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의 시각
美中이 대만 놓고 전쟁하는 날, 한국은?
글 : 조갑제 조갑제닷컴·조갑제TV 대표 mongol@chosun.com
월간조선 2021년 4월호
⊙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기면 한국은 북한 정권 아래 복속될 위험이 커진다.”(버웰 벨 前 연합사 사령관)
⊙ 익명의 저자가 對中전략 제안한 〈더 긴 電文(The Longer Telegram)〉, 워싱턴과 北京을 뒤흔들어
⊙ ‘시진핑의 중국은 현상타파 국가가 되었다. 대만을 점령, 毛澤東의 반열에 오르려 하는 그를 표적으로 삼 아야’
⊙ 이 판에 ‘민족혁명통일론’ 펴는 문재인 정권!
사진=AP/뉴시스
중국 대륙에서 통일제국이 등장, 굴기(屈起)하면 그 여파(餘波)는 영락없이 한반도로 밀려왔다. 파도를 잘 타면 살아남고 실수하면 사라졌다. 서기 6세기 중국을 재통일한 수(隋)와 당(唐)이 천하통일을 지향했을 때 한반도의 삼국(三國)은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폈지만 신라만 살아남아 한반도의 주인이 되었다. 자주적인 나당(羅唐)동맹 덕분이었다. 13세기 몽골 기마군단이 대륙을 휩쓸고 침공했을 때, 고려의 무신(武臣) 정권은 결사항전을 결단했다. 고려는 나중에 항복했지만 칭기즈 칸 후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왕조(王朝)는 살아남았다.
14세기 명(明)이 원(元)을 몰아내고 한족(漢族) 정권을 수복하였을 때 이성계(李成桂)는 친명(親明)정책으로 이에 호응,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주자학적 통치이념 위에 세웠다. 17세기 여진족이 후금(後金·淸)을 세워 중국을 접수할 때 광해군은 실리외교로 줄타기를 하며 전란을 피했지만, 인조는 명분외교로 정세를 오판(誤判)해 병자호란을 불러 삼전도(三田渡)의 치욕을 당했다. 1949년 중국공산당이 아편전쟁 이후 약 100년간의 대혼란을 수습, 대륙을 통일하였을 때 한반도의 운명은 또다시 경각(頃刻)을 다투게 되었다.
트루먼 미국 대통령과 이승만(李承晩) 건국 대통령의 위대한 영도력으로 한국은 중국의 도전을 막아내고 한미(韓美)동맹이란 둑을 쌓아 붉게 물든 유라시아 대륙의 끝머리를 자유의 보루로 지켜냈다. 1980년대 말 소련과 동유럽 공산권이 무너져갈 때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정부는 서울올림픽과 북방정책이란 대전략을 구사했다. 소련·중국·동유럽과 수교하고, 북한을 고립시키고, 한국인의 활동무대를 범(汎)지구적으로 확장했으며, 중국 시장을 잡았다.
이제 그 중국이 연평균 10%의 경제성장을 30년간 지속하는, 인류 역사상 일찍이 보지 못한 폭발적 국력(國力) 팽창으로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기에 이르면서 한반도는 다시 한 번 지리(地理)에서 오는 숙명적 위기(危機·위험과 기회)를 맞게 되었다. 조선조의 잔재적(殘在的) 성격을 지닌 문재인(文在寅) 세력의 속성상 병자호란을 부른 인조의 실수를 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구려와 김일성에게 경도된 집권세력의 속성상 김춘추, 이승만, 노태우의 외교로부터 배울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미소(美蘇) 냉전시대의 재현(再現)으로 보이는 미중(美中) 대결 시대, 특히 대만 문제가 전쟁으로 치닫게 될지도 모르는 국면에서 문재인 정권이 7세기의 백제처럼 실수한다면 한국 또한 백제 신세가 될지 모른다.
이인영의 ‘민족혁명 통일’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02주년 3·1절을 맞아 “평화와 통일로 나아간다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시민혁명과 민족혁명을 완성한 멋진 민족이 될 것”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용어 선택에 문제가 있다.
“102년 전 3·1운동, 그 후로도 우리는 4·19로, 6·10으로,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세 번의 시민혁명을 경험했다. 왕의 나라가 아닌 민의 나라로, 독재자가 아닌 국민의 나라로…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민족도 해내지 못한 위대한 역사이다. 이제 평화로 이어진다면, 그래서 통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성숙한, 시민혁명과 민족혁명을 동시에 완성한 가장 멋진 민족이 될 것이다.”
그는 촛불시위를 ‘촛불혁명’이라 표현했다. 헌법과 자유민주체제를 부정하는 용어이다. 그렇게 등장한 정권을 혁명정권, 즉 반공자유민주체제를 뒤엎는 권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암시이다. 그가 선택한 ‘시민혁명’ ‘민족혁명’ ‘통일’을 일렬로 정렬하면 북한 노동당 정권의 대한민국 공산화 전략인 ‘민족해방(혁명)민주주의혁명론’과 비슷해진다. 더구나 그는 극좌운동권 단체인 전대협 출신이고 통일부 장관이 된 이후 김정은에 이익이 되는 방향의 정책과 언동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구해서 김정은 정권과 나누자느니,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미국 주도의 제재 때문이란 뉘앙스의 최근 발언, 북한 주민들에겐 꼭 필요하고 김정은에겐 불리한 대북(對北) 전단의 살포 금지를 입법한다든지.
페이스북에 오른 이인영의 통일론은 ‘민족혁명통일’로 보인다. 국정원 북한분석관 출신인 박형식 박사의 최근 저서(著書) 《TEN-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125쪽엔 1963년 2월 김일성이 한 인민군 창설 15주년 기념연설의 일부가 인용되어 있다. 여기에 ‘민족혁명’이란 이야기가 통일과 연관되어 나오는데, 그 내용은 반미(反美) 선동이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민족해방혁명을 수행해야 하며 전국적으로 사회주의혁명을 완수해야 합니다. … 우리는 물론 남반부혁명을 남조선 사람들에게만 맡기자는 것이 아닙니다. 미 제국주의자들과 그 추종 반동세력을 몰아내고 조국을 통일하는 것은 전체 조선인민의 공동의 의무입니다.”
이인영 장관이 말한 ‘민족혁명통일’은 문맥상, 그리고 그가 살아오면서 믿었던 이념과 지금 펴고 있는 정책상 위의 김일성이 말한 ‘민족해방혁명’, 즉 미국을 한국에서 축출한 뒤 ‘민족혁명 통일’을 하자는 뜻으로 해석함이 자연스럽다. 그는 청문회 때는 한미동맹을 존중하는 듯한 이야기를 했지만 장관이 된 후엔 한미동맹을 냉전동맹이라고 규정, 언젠가는 평화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미동맹 해체를 평화동맹이란 말로 위장한 셈이다. 한미동맹은 안보동맹을 넘어서 공통된 가치관에 입각하여 전면적으로 두 나라가 협력한다는 의미의 자유동맹이다. 그는 헌법 4조로부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명령받았다. 대한민국 헌법은 그에게 ‘민족혁명통일’을 명령한 적이 없다.
전대협 의장 출신인 이인영의 사고(思考)구조는 전쟁으로 갈지 모르는 미중(美中) 대결 시대에 필요한 자주성과 유연함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 화석(化石)처럼 느껴진다.
前 연합사령관의 경고
이인영 장관은 국민보다는 김정은의 복지를 더 챙기는 인물인데, 버웰 벨 전(前) 한미연합사령관은 그러한 문재인 정권을 걱정하는 글을 지난 2월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통하여 공개하였다. 그는 이 정권이 서두르고 있는 전시(戰時)작전권 전환은 한국의 멸망을 부를 수 있다는 절박한 경고를 담았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결정 후) 미국은 전쟁발발 시 한반도에 대한 미군 파병을 심각하게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동맹에 균열이 생기면 한국은 북한 정권 아래 복속될 위험이 커진다.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는데도 미국이 (한국에 대하여) 동맹 파트너 역할에 완전히 전념하지 않는다면, 북한군은 궁극적으로 전투에서 한국군을 격퇴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미국 외에는 중요한 동맹이 없다. 미국이 없다면 한국은 북한에 홀로 맞서게 될 수 있으며, 북한은 중국과 심지어 러시아의 전적인 지원을 얻을 수도 있다.
북한이 핵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한, 한국이나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한국을 위한 핵우산”을 제공하는 한 전투 병력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에 남아 있어야 한다. 북한의 핵 보유 환경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는 것은, 자랑스럽고 영웅적인 한국민의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다.〉
미국인이 한국인을 걱정하고 이인영은 김정은을 더 걱정해주는 정신도착적 상황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전체가 역사적 전환점을 향하여 달려간다. 황천항해(荒天航海)를 준비해야 할 대한민국호(號)의 선장이다. 미중 대결 구도를 이승만이나 김춘추처럼 잘만 이용하면 자유통일로 갈 것이고, 인조처럼 오판하면 이 나라는 남한산성에 고립되어 오지 않는 원군(援軍)을 기다리는 꼴이 될 것이다. 배가 기우니 가장 먼저 달아난 세월호 선장은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더 긴 電文(The Longer Telegram)〉
지난 1월 말 워싱턴에서 애틀랜틱 카운슬(대서양위원회)이 발표한 〈더 긴 전문(電文)(The Longer Telegram)〉이 미국과 중국 지도부에서 화제다. 1946년 2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리대사 조지 F. 케넌이 쓴 유명한 대소(對蘇)전략 문서는 〈긴 전문(Long Telegram)〉으로 불린다. 대소(對蘇) 봉쇄정책의 기본 논리를 제공했다는 이 보고서에 버금가는 대중(對中)전략 문서가 되기를 바라는 필자의 야망을 느끼게 하는 제목이다. 세계의 안보외교 전문가들이라면 누구나 케넌처럼 글을 써서 역사를 바꾸고 싶어 한다.
1961년에 만들어진 애틀랜틱 카운슬은 독립 연구소인데 ‘안보’를 전문으로 한다. 이 연구소 출신의 면면은 화려하다. 척 헤이글 전 국방부 장관, 제임스 존스 전 대통령 안보보좌관, 수전 라이스 전 유엔대사 등. 〈더 긴 전문〉의 부제(副題)는 ‘새로운 대중(對中)전략을 향하여’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관계를 중심으로 세계 정세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새로운 대응을 하겠다는 시점에서 나온 문서인데, 필자를 익명(匿名)으로 처리하였다. ‘한 고위 정부관리’라고만 적었는데, 이 또한 1947년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가 조지 케넌의 논문을 실으면서 필자를 ‘X’라고 숨겨 흥미를 돋운 것을 모방한 느낌이다. 전 호주 총리 케빈 러드가 쓴 것이 아닌지 추측하는 이들이 많다.
이 논문은 서두(序頭)에서 시진핑(習近平)의 중국은 ‘현상유지 세력이 아니라 현상타파 세력으로 변하여 세계 전체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어 새롭고 장기적인 대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시진핑의 야망에 의하여 중화적(中華的) 패권주의에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더한 강력한 이념세력으로 변했고, 과거 소련처럼 자신들의 제도와 가치를 나라 밖으로 확산시키려 한다는 인식이다. 중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이념적 냉전’을 공개적으로 전개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진핑에 의하여 중국은 고전적 마르크스-레닌주의 체제로 돌아갔고 유사 마오쩌둥 우상숭배 체제로 변질, 정적(政敵)을 탄압하고 민간 영역을 축소시켜 당의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주의 경찰국가’란 표현까지 했다. 조지 케넌은 〈긴 전문〉에서 소련의 행태와 전략을 분석함에 있어서 러시아의 역사와 공산주의 이념을 중심으로 삼았는데, 〈더 긴 전문〉은 시진핑의 야망 중심으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한다.
시진핑을 표적으로 삼아야!
이 논문은 ‘적의 전략을 공격하는 것이 최상책이다’는 손자(孫子)의 말을 인용했다. 시진핑의 위험한 대전략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데 대중전략의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했다. 〈더 긴 전문〉은 미국이 지난 10년간 러시아를 너무 몰아붙여 중국의 품에 안기도록 한 것은 큰 실수라면서 러시아와 중국을 떼어놓아야 한다고도 했다. 1970년대 닉슨이 키신저를 기용해 미중 화해를 성사시켜 중소(中蘇)를 이간질했고, 1980년대에 결국 소련이 무너지도록 했던 대전략의 재판 같다.
이 문서는 전략적 표적을 중국이 아닌 시진핑으로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지도층 내부의 시진핑에 대한 불만을 이용하고 중국 사람들의 비판을 촉진해, 시진핑을 교체하거나 위험한 야망을 단념시키는 것이 최종적 목표이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난폭한 중국 정권 교체론은 시진핑에 의하여 내부 단합용으로 역이용될 뿐이라고 경계했다. 익명의 이 필자는 케넌이 분석했던 소련과 지금의 중국은 다르다고 했다. 9100만명의 당원을 가진 중국공산당 정권이 러시아처럼 저절로 무너질 리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시진핑이 중국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준다. 케넌이 소련을 분석한 시각과 일치한다. 그 또한 스탈린과 러시아 사람들을 동일시하는 데 반대하면서 언젠가는 러시아 사람들의 자각(自覺)에 의하여 스탈린 체제가 붕괴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케넌은 러시아의 위협에 대하여 미국 국민을 교육하는 것을 선결과제로 보았다. 〈더 긴 전문〉은 시진핑에게 넘어선 안 될 금지선을 확인시켜줘야 한다고 건의한다.
▲첫째, 금지선은 중국이나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고 그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대만 공격 ▲셋째, 센카쿠 열도를 공격하여 일본과 무력충돌하는 것 ▲넷째, 남중국해의 영토분쟁을 둘러싼 무력행사 ▲다섯째,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나라의 영토와 군사자산을 공격하는 것
조지 케넌의 〈긴 전문〉
익명의 이 필자는 대중 대전략의 목표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미국이 영도하는 국제적 자유질서 안에서 중국이 움직이는 것은 허용하지만 이 질서 바깥에서 적대적인 다른 질서를 만들려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이 지금의 모험적 노선을 수정하도록 만들면 성공하는 전략이 된다. 〈더 긴 전문〉은 구체적 정책대안을 열거하였는데 한국과 관련해서는 ‘한일관계를 정상화하여 한국이 중국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밖에 동맹 강화, 대만의 독립 수호, 자유법치의 국제질서 강화, 시진핑을 온건파로 교체하는 노력, 중국 인민들의 반대 응원 등을 권고하였다.
조지 케넌의 〈긴 전문〉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를 도운 미국에 대하여 스탈린이 공격적으로 나오는 데 당황한 미국 지도부의 이해를 돕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쓴 글이다. 그 후 대소(對蘇)전략의 지침이 되었다. 소련과의 대결선언인 트루먼 독트린, 서구(西歐)부흥계획인 마셜플랜 수립에 영향을 주었다. 이 문서와 맥락을 같이하는 폴 니츠의 NSC-68은 한국전 발발 직전에 트루먼에 의하여 서명되었고, 김일성 남침(南侵)으로 현실적 적용이 이뤄졌다.
케넌의 문서는 외교관이 아니라 역사학도가 쓴 것처럼 파격적이다. 고급 수필의 문학성도 느껴진다. 당시 40대의 케넌은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前後)하여 러시아, 독일, 포르투갈, 체코 등에서 근무하면서 러시아를 연구하였고 일류 통역요원이기도 했다. ‘긴 전문’이란 말은 외교전문답지 않게 길었다는 뜻이다(5000단어가 넘는다). 읽어보면 머리에 남는 대목이 많은데 특히 마지막 문장이 그렇다.
괴물과 싸울 땐 괴물을 닮지 않아야!
〈After all, the greatest danger that can befall us in coping with this problem of Soviet Communism, is that we shall allow ourselves to become like those with whom we are coping.〉
소련과 대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그들을 닮아서 이기려 하는 자세라는 주의이다. ‘괴물과 싸울 때는 괴물을 닮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나 이승만이 건국 연설의 첫 문장에서 당부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믿어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문제해결에 더디더라도 종국에 가서는 선이 악을 이긴다고 믿고 밀고 나가야 합니다.”
대북(對北)정책에 참고할 만한 원리도 많다.
*스탈린은 악독하지만 러시아 사람들은 선량하다.
*정권과 인민을 분리하여 대해야 한다.
*스탈린은 외부의 위협을 조작, 국내 단합과 정권 유지를 도모한다.
*스탈린에겐 세계 공산화의 마감시간이 없다.
*그는 히틀러와 같은 모험가가 아니다.
*따라서 시간은 우리 편이다.
*스탈린은 자유진영을 이간질하고, 내부를 분열시킴으로써 소련의 안전을 도모하려 한다.
*스탈린이 가장 미워하는 것은 반공주의자가 아니고 사회민주주의자들이다.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길 수 있다.
*소련의 내부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미국이 더 건강해져야 한다. 국제공산주의는 기생충과 같아서 상한 조직에 들러붙는다.
*무엇보다도 미국 국민들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체계적 반공교육을 해야 한다.
케빈 러드, “대만 놓고 美中 정면 충돌”
〈더 긴 전문〉이 발표된 직후 발매된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 전문 격월간 잡지 《포린 어페어스》 3~4월호는 중국 전문가로도 유명한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현재는 뉴욕의 아시아협회 회장)의 글을 실었다. 러드 전 총리는 ‘전쟁 일보 전-미중 대결이 재앙으로 끝나지 않으려면’이란 제목의 글에서 향후 10년 사이 두 나라가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충돌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악을 피하기 위한 ‘위기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위기관리의 핵심을 그는 ‘전략적 경쟁의 관리’라고 표현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이 발표한 〈더 긴 전문〉의 문 제의식을 계승한 글로 여겨진다.
러드 전 총리는, 2020년부터 두 나라는 결정적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는데 긴장과 경쟁의 격화를 막기는 어려워도 전쟁이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시진핑과 중국의 야심과 자신감을 걱정한다. 야심이 허영심과 결합되면 히틀러식으로 오판에 의한 모험을 하게 된다. 히틀러의 오판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흐루쇼프의 오산(誤算)은 쿠바 미사일 위기를 불러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다.
중국은 2020년대 말에 가면 시장환율 기준으로도 미국을 능가하여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된다. 구매력 기준으론 이미 미국을 앞질렀고 그 격차가 커지고 있다. 영국이 GDP에서 독일에 추월당하고 독일이 공업력을 바탕으로 해군력을 증강, 영국 해군에 도전하기 시작한 직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중국은 원래 질(質)보다 규모를 중시하는 나라이다. 중국 지도부는 아편전쟁 이후 100년에 걸친 대혼란을 겪고 1949년에 공산통일을 이룬 다음 70년 만에 옛날 청(淸) 제국의 위상을 되찾았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그런 자만심이 대만 접수와 같은 모험을 결단하게 만들 위험성이 있다. 시진핑은 대만 접수를 목표로 설정, 위안화를 달러와 맞먹는 기축(基軸)통화로 승격시키고 AI(인공지능) 등 최신기술을 확보, 대미(對美) 의존도를 줄이면서 군사력 건설에 매진할 것이다.
중국 군사력 증강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대만을 둘러싼 어떤 형태의 분쟁이든지 중국이 압도적 우위(優位)에 서는 것이다. 러드 전 총리는 시진핑이 마오쩌둥과 동급의 지도자로 중국 역사의 판테온에 모셔지고 싶은 야망을 갖고 있다고 본다. 퇴임 전 대만을 흡수통일하는 것이 그런 역사적 평가에 가장 필요한 업적이다. 이것은 일종의 황제의 꿈이다. 당 태종이 고구려를 멸망시켜 명실상부한 천하통일을 이루는 일에 집착했고 이를 간파한 신라 지도부가 나당동맹을 맺어 신라는 숙적 백제를, 당은 숙적 고구려를 멸망시킨 사례와 비슷하다.
트럼프의 실수
미국이 이런 중국에 대하여 취할 조치 중에서 가장 강경한 것은 경제 관계 단절이라고 러드 전 총리는 지적한다. 그렇게 되면 세계 모든 나라가 어느 쪽에 설 것인지 선택을 강요당하고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사태는 피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러드 전 총리는 1962년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미소가 전쟁 회피를 위하여 만들어냈던 위기관리 방식을 제안한다.
두 나라가 문화·이념·외교 분야에선 무한경쟁을 지속하더라도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상호 자제를 하는 합의 도출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그것이 실패하면 전쟁과 같은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히 합리적인 제안이지만 패권국가가 도전국가의 등장에 대하여 초조해하거나 질투심을 느끼면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충동에 빠진다.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러드 전 총리는 시진핑의 대전략에 비교하여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오히려 중국에 이용된 면이 있다고 했다. 예컨대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부 장관이 중국 정권의 교체를 촉구한 것은 중국 지도부에 의하여 역이용되어 내부 단합만 강화시켰다는 것이다.
러드 전 총리는 중국인들이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봉기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한다. 실업자 양산, 국가적 재난 관리의 실패, 그리고 무자비한 인민 탄압. 폼페이오처럼 공개적으로 정권 전복을 선동하면 시진핑은 이를 외부의 부당한 협박으로 선전, 내부 단결을 도모할 뿐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런 강경노선에 동조할 리도 없다는 것이다.
2013년에 집권한 시진핑은 2018년 헌법에서 국가주석 5년 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그는 2035년을 이정표로 여긴다. 국가경제발전계획 목표도 이 연도에 맞춰져 있다. 그때가 되면 그는 82세, 마오쩌둥이 죽을 때 나이가 된다. 시진핑이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오르려 하는 야심은 작년 코로나19 극복의 성공으로 더욱 강화되었다. 중국 언론은 그를 ‘위대한 조타수’로 선전한다. 코로나19에 대한 영웅적 인민전쟁을 지도하여 승리로 이끈 영도자란 이야기이다.
중국 당국은, 특히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미국과 서구에 비교하면서 중국의 정치제도가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국이 위구르, 홍콩, 티벳, 내몽골에서 인권탄압을 지속하는 것은 인권을 빌미로 한 미국의 경제제재를 극복할 만한 국력을 쌓았다는 자신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중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경제제재엔 중국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다른 나라들이 동참하기를 꺼릴 것이다.
中의 대만 접수 전략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이 경제 관계를 단절하고 보복에 나설 것에 대비해 경제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수출 의존을 줄이고 국내 시장의 구매력을 키워 이로써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디까지나 중국이 원하는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어 미국에 대한 의존도 줄인다. 문제는 이러한 국가 주도 정책이 민간의 창의성을 약화시켜 장기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점이다. 이게 딜레마이다.
시진핑은 대만을 평화적으로 통합하는 방안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한다. 대만도 시진핑이 홍콩 병합 때 약속했던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부정하는 것을 보고 경계심을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의 대만 접수 전략은 대만 부근에 압도적 군사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전체 군사력에선 미국에 많이 뒤지지만 대만해협에 집결시킬 수 있는 군사력에선 우위(優位)에 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으로 하여금 대만 방어를 포기하도록 할 수 있고, 대만이 항복하든지 저항해도 단독결전으로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이런 계산엔 오판(誤判)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대만은 2500만명의 인구가 군사적으로나 반공정신으로 잘 무장되어 있다. 대만의 지형(地形)은 노르웨이를 닮아 험준하여 단기결전이 어렵다. 대만 상실은 미국의 국제적 위상에 엄청난 타격을 가하므로 이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미국 정치 지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이 어렵다. 중국은 미국이 국제적 위신 손상을 걱정하여 질 것이 뻔한 전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미국 또한 대만을 잃으면 엄청난 신뢰 손상을 입는다는 것을 잘 안다. 특히 아시아 동맹국 사이에서. 미국이 싸우지 않고 대만을 포기한다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쪽으로 줄을 서려 할 것이다.
시진핑의 誤判은 세계적 재앙 부른다
러드 전 총리는 중국이 일본은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미일(美日)동맹 조약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이다. 일본에 대한 군사적 압박은 일본의 핵무장을 유발할 것이다.
시진핑은 트럼프에 의하여 미국 사회가 극심하게 분열되어 중국에 대한 장기적 전략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듯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민주국가 정상회담처럼 민주적 자본주의 국가들을 묶어서 압박하는 것에는 신경이 예민하다. 시진핑은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긴장을 피하려 하겠지만, 이는 전술적 후퇴이고 전략 수정은 아니다.
러드 전 총리는 시진핑이 트럼프 당선을 원했을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중국을 압박함으로써 중국은 오히려 피해자 행세를 할 수 있었다.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미국이 먼저 동맹 관계를 균열시켜 대중 포위망 형성을 어렵게 만든 점이다. 바이든이 이를 복구하고 싶어 하지만 국내 여론의 분열로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결국 중국은 우선 세계적 경제 주도권을 장악하고 지역적 군사력 우위를 확보한 뒤엔 미국의 동맹국들부터 야금야금 공략할 것이다. 여기에 미국이 공세적으로 대응하면 전쟁 위험은 고조(高潮)된다. 러드 전 총리는 대만 위기가 전쟁으로 치닫는 것을 막으려면 두 나라가 할 일이 있다고 하였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분명히 하고 고관들의 대만 방문과 같은 자극은 피한다.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중단한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다. 러드 전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 기후변화 대책, 핵실험 금지조약 강화, 국제금융 시장의 안정 등을 협력 분야로 꼽았다. 무엇보다 시진핑과 바이든의 직접 소통이 전쟁방지를 위하여 가장 중요하다.
러드 전 총리는 만약 중국의 공갈이 워싱턴에 먹힐 것이라 판단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순간, 세계는 커다란 위기에 봉착할 것이고 ‘한 방에 세계 질서를 다시 설정하는 대사건이 일어날 것’이란 문장으로 《포린 어페어스》 논평의 끝을 맺었다.
中 해군, 隻數에선 미국 능가
미국과 중국이 무력충돌을 벌인다면 해전(海戰) 중심이 될 것이다. 화력(火力)과 총 톤수에서 미국은 압도적 우위(優位)이지만 척수(隻數)에선 중국 해군이 앞섰다. 대만처럼 근해와 연안이 전장(戰場)인 곳에선 항공모함보다 다수의 소형 군함을 가진 쪽이 유리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조선국(造船國)인데 2015년부터 5년간 해군 증강에 동원되었다. 현재 중국의 군함 척수는 360척, 미국은 297척이다. 4년 뒤 중국은 400척을 갖게 된다. 중국 해군은 척수에서 지난 20년간 3배로 늘었다. 각종 수상함과 잠수함이 조선소에서 쏟아져나왔다. 항공모함, 상륙함, 핵미사일 탑재 잠수함, 극지(極地) 쇄빙선, 연안 경비함, 구축함 등. 미 해군은 33만 명, 중국 해군은 25만명. 미국은 수상함에 약 9000기의 미사일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은 1000기 정도다. 미국은 50척의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데 비하여 중국은 62척 중 7척만이 핵추진이라 작전반경에 제한을 받는다.
중국의 조선 능력은 세계의 약 40%이다. 2등은 한국으로 25%다. 2019년에 중국 조선소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만든 척수보다 더 많은 배를 건조하였다. 중국은 약 3억 톤의 상선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 본토에서 130km밖에 떨어지지 않아 소형 함정 중심으로 작전할 수 있다. 중국은 연안 미사일망으로 그들의 작전 함정들을 보호할 수 있다. 중국이 가진 70척의 코르베트형 함정에 함대함(艦對艦) 미사일 2기씩을 싣고 다니면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戰團)에도 큰 제약을 가할 수 있다.
고(故)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총리는 아시아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면서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정치가였다. 생전에 미국 하버드대학의 그레이엄 앨리슨 및 로버트 D. 블랙윌 교수가 그를 집중적으로 인터뷰해 책으로 냈는데(2013년 MIT출판부, 《LEE KUAN YEW: The Grand Master’s Insights on China, the United States, and the World’)》, 중국에 대한 관찰이 흥미롭다.
李光耀가 본 중국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구매력을 무기 삼아 이웃 나라들을 자신의 경제 시스템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일본과 한국도 불가피하게 그렇게 될 것이다.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고 여러 나라를 흡수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이웃 나라들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남아서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그렇게 해야 자신들이 중국의 인질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경제를 통한 영향력의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제정치 면에서도 군사력보다는 외교정책을 앞세운다.
*중국이 세계의 패권국가가 되는 데 가장 큰 약점은 문화, 언어, 그리고 다른 나라의 인재(人材)들을 끌어들여 동화(同化)시키는 능력의 부족이다. 중국이 미국보다 인구는 4배나 많은데도 기술 혁신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좋은 아이디어를 놓고 경쟁하거나 토론하는 문화가 약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절대로 자유민주주의체제가 될 수 없다. 그렇게 되려고 하면 무너질 것이다.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은 1인1표제에 의한 민주제도를 단연코 반대한다. 그렇게 하면 다당제(多黨制)에 의한 정쟁으로 안정이 무너질 것이고, 지방에 대한 중앙의 통제력이 약화되어 1920, 1930년대의 군벌(軍閥) 시대가 재래(再來)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도부가 실용적이란 걸 전제로, 중국이 잘못될 확률을 20% 정도로 본다.
*시진핑은 늘 웃는 얼굴이지만 강철 같은 영혼의 소유자이다. 나는 그를 넬슨 만델라급(級)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시련을 많이 겪은 덕분에 굉장한 감정적 안정력이 있어 개인적 불행이나 고통으로 해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사람이 아니다.
*중국은 세계 최강의 나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개발도상국과 달리 중국은 중국으로 남기를 원할 뿐 서양의 명예회원이 되기를 거부한다. 중국은 그러나 독일과 일본, 러시아가 군사력으로 (영미권·英美圈에) 도전하였다가 실패한 경우를 연구하여 미국과 군사력 경쟁을 하면 질 것임을 잘 안다. 군사적 대결을 피하기 위하여 고개를 숙이고, 웃으면서 40년 혹은 50년을 견뎌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들의 대전략(大戰略)은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대만은 韓國戰 덕분에 살아났는데 한국은?
대만은 한국전쟁 덕분에 살아난 경우이다. 1950년 6월, 미국은 대만 방어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태였다. 대만을 지키기 위하여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공언하였고, 마오쩌둥은 병력을 대안(對岸)에 집중시켜 상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일성 남침 소식을 접한 트루먼 대통령은 배후에 스탈린이 있다고 확신, 국제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하여 즉각 7함대를 대만해협으로 보냈다. 그 후 대만은 불침항모(不沈航母) 역할을 하면서 번영했고 민주화도 이뤘다. 미국은 상당히 진척되었던 대만의 핵개발도 포기시켰다.
이 대만을 시진핑이 기어코 흡수통일하겠다고 나설 때 한반도 정세도 연동되어 복잡하게 돌아갈 것이다. 시진핑은 대만 공격을 위한 일종의 양동(陽動)작전으로 김정은을 앞세우고, 문재인 정권 같은 한국 내의 친중(親中)세력을 조종, 한·미·일 동맹을 흔들려 할 것이다. 남북한 좌익세력이 손잡고 시진핑에게 호응하면 한국은 자유민주체제와 한미동맹이 동시에 도전받는 미증유의 위기를 맞아 생존 차원의 국민적 결단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 핵무장한 적을 비핵(非核) 상태에서 상대하면서 체제 위기와 동맹 위기를 함께 맞도록 허용한다면 대륙 독재세력에 종속되든지 멸망할 것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오는 4월 7일과 내년 3월 9일의 투표를 잘 하는 것이다. 투표장에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인데, 자주국방을 포기한 지 오래된 국민이 각성하느냐의 여부(與否)가 열쇠이다. 케넌이 말한 대로 공산세력과 맞서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정부나 지도층이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마오쩌둥은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고,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라 했다. 투표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투이다. 투표장은 전장(戰場)이고 여기에 많은 병력을 보내는 쪽이 이긴다. 사전투표를 포함, 투표율을 높이는 쪽이 이긴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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