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싶은 詩 모음

묘비명 - 강파월

이강기 2015. 8. 31. 10:46
묘비명

             강파월


못다 피어서 져간

꽃들이 모여

외롭게 산다



영원으로 손짓하는

이 언덕에 누우면

푸른 회상이 새겨진 지난 나날



내려다 보이는 바다여

안벽에 부딪치는 파도

여울 이루는 조류따라

사철은 오가건만

아아! 누워 있기가 너무나 심심하구나



체념하므로 차라리 억겁으로

살아가는 말 잃은 묘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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