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두루마기에 갓 쓴 '운보의 예수' 베를린 간다
입력 : 2017.04.04 03:02
[獨역사박물관 '루터 이펙트'展… 종교개혁 500주년 맞아 초청]
- 김기창이 6·25때 그린 30점
마리아는 저고리 입은 처녀, 예수 탄생 마구간은 외양간…
예수의 생애를 풍속화에 녹여 우리 민족의 수난과 희망 표현
흰색 두루마기에 검정 갓을 쓴 운보 김기창(1914~2001)의 '예수'가 이달 베를린으로 간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베를린 독일역사박물관(DHM)이 12일 개막하는 기획전 '루터 이펙트 (The Luther Effect: Protestantism―500 years in the world)'에 운보가 6·25전쟁 당시 그린 '예수의 생애' 30점 전작이 초대됐다.
작품을 소장한 서울미술관 설립자 안병광 유니온제약 회장은 "지난달 독일역사박물관으로부터 대여 요청을 받았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황색 예수'를 통해 성서를 재해석한 운보 김기창 선생의 성화(聖畵)를 세계에 널리 알릴 기회라 여겨 지난주 항공편으로 운송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11월 5일까지 7개월간 전시될 '예수의 생애' 보험산정가는 100억원대. 보험료는 전액 독일역사박물관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작품을 소장한 서울미술관 설립자 안병광 유니온제약 회장은 "지난달 독일역사박물관으로부터 대여 요청을 받았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황색 예수'를 통해 성서를 재해석한 운보 김기창 선생의 성화(聖畵)를 세계에 널리 알릴 기회라 여겨 지난주 항공편으로 운송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11월 5일까지 7개월간 전시될 '예수의 생애' 보험산정가는 100억원대. 보험료는 전액 독일역사박물관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예수의 생애'는 1951년 처가가 있는 전북 군산 농촌마을로 피란 간 김기창이 민족 수난의 가혹한 현실을 예수의 생애에 비유해 그린 풍속화다. "어느 날 꿈속에서 예수의 시체를 안고 지하 무덤으로 내려갔다가 차마 놓고 올라올 수 없어 통곡하다 깨어난 그날로부터 성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일화가 운보 자서전 '나의 사랑과 예술'에 나온다.
'예수의 생애' 연작은 크게 그리스도의 탄생과 박해, 그리스도의 사역(공생애),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로 구성된다. 첫 장면인 '수태고지'부터 운보의 의지가 담겼다. 예수 탄생을 알리는 가브리엘 천사가 구름을 타고 온 선녀의 모습으로, 마리아는 녹색 치마에 노랑 저고리를 입은 처녀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둘째 장면인 '아기 예수의 탄생'에서 운보는 마구간을 외양간으로, 양을 닭으로 바꿔 그렸다. '부활' 장면에서는 돌무덤에서 걸어나온 예수를 두루마기에 갓을 쓴 의연한 모습으로 묘사했다. 미술평론가 서성록 안동대 교수는 "풍속화로 표현한 운보의 성화에는 고난에 처한 우리 민족이 밑바닥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와 숭고한 정신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포츠담 광장 인근 '마틴 그로스피우 바우'미술관에서 열리는'루터 이펙트' 전시는 종교개혁 이후 500년 동안 기독교(프로테스탄티즘)가 어떤 양상으로 세계에 전파되고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유럽과 독일(1450~1600), 스웨덴(1500~1750), 북아메리카(1600~1900), 한국(1850~2000), 탄자니아(1950년 이후 현재까지) 등 5개 세션으로 나눠 기독교가 현지 문화와 종교, 언어, 교육, 성별 문제와 갈등하며 어떻게 일상에 녹아들었는지 다양한 사료와 사진, 예술 작품들을 통해 고찰한다. 이 중 '예수의 생애' 연작은 '한국―기독교 부흥의 땅(Korea―Boom Land of Protestantism)' 세션에 걸린다. 전시를 총괄하는 울리케 크레츠슈머 본부장은 "전쟁 중 피란민의 몸으로 운보가 재해석한 예수의 생애는 한국 기독교의 상징이자 이번 전시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며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수의 생애' 연작은 크게 그리스도의 탄생과 박해, 그리스도의 사역(공생애),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로 구성된다. 첫 장면인 '수태고지'부터 운보의 의지가 담겼다. 예수 탄생을 알리는 가브리엘 천사가 구름을 타고 온 선녀의 모습으로, 마리아는 녹색 치마에 노랑 저고리를 입은 처녀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둘째 장면인 '아기 예수의 탄생'에서 운보는 마구간을 외양간으로, 양을 닭으로 바꿔 그렸다. '부활' 장면에서는 돌무덤에서 걸어나온 예수를 두루마기에 갓을 쓴 의연한 모습으로 묘사했다. 미술평론가 서성록 안동대 교수는 "풍속화로 표현한 운보의 성화에는 고난에 처한 우리 민족이 밑바닥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와 숭고한 정신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포츠담 광장 인근 '마틴 그로스피우 바우'미술관에서 열리는'루터 이펙트' 전시는 종교개혁 이후 500년 동안 기독교(프로테스탄티즘)가 어떤 양상으로 세계에 전파되고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유럽과 독일(1450~1600), 스웨덴(1500~1750), 북아메리카(1600~1900), 한국(1850~2000), 탄자니아(1950년 이후 현재까지) 등 5개 세션으로 나눠 기독교가 현지 문화와 종교, 언어, 교육, 성별 문제와 갈등하며 어떻게 일상에 녹아들었는지 다양한 사료와 사진, 예술 작품들을 통해 고찰한다. 이 중 '예수의 생애' 연작은 '한국―기독교 부흥의 땅(Korea―Boom Land of Protestantism)' 세션에 걸린다. 전시를 총괄하는 울리케 크레츠슈머 본부장은 "전쟁 중 피란민의 몸으로 운보가 재해석한 예수의 생애는 한국 기독교의 상징이자 이번 전시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며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4/20170404000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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