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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신청 상반기에만 7737명… 1년새 2배 급증

이강기 2018. 6. 23. 09:00

난민 신청 상반기에만 7737명… 1년새 2배 급증


    
입력 2018.06.23 03:01

법무부 "3년내 12만명 넘을 것"

3만 5000명이 넘는 국내 체류 난민(신청자 포함)은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 업종에 뛰어들어 국내에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난민 신청자는 최대 3회 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데, 심사가 진행되는 2~5년간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난민 신청 후 6개월이 지나면 취업도 가능하다.

3D 업계에서는 단기 아르바이트보다 이들을 더 반긴다. 주로 직원 수가 3∼5명인 식자재·유리 생산 공장이나 과일·특산물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에서 고용한다. 한때 3D 업종은 불법 입국자나 중국 동포들이 많이 찾는 일자리였다. 최근 몇 년 새 불법 입국자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고 중국 동포들은 임금이 더 높은 건설 현장으로 옮아가면서 난민들에게 일자리가 열렸다. 일부 난민들은 더 높은 임금을 찾아 충청·강원도까지 간다. 난민도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하루 8~10시간 일하고 월급 160만~200만원을 받는다. 난민 보호 단체 '피난처' 관계자는 "최근엔 서울 대림동 직업소개소로 난민 신청자들이 몰려 영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직원도 생겼다"고 했다.

제주출입국 앞에 몰린 예멘 난민들 - 지난 18일 제주시 용담동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난민 신청자 대상 취업설명회가 열렸다. 예멘 난민들이 건물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는 예멘인 400여명이 참여했고 그중 131명은 취업이 결정됐다.
제주출입국 앞에 몰린 예멘 난민들 - 지난 18일 제주시 용담동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난민 신청자 대상 취업설명회가 열렸다. 예멘 난민들이 건물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는 예멘인 400여명이 참여했고 그중 131명은 취업이 결정됐다. /뉴시스

올해 제주도에 몰려온 예멘 난민 신청자 500여명은 이달부터 양식장·식당 등에서 일하고 있다. 법무부가 이들의 생활고를 고려해 조기 취업을 허가했다. 제주도가 직접 이들의 일자리를 알선해 300여 명이 양식장 직원(120여 명), 어선 선원(100여 명), 식당 종업원(35명) 등으로 일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직장은 양식장이다. 조동근 제주도 수산정책과장은 "양식장에 취업한 예멘인들은 업체 측에서 숙식 제공하고 일도 쉬운 편이라 안정적으로 근무 중"이라고 했다. 21일 오후 제주시 용담동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앞에서 만난 예멘 난민 신청자 모하메드 아델(41)씨는 "예멘에 남아 있는 다섯 아이도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6~7개월 뒤 1차 난민 심사가 끝나면 제주도를 떠나는 예멘인들이 생긴다. 지금은 법무부에서 제주도를 떠나지 못하게 '출도 제한'을 걸었다. 1차 심사에서 난민 지위를 얻거나 난민 지위에 준하는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으면 이동권이 생겨 어디든 갈 수 있다. 예멘 난민 신청자 대부분은 제주도를 떠나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으로 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인 한국난민네트워크 제주예멘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예멘인들이 취업하기 쉽고 한국에 정착한 동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도권으로 갈 수 있도록 거주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 총 1만8000명이 난민 신청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앞으로 3년 안에 누적 난민 신청자가 12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1~5월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은 773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37명의 두 배 수준이다. 국내 체류 난민 신청자는 3만5030명으로 3만1500명인 탈북자보다 많다. 난민 신분을 취득한 신청자는 839명(2%)이다. 난민에 준하는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은 1540명(3.8%)이다.

신청자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파키스탄이 4740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4253명), 이집트(3874명), 카자흐스탄(3069명), 나이지리아(2031명), 인도(1935명) 순이다.

일부에서는 난민이 급속히 늘어나며 범죄도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국내보다 앞서 난민을 수용한 유럽은 난민 범죄로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 5월 프랑스의 소도시 디종에선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2명이 30대 프랑스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면서 공분을 일으켰다. 지난달 말 프랑스 경찰은 위생과 치안 불안 등의 이유로 파리 북부 생 마르탱 운하 주변에 1700여 명의 불법체류자 또는 난민이 거주하는 천막촌을 철거했다. 덴마크는 지난 2016년 가족 상봉을 늦추고 난민들의 귀중품을 압수하는 내용의 법안을 표결에 부친 바 있다. 헝가리 의회는 최근 불법 난민의 체류를 돕는 이들을 처벌하는 내용의 반(反)난민법'을 통과시켰다.

난민 신청 절차를 간편하게 한 2013년 난민법 시행 이후 국내 외국인 범죄는 증가 추세다. 2012년 외국인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1294건이었으나 2016년에는 2000건을 돌파했다. 난민을 '범죄 집단'으로 보는 것은 단순 혐오라는 주장도 있다. 국내 국적별 외국인 범죄율 상위 10위 국가를 보면 중국 외에는 난민 신청 비율이 높은 국가가 없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23/201806230028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