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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가 '한국의 미래'를 이야기한 것 같다

이강기 2019. 11. 11. 09:25
짐 로저스 “도쿄올림픽 때문에 일본 쇠퇴할 것”…왜?


동아일보
2019-11-10 22:25수정 2019-11-10 22:28


짐 로저스. 동아일보 DB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77)가 일본 경제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내놨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일본 부흥의 호재로 삼겠다고 하지만, 로저스는 도쿄올림픽 때문에 일본이 쇠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경제주간지인 동양경제는 최근 도쿄와 교토, 오사카 등에서 순회강연을 한 로저스의 발언을 요약한 투자전문가의 글을 10일 실었다.

동양경제에 따르면 로저스는 도쿄올림픽에 대해 “겉보기에는 좋은 면도 있다. 도로가 개선되고, 새로운 경기장이 생긴다. 이러한 사업과 관련된 이들은 일정한 은혜를 입을 수 있다. 정치가도 긍정적인 성과를 주장한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그는 “역사적으로 올림픽은 국가에 돈벌이가 된 사례가 없다. 일부 국민들에게 단기적인 수입을 줄지 몰라도 국가 전체로는 오히려 폐해를 끼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부채는 더욱 커질 것이며 이는 대중에게 나쁜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오래 지나지 않아 올림픽의 폐해가 일본을 침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분노하지 않는 젊은이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로저스는 “만약 내가 일본 젊은이라면 이런 현실에 강하게 분노하고 불안으로 가득할 것이다. 그런데 불안을 가진 젊은이는 적은 것 같다. 일본 젊은이들은 종사 희망 1위로 공무원을 꼽았다고 하는데 이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선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로저스는 “2017년 11월 미국의 한 투자 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가 10살 일본이라면 AK-47 자동소총을 구입하거나 이 나라를 떠나는 걸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방송되자마자 큰 화제가 됐는데, 이건 장래 일본 사회를 내다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로저스는 30년 후 일본의 모습을 어떻게 전망할까. 역시 비관적이었다.


“30년 후 일본에선 지금보다 많은 범죄가 일어날 것이다. 현대 일본인이 미래 세대로 넘긴 청구서를 지불할 단계가 되면 국민 전체가 불안을 느낄 것이다. 50년 후에는 일본 정부에 대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회불안은 범죄와 폭동, 혁명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일본인은 다르다’, ‘폭동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역사상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는 사회현상이다.” 

로저스는 1964년 예일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후 22세 때 미국 경제의 중심지인 월가에 첫 직장을 구했다. 주식과 채권 등 금융시장을 배우고 갑자기 영국으로 떠나 1966년 옥스퍼드대에서 철학, 정치, 경제학 학사 학위를 땄다. 월가로 다시 돌아와 1973년 헤지펀드계 대부인 조지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설립했고 10년간 4200%의 수익률을 올렸다. 1980년 38세로 돌연 은퇴를 선언한 뒤 116개국을 여행했다. 현재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강연을 다니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