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의 그 목거리도 털렸을까?
20여 년 전
바빌론 아쉬타르 성문 앞 허름한 간이박물관에
BC4000년에 주인
떠나보내고
홀로 남겨져 쓸쓸해 뵈던 그 호박 목걸이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목에 걸고 나가면
밀라노 어느 장인
솜씨냐고
보는 여인들마다 침을 삼키며 감탄을 연발할 것 같은
너무너무 정교하고 아름답던 그 목걸이
<이게 6천 년 전
인간의 솜씨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아 한참이나 사람을 붙잡아 놓던
먼지 뽀얀 유리 곽 속의 그 목걸이
그 목걸이도
이번 난리 통에 털렸을까?
불쌍하고 아까워라!
...........................
혜초도
보고 감탄했을 바미안의 그 입 쫙 벌리게 하는 석불은
쾅쾅 대포 쏘아 박살내고
예수님 태어나기 수천 년 전 그 전설 같은 문명의
자취들은
백주에 먼저 본 놈들이 털어가 버리고
..........................
참 잘들 논다
이게
어디 문명세상이냐
개판이지
(2003.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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