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
세실 디. 루이스(C.D.Lewis)'
장만영 역 1974년)
엿을 반근 사려고
엿장수 거리를 가다가
어릴 적 동무인 믹키 덤프스를 만났다.
그가 나보고 말하기를,
"너도 우리들 노는데 끼이렴"
나는 잠간 생각 해 봤다.
나는 잠간 생각 해 봤다.
놀 맘이 안 난다고 나는 대답 하였다.
나는 뒤에 따라 갔다.
우리집 돌층계에 앉았노라니
어릴 적 동무인 미키 덤프스의 동생이 왔다.
그가 나 보고 말하기를,
"우리 집에 오너라. 믹키가 앓고 있다"
나는 잠간 생각 해 봤다.
나는 잠간 생각 해 봤다.
갈 맘이 안 난다고 나는 대답 하였다.
나는 뒤에 따라갔다.
가 보니 정말 앓고 있다.
꽤 몹시 앓고 있다.
그가 나 보고 말하기를,
"몬아, 나 죽거든 장례식에 오너라"
나는 잠간 생각 해 봤다.
나는 잠간 생각 해 봤다.
갈 맘이 안 난다고 나는 대답 하였다.
나는 뒤에 따라 갔다.
가 보니 정말 장례식을 지내고 있다.
누구인가 무덤 위에서 발을 굴렀다.
누구인가 무덤에다 침을 뱉었다.
어릴 적 동무인 미키 덤프스,
눈을 아무리 비벼 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시
세실 디. 루이스(C.D.Lewis)'
장만영 역 1974년)
일 만드는 건 사람에게 있고, 이루는 건 신에게 달렸도다.
그런지라 내 너 자는 곳을 이렇게 헤매 찾아 왔노라
작은 장미 사이에 끼인 한 작은 장미여
너도 장미가 살아 있듯이 있으리라.
네 어린 걸음도 헤매기에 지쳤느뇨.
너 자는 꽃방석에 기쁨의 소리도 없어라.
하건만 내 아노라, 너는 그저 장난하고 있음을 -
다만 자는 체하고 있음을.
참말로 너는 잠들었다고 나는 그저 이렇게 생각하리.
하늘로 보내는 네 눈, 네 모습의 고요함이여
네 머리엔 바람도 일지 않고, 눈은 엿 보는 듯.
그런지라 그 누가 탄식 하랴.
신만이 아노라, 이루는 건 신에게 달렸도다.
그러므로 내 웃으며 고요히 부르리라 그대 이름을.
내 보내리라 장미꽃 한 떨기, 향긋한 너의 꽃다발에,
네 장난의 행복을 빌며 내 물러갔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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