있는 《문화일보》 김 기자는 10월 2일의 ‘꿈쩍않는 韓·美 겨냥한 흔들기… 전형적 살라미 전술’이란 기사를 썼다. 그는 이 기사에서 10월 1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이 밝힌 요구사항을 나열하며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10월 16일에는 ‘대기업 해외법인 北사이버 공격 먹잇감’이란 기사를 썼다. 그는 이 기사에서 ‘대기업의 해외지사들이 북한 사이버 공격의 상대적으로 쉬운 희생양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살라미 전술이란 용어는 북한 관련 보도를 할 때 기자들이 흔히 쓰는 용어다. 외교 관련 기사에도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도 북한이 이런 식으로 공격 대상에 넣었다는 점은 아무래도 최근 북한이 국제적인 고립 속에서 예민해진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가능하게 한다.
고려대 김성한·남성욱 교수,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북핵 관련 대담 중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오른쪽)와 김성한 교수. |
김 교수는 9월 26일 《조선일보》에 ‘시리아 사태의 성찰을 통한 북핵 해결’이란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칼럼에서 핵개발용 원자로를 공격받자 화학무기를 만든 이라크와 시리아가 결국 정권 붕괴 위기에 처했다고 언급하며 북한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핵실험을 세 번씩이나 강행한 북한에 예방적 대응책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대북 압박의 끈을 더욱 조이는 ‘적극적 대응’은 외교적 해법의 진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적었다.
김 교수가 4월 30일 채널A에 출연, 개성공단 사태를 바라보는 북한의 속내를 묻는 앵커의 질문에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 1억 달러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이 정도의 금액과 관련해 우리와 북한 사이에 상당한 비중 차이가 있을 것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으로부터 상당한 혜택을 보고 있는데 그 혜택을 하루아침에 던져버리기에는 북한 당국도 어렵지 않을까.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북한은 상당히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답한 것도 북한으로선 듣기 불편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대학의 남성욱 교수 또한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학자다. 그는 북한과 관련한 칼럼 기고, 연설 등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북한이 왜 그를 지목했는지는 그의 최근 활동만 봐도 곧바로 알 수 있다. 그는 10월 24일자 《중앙일보》에 ‘김정은 2년 통치의 3대 키워드’란 시론을 실었다. 그는 여기에서 김정은을 선대 통치의 영향력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불안한 권력자’라고 표현했다. 칼럼에서 제시한 김정은 정권의 키워드는 숙청과 호전성, 놀이공원과 위락시설 건설, 그리고 핵·경제 건설 병진노선 세 가지다. 북한의 이른바 ‘최고 존엄’을 ‘무참하게 능멸한’ 것으로 북한은 봤을 것이다.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역시 북한 관련 칼럼을 많이 기고하고 있다. 그 또한 북한 체제의 아픈 점을 자주 거론한다.
문 위원은 ‘북한의 기만전술을 경계한다’는 《세계일보》 9월 23일자 칼럼에서 북한이 최근에 취했던 일련의 유화조치를 위장 평화공세에 불과하다고 못박았다. 7월 9일 《서울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는 “북한까지 ‘국정원 죽이기’에 나선 마당에 국정원 조직을 폐지하자는 논의는 부당하다”고 썼다. 북한 ‘최고 존엄’을 건드린 칼럼도 눈에 띈다. 《동아일보》 칼럼에서 그는 “북한은 지도자로서 업적이 전무한 20대 청년을 정권의 최고지도자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비용을 들인 것이다”라고 했다. 북한 같았으면 벌써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을 법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