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가는대로

확 뜯어고치려다 세월 다 보내는 나라

이강기 2015. 9. 9. 10:57

확 뜯어고치려다 세월 다 보내는 나라

 

(2004년 3월6일)

이 나라에서
말께나 할 줄 알고 글께나 쓸 줄 아는 사람
"개혁" 소리 입에 달지 않는 사람이 없다.

"개혁"이
타령이 돼 버렸다.
염불이 돼버렸다.

마침내
이데올로기가 돼 버렸다.

건국 후 56년간
"개혁" 외치지 않은 정부 없었고,
"개혁" 외치지 않은 야당 없었고,
"개혁" 외치지 않은 정치인, 지식인 없었건만,
아직도 입만 열면 "개혁" "개혁" 하고 있으니,

이러다간
이 나라 누천년 "개혁"만 부르짖다 끝나고 말 것 같다.
계속 확 뜯어 고치기만 하다가
전통은 언제 세우고
문명은 언제 건설하나?

대저 선진국들을 보면
한 세대 내지 최소한 10여년간 폐단이 쌓이면
비로소 "개혁"이란 말 입에 올리는 것 같던데,
이 나라는 어떻게 된 건지,
한시도 "개혁" 안하고는 못사는 나라가 돼버렸고,
아이들 말 배우자 첫마디가 "개^혁!" 하고 내뱉는
나라가 돼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