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모랄레스, 국민투표에서 지자 헌재 결정으로 연임 폐지
니카라과 오르테가, 장기집권 하며 부인을 부통령 앉혀 족벌정치
베네수엘라 마두로는 야당 후보 출마 금지하며 장기 집권 기도
남미, 장기집권 '내로남불'과 좌우동반 정치부패가 선거 좌우 전망
반독재·반자본주의·반제국주의·반미를 내세우며 집권했던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지도자들의 일부가 이제는 장기집권 야욕을 불태우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선 2000년대 거대한 좌파 물결을 맞았다. 일당독재와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금지하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붉은 물결과 달리 다당제를 바탕으로 시장경제도 인정한다는 점에서 핑크 타이드(Pink Tide)로 불리는 흐름이었다. 문제는 민주주의와 독재 타도를 외치며 그 흐름을 주도했던 인물의 일부가 이젠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하며 장기집권의 검은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2006년 1월 볼리비아에서 원주민 최초로 대통령에 오른 사회주의운동당 에보 모랄레스(59)는 ‘원주민의 희망’에서 장기집권 음모가로 변질하고 있다. 모랄레스는 자신이 주도했던 가스 산업 국유화 요구 시위사태로 정국이 혼란한 상태에서 정권을 쥐었다. 전임 민족주의·포퓰리즘 정당인 민족혁명운동당은 시위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88, 2002년 8월~2003년 10월 재임) 대통령과 이를 승계한 부통령 카를로스 메사(75, 2003년 10월~2005년 6월)가 줄줄이 사임하고 대법관 출신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72, 2005년 6월~2006년 1월)가 세 번째 승계자로 간신히 남은 임기를 채웠다.
모랄레스는 취임 뒤 남미 2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천연가스 등 에너지 기업에 대한 세금을 높이고 광산·전기·통신·철도 등을 국영화해 얻은 재원으로 취임 당시 전체 인구의 16%에 이르던 문맹을 퇴치하는 등 빈민과 원주민 복지 향상에 투입했다. 미국이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에 맞선다며 코카인 원료인 코카잎 재배자의 권리를 옹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