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명 | 삼천리문학 제2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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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1938년 04월01일 |
기사제목 | 作家日記, 「大地」와 「地下村」 |
필자 | 兪鎭午 |
기사형태 | 문예기타 |
作家日記, 「大地」와 「地下村」
兪鎭午
1월 18일
오전 3시가 지난 후 겨우 잠간 눈을 붙엿다가 언 듯 깨어보니 벌서 여덜시 반이나 되엿다. 불이야 불이야 세수를
한다. 밥을 먹는다. 소동을 치는데 벌서 어제밤 약속대로 S씨가 자동차를 갖이고 와서 뿡뿡 울닌다. 차 안에는 I씨도 타고
잇섯다.
교무실에서 한참 일을 보고 열두시 반까지의 뷔인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다. 방에 들어서는 길로 거울을 보니
예상대로 추하게 충혈된 두 눈. 상을 찦으리고 소파에 누엇스나 아침에 바뻬서 封도 뜻지 몯한 채 갖이고 온 K편지가 마음에 걸녀 도로 이러낫다.
K에 편지는 상당히 장문의 것이엇스나 전번 내가 지적한 여러 가지 점에 대해서는 별반 해명함이 업섯다. 그러나 어쨋든 이 몇 일 동안 대단
불쾌하엿든 마음은 얼마쯤 사러젓다. 값싼 감정이나 역시 이것이 인간성이라는 것일 것이다.
도로 들어누어 倫敦타임스 주간판 封을 뜻고 화보면을 들여다 보다. Armament-making이란 굵은 활자밑에
14인치 해군포를 맨들어 내는 무시무시한 사진이 눈을 쏜다. 도로 그 장을 덥고 맨 첫장에 잇는 사진을 들여다 보앗다. 고요한 연못 아름다운
잔디밭. 간간이 선 늙은 나무들 연못에 거꾸로 빛인 그 그림자. 그림같은 풍경 속을 산양개를 데리고 말을 탄 소년의 一團이 어디론지 가고 잇는
것이다. 마음이 점점 가러앉어간다.
예정한 시간보다 좀 늦어 會가 시작되다. 여러 선생들이 훈화를 하엿스나 맨 끝으로 한 C의 열변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학생들에게 많은 감명을 주엇슬 것이다. 나는 연설하는 C의 옆 얼골을 한업시 치어다 보고 잇섯다. 한마디로 까칠한 얼골이다. 아 이 곧에
바로 내 눈앞에 또한 세기의 순교자가-C여 이 말을 용서하라-잇지 안은가.
식당에서는 여러사람이 오늘 會에 관한 이야기를 하엿다 우는 C의 말에 감동된 나머지 여러 번 눈물이 나왓다고
고백하엿다. 그것을 남몰내 씻노라고 혼이 낫다고 하고 우리들과 함께 껄껄 우섯다.<181> 밤에 K 내방. 전번 일이 잇슨 후 처음 맛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전번 그가 취한 태도에 대해 나는 이 이상 조금도 개의치 안켓다고 단언하엿다. 정말 개의치 안을 심경에
도달한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다른 마음이 업섯다는 말만은 신용할 수 업다고 첨부하엿다. 사람은 흔히 의식보다도 잠재의식을 따러 행동하는
것이다. K가 만일 내가 말하는 바를 그의 의식의 표면에서 의식하지 몯하엿다면 이번 그의 행동은 정히 이의 일례일
것이다.
두통이 나고 몸이 몹시 고단하엿스나 열시 반부터 「大地」 試寫會에 출석 M座문깐에서 대학교수를 만나다.
「大地」를 보면서 나는 작고 조전생각을 하지 안을 수 업섯다. 조선사람의 눈으로 보면 「大地」가 갖고 잇는 엑소티시슴에서 오는 흥미는 반감되리라
생각하엿다. 어머니가 해산을 하고 바로 이러나 바누질을 하는 것쯤은 조선서는 恒茶飯한 일인데 관객의 몇 사람은 너무나 부자연하다고 야지까지하고
잇섯다. 그러나 어쨋든 조흔 사진이다. 전번 「런든 마큐리」의 영화평에는 작년도의 최대걸작이라고 하섯스나 그러케까지 격칭할 것을 못되어도 근래에
드물게 보는 조흔 영화엇다. 너무나 통속적 흥미에 墮하엿다고 말할 사람이 잇슬는 지도 몰으나 통속적이라 해서 반듯이 배척할 것도 아닐
것이다.
열두시 40분이나 되여 시사회는 끝낫다. R씨가 와서 「大地」 좌담회에 나와달나고 말횃스나 마침 일요일에는 다른
용무가 잇서서 몯가겟다고 말하다. 집에 도라오는 길에 나는 벌서 여러 해 전에 본 「商船 테나시티」와 「大地」와를 대조해 보앗다. 모든 의미에
잇서서 정히 대척적인 작품이다. 그리고 보니 姜敬愛씨의
「地下村」이 생각낫다. 「大地」와 「地下村」과는 공통되는 비슷한 점이 많이 잇는 것이다. <182>
<18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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