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싶은 詩 모음

백제고도 부여에서

이강기 2015. 9. 27. 16:39

백제고도 부여에서

 

 

 

 

 

1

 

따뜻한 봄날에 동무들과

 

백제의 옛 서울 찾았더니

 

무심한 구름은 오락가락

 

바람은 예대로 부는 구나.

 

 

 

 

2

 

부소산 얼굴은 아름답고

 

우는 새소리도 즐거워라

 

성터는 지금도 반월이란

 

이름과 한 가지 남아있다.

 

 

 

3

 

백마강 맑은 물 흐르는 곳

 

낙화암 절벽은 옛모습이건만

 

꽃처럼 떨어진 궁녀들의

 

길 고긴 원한도 멈췄을까?.

 

 

 

4

 

고색도 창연한 평제탑은

 

외로이 섰지만 큰절 예터라

 

높으신 스님들 모셨으니

 

오늘까지 유구하리 전하도다

 

 

 

5

 

반갑다 부여 땅 산천초목

 

모두가 회구(懷舊)의 느낌이라

 

떨어진 기왓장 한 쪽에도

 

천년 전 문화 향기 그윽하도다.

 

 

 

6

 

고란사 정겨운 풍경소리

 

청아한 목탁음 듣기엔 좋다

 

천년을 이어서 울리건만

 

듣는이 지금은 나 홀로 뿐

 

 

 

 

 

7

 

강 건너 기슭에 넓은 마당

 

병화에 살아진 군창터로다

 

백성들의 속태운 가슴이던가

 

낱알만 검으스레 흩어졌구나

 

 

 

8

 

눈 돌려 지는 해 바라보니

 

아스라이 황혼 속에 잦아드는 건

 

의자왕 일행들 눈시울인양

 

석양은 처절쿠나 붉게 물들어

 

 

 

9

 

부여성 궁궐마다 화염에 불타

 

오랑캐 당군들의 험한 노략질

 

울부짖는 소리는 원한에 차고

 

갈곳 잃은 백성들 목놓았으리

 

 

 

10

 

오천결사 함께한 계백장군도

 

소년관창 가슴저린 어린투혼도

 

목숨은 하나건만 흔쾌히 던진

 

우리네 가슴 깊이 새겨주었소

 

 

 

11

 

신라까지 넘보랴는 검은속샘도

 

라당간에 시법(試法)으로 힘을 겨루어

 

수만 창생 목숨 앗을 험한 병화(兵禍)

 

지혜로운 연안백(延安伯)이 말리셨구나

 

 

 

12

 

하마터면 좁은반도 불덩어리로

 

고스란히 됫놈들에 짖밟혔을 걸

 

지금은 군위(軍威)땅에 삼장군당(三將軍堂)

 

기리기리 이 은공(恩功)을 전해주누나

 

 

 

13

 

하늘에 흰 구름이 무심하지만

 

때때로 뿌려지는 이슬비는

 

지난날의 슬픈 역사 기억하라고

 

뭇 사람 마음들을 일깨우도다

 

 

 

14

 

천지간에 이내 몸이 태어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닌 역사인 것을

 

은혜로운 시조공(始祖公)의 품은 웅지를

 

자손들은 영원토록 잊지 말기를

 

 

 

 

 

 

 

 

 

 

 

백제의 꿈(가요 가사)

 

 

 

 

 

반월성 넘어 사자수 보니

 

흐르는 붉은 돛배 낙화암을 감도네

 

옛 꿈은 바람결에 살랑거리고

 

고란사 저문 날엔 물새만 운다

 

물어 보자 물어 봐 삼천궁녀 간 곳 어데냐

 

물어 보자 낙화삼천 간 곳이 어데냐

 

 

 

낙화정 아래 두견새 울어

 

흘러간 천년전의 백제꿈이 새롭다

 

분황사 옛터전에 저녁연기는

 

무심한 강바람에 퍼져 오르오

 

물어보자 물어봐 삼천궁녀 간곳 어데냐

 

물어보자 낙화 삼천 간 곳이 어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