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韓.中關係

20차 당대회 보고서로 본 중국경제의 미래

이강기 2022. 10. 31. 10:47

[금요진단] 20차 당대회 보고서로 본 중국경제의 미래 

2022-10-28 11:57:20 게재 내일신문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 막을 내렸다.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3기 연임 여부가 가장 주목을 받았으며 예상대로 됐다. 6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도 모두 시자쥔(習家軍)으로 구성이 되면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의 기틀도 마련됐다.

이번 20대 당대회에서 중국공산당 당장(黨章)도 수정됐다. 개정 당장은 시진핑을 당 핵심으로서 지위를 확립하고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다는 '2개의 확립'을 적시했다. 이제 세계의 관심은 시진핑의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 실현에 박차를 가할 중국경제 미래에 쏠리고 있다.

시진핑이 제시한 중국식 현대화 의미

시 주석이 보고한 72쪽, 1만4000자 분량의 보고서는 15개 목록으로 구성됐다. 핵심은 '중국식 현대화'와 '국가안전'이다. '중국식 현대화'의 의미는 반드시 중국공산당이 현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특정조건에 기반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현대화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거대한 인구의 현대화 △모든 인민의 공동부유의 현대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조화로운 현대화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현대화 △평화로운 발전의 길을 걷는 현대화라는 것이다. 뜬 구름 잡는 이야기 같이 들리지만 이것이 시진핑의 중국이 가고자 하는 길이다.

이중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현대화'는 미래 중국 산업화는 반드시 친환경으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음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조화로운 현대화'는 물질적 풍족을 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마인드와 건전한 생활태도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연예인이나 아이돌 등과 같은 '우상' 소비는 못하게 한다. '거대한 인구의 현대화'는 전례없는 14억 인구의 산업화를 실현해야 하는 엄준한 현실에서 중국만의 독특한 산업화를 실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뜻이며, 이를 위해서는 '평화로운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식 현대화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모든 인민의 공동부유'라는 표현이다. 이는 시진핑 3기 시대의 핵심과제가 부의 재분배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보고서 표현을 빌리면 △노동에 기반한 분배를 위주로 여러가지 분배가 병존하도록 보완하고 △기회의 공평을 추진하며 △저소득자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중소득계층 확대를 추진하며 △소득분배질서와 부의 축적체제를 규범화(規范財富積累機制)한다.

이중 마지막 '부(富)의 축적체제를 규범화한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표현으로 주민들의 자산축적 과정을 법규화하겠다는 의미다. 자산축적은 일반적으로 자본시장과 은행시장, 부동산시장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이는 앞으로 이들 시장에 대한 규범화 관리가 강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소자본 기업을 위해 보다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는 대신, 시장 독점력이 있는 기업들에 대한 통제는 강화할 전망이다.

빈부격차의 큰 요인이 되었던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한편으로 안정화 노력을 강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정책을 통해 더 많은 무주택 가구가 저렴한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과 경제성 있는 주택건설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동산세와 유산세 도입을 통해 수십채 수백채 부동산을 보유한 부자들에 대한 법적인 관리를 강화할 것이며 이를 위한 제도를 더 빨리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중국의 경제발전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았고 가계마다 소득수준도 비슷했다. 하지만 수십년 급속한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시장메커니즘이 작동하면서 소득은 더 많은 잉여를 남겼다. 이러한 잉여는 저축 형태뿐만 아니라 유가증권 부동산 금융자산 보험상품 등을 통해 다양한 부를 창출했으며, 다층적 자본시장의 발전과 개혁개방에 따라 부의 빈부격차가 확대됐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시진핑정부가 중산층 확대를 통한 올리브형 사회구조 형성을 촉진하고 부의 축적 메커니즘을 규범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부의 양과 축적된 자산 및 세대간 부의 이전 등에 대한 규제 및 제도설계를 통해 중국의 1차분배, 재분배 및 3차분배의 조화로운 실현을 위한 틀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공동부유'가 결코 '한솥밥 먹기'와 '평균주의' '일률적 추진'의 개념이 아니라고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이번에 '부(富) 축적 메커니즘의 규범화'를 내세운 것도 사람들이 경제건설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일 뿐 자신의 부의 안전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대만문제 모든 수단 동원 가능성 열어둬

시 주석은 보고서에서 △홍콩과 마카오가 중국에 귀속된 이후 고도의 자치방침을 확고히 했고 △법에 따라 홍콩과 마카오를 통치했으며 △중앙의 전면적인 관리권한을 실현하고 △'애국자가 홍콩과 마카오를 통치한다'는 원칙을 유지한 것이 지난 10년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꼽았다.

대만문제와 관련, 이것은 중국인 스스로의 문제이므로 중국인이 결정하는 것이며 최대한 성의와 최대한의 노력으로 평화통일을 쟁취할 것이나 외부세력이 간섭할 경우 '무력' 사용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선택사항으로 남겨놓을 것이라는 표현으로 서방세계에 대한 경고를 날렸다.

시진핑 주석의 3기 연임기간 대만통일에 나설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는 알 수가 없지만 중요한 것은 그 확률이 0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앞으로 중국정부는 군사력 강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올해 들어 중국인민해방군은 전쟁을 전제한 실전 시뮬레이션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공동 군사작전훈련도 진행해왔다.

이번 보고서의 또 다른 키워드는 '국가안보'다. '안전'이라는 단어 출연 빈도수가 역대 최다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중국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 중국 당국이 가장 많이 썼던 표현은 '중요한 전략적 기회' '평화와 발전은 이 시대의 주요주제' 등이었다. 이는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특별히 걱정할 정도의 위협이나 위험이 없다는 고위당국자의 인식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번 당대회 보고서에서 시 주석은 '안전' '투쟁' '리스크' 등을 강조했다. '중요한 전략적 기회'라는 표현은 '중요한 전략적 기회와 리스크 및 도전이 병존하는 시기'로 바뀌었다. '불확실성과 예견할 수 없는 위험요소가 상승하고 있다'라는 인식이다.

실제 중국이 처한 국제적 환경은 개혁개방 이후 가장 악화됐다. 서방세계의 공급망 탈중국화 추세와 반도체 인공지능 클라우드컴퓨팅 배터리 등 핵심기술 영역에서의 배제정책은 중국 스스로 이들 영역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가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엄준한 현실을 의미한다.

시진핑 3기 중국정부는 국가안보와 경제안정, 사회안정에 집중할 것이다. 정부는 국가안보가 민족부흥의 근본이고, 사회안정은 국가강성의 전제라고 언급했으며, 앞으로 국가안보능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가정권의 안전 수호, 제도 안전, 의식형태의 안전을 확고히 하고 식량, 에너지 자원, 중요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3기 심도있게 파악해야 하는 이유

중국의 국가안전은 한국의 이익과도 밀접히 연관된 문제다. 대만해협에서의 전쟁위험 확산은 한반도의 전쟁위험 확산과 같은 뜻이다. 남의 일이 아니다.

1위 수출국이자 수입국인 중국경제의 연착륙 또한 한국의 수출과 수입의 안정성에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 및 개인 투자자 모두 기회 확보와 리스크 관리 강화를 그 어느 시기보다 강화해야 하는 시대적 운명에 처해있다. 중국을 더 심도 있게 알아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