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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만 교수의 "국제분쟁의 이해"(나이 교수 저) 추천사

이강기 2015. 9. 1. 23:40
호프만 교수의 "국제분쟁의 이해"(나이 교수 저) 추천사    
 
 

추천사

 

나이 교수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그는 나 역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논제들, 이를테면 국제 및 지역 조직체, 국가 간의 상호의존성과 전통적인 경쟁 사이의 상호작용, 핵무기의 정치적 도덕적 역할, 냉전기간과 그 이후의 미국 외교정책, 그리고 국제 지배 권력의 한계와 가능성 등에 관해 명료하고 간결하며 박식한 필치로 이 책을 써 냈다. 나이 교수는 정중하게 나의 제자였음을 인정하고 있는데, 우리 둘은 하버드대학에서 이 책의 기초를 이루는 국제 분쟁에 대해 함께 가르쳤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그가 나한테서 배웠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그에게서 배웠다. 이는 그가 국제경제 업무에 출중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일 뿐 아니라 카터와 클린턴 행정부의 고위 관료로서 귀중한 실행경험을 통해 세계정치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8세기 말과 19세기 초의 저 위대한 미국 지도자들이 지녔던 가치 중 하나인 사려 깊은 평정심을 갖고 국제분쟁에 관한 연구에 임하고 있다. 그의 평정심은 일상의 경우보다 훨씬 출중한 재능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그가 항구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져 균형 잡힌 시각으로 결과를 도출하도록 도와주는 호기심과 지식과 정치철학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또한 어떻게 학설이 역사의 연구에 자양분을 줄 수 있는지, 그리하여 후자가 어떻게 불가피하게 철학적 도덕적 결론으로 이끄는 지를 이해하는 재능으로 뭉쳐진 것이다. 이것은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 베버(Max Weber), 아론(Raymond Aron)과 같은 저술가들이 지닌 노련한 기술이다. 특히 방법론을 둘러싸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작금에 일반론의 한계와 결과를 해석하는 많은 방법들을 그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나이교수의 현실감각은―심지어 저 차가운 괴물인 국가에 관한 연구에서 조차―결코 냉소적으로 도덕론을 배격하지 않고 있으며, 권력 연구에서 그가 소프트 파워(soft power)'라고 부른 것, 즉 강제하고, 약자를 괴롭히고, 을러대고, 매수하는 권력이 아니라 지혜와 모범과 경청을 통해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고 감화력 있는 권력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서 놀랄 일이 아니다. 이런 것들은 세상사에서 중요한 것이 종종 과소평가되고 있는, 그리고 미국 외교정책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필요한 자질이다.

 

 

나이 교수가 20세기에 전략적 경제적 문제를 다루어 중요한 신기축을 이루게 된 것은 그의 예리한 식별력과 사고력 덕분이며, 그것이 아직도 그를 일시적인 열의와 유행을 쫓는 슬로건으로부터 그를 보호해주고 있다. 그는 심원한 가치와 편견 없는 신뢰는 물론 위대한 통찰력과 초연함, 그리고 결단력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이 모든 미덕이 이 책 속에서 들어 있다. 내 생각에 이 책은 지성을 갖춘 학생들이 세계정치를 이해하는 데 가장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엔 역사, 정치철학, 정치이론 및 분석이 완벽하게 혼합되어 있다. 이 책은 독자들을 과도하게 사소한 일에 몰두하게 하는 대신 중요한 사건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훌륭한 사회과학자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 이를테면 정치적이면서 동시에 도덕적인 ‘설명’(즉 원인 제시), ‘해석’(의미 제시), ‘평가’를 하고 있다. 이 책은 나이 교수 본인에 의해, 그리고 그의 친구이며 나의 친구이기도 한 케오헤인(Robert Keohane)에 의해 정교하게 만들어진 용어인 “복잡한 상호의존(complex interdependence)"의 세계와 국가 간의 갈등을 가진 세계를 구분하고 있다. 이 책은 핵무기 확산을 예방하고 폭정에 항거하여 민주주의를 지원하기 위한 테러리즘과의 투쟁 필요성과, 국제법 및 국제적 정통성의 기준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성 사이의 긴장상태를 증명해 보인다. 이 책은 지구화와 정보혁명의 독창성과 한계 둘 다를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지혜로운 책이다. 이 지혜로움은 어떤 사건이 야기할 수 있는 논점의 여러 측면과 많은 논거들을 이해하는 나이 교수의 능력에서 오는 것이며, 아울러 과잉에 대한 거의 특이한 그의 불신에서 오는 것이다(미국 외교정책의 경우, 십 수 년 전에 번창했던―그리고 그가 반대했던―"쇠퇴주의(declinism)"에 대한 불신과 그가 최근에 낸 책에서 설득력 있게 비난한, 현대의 “자기과신”인 일방주의에 대한 불신 둘 다가 해당된다.) 이 책은 또한 인간애, 상식, 사려분별, 그리고 쓰고, 가르치고, 다양한 인간적인 체험을 반영하고, 그리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선견지명이 있고, 역동적이고 학구적인 중개자로 행동하면서 개성을 마음껏 훌륭하게 드러내고 있는 완전성이 나무랄 데 없이 혼합돼 있기 때문에 지혜로운 책인 것이다. 나는 그의 침착성과 재능에 찬탄을 금치 못한다. 이런 멋지고 훌륭한 사람과 우정을 갖게 된 것에 깊이 감사한다.

 

스탠리 호프만

하버드 대학 버턴위즈 유니버시티 교수

 

 (20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