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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저작권을 지키는 한가지 방법

이강기 2015. 8. 30. 17:59
내 저작권을 지키는 한가지 방법
  2007/01/22 15:54
조선닷컴 박창신       

 

(CC검색사이트. 저작자가 온라인 이용을 허락한 콘텐츠만 검색해 보여준다. 간혹 복제와 전송을 허락하지 않은 콘텐츠까지 검색엔진으로 찾아내 보여주는 검색의 본질적인 저작권 침해의 가능성을 CC서치는 해결할 수 있다고 CCL단체는 말한다.)

 

복제와 전송이 손쉬운 콘텐츠의 디지털 유통에서 저작자가 저작권을 지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한번 복제된 콘텐츠는 사본이 곧 원본과 동일합니다. 1회 복제될 경우, 원본의 희소가치는 반감하며, 무한복제될 경우 궁극적으로 원본 가치는 ‘영(0)’으로 수렴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저작물의 온라인 이용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온라인에서 디지털 콘텐츠의 복제를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우리는 충분히 경험하고 있습니다. (DRM기술의 발전이 복제/암호해독 기술을 능가하지 못할 것이며, 온라인 저작권 보호의 비용이 온라인 저작물 이용 활성화의 효용가치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지난번 글 ‘저작권 존중의 웹2.0과 포털’에 이어, CCL과 개인의 저작권 보호에 대해 나름대로 적어볼까 합니다.


현행 저작권법은 창작과 동시에 복제권, 전송권 등의 저작권을 자동적으로 저작자에게 부여합니다. 저작자가 ‘나는 내 저작권의 일부를 행사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어도고 해서, 저작물의 이용자가 이를 알 길은 없습니다. 또 저작자의 명시적인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물을 이용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불법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엄밀하게 말해 저작권 위반행위가 무수히 일어나면서 잠재적 분쟁거리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유통체계에서 저작자는 별다른 생각 없이 ‘절대불가(All Rights Reserved)'식의 폐쇄적인 라이선스 정책을 취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길을 건너고 있습니다. ‘올 라이츠 리버브드’는 갈수록 실효성이 떨어지는 빛바랜 구호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저작자들이 권리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을 뿐, 이들이 잠에서 깨어나 너도나도 “왜 내 허락 없이 내 저작물을 가져다가 썼느냐”고 아우성치면서 문제제기를 한다면, 그땐 매우 혼란스런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저작권 보호와 저작물 이용의 활성화라는 이율배반적인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창안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는 저작권에 대한 저작자의 분명한 의사표시에서 출발합니다. 저작자는 복제, 공연, 방송, 전송, 전시, 배포, 2차적 저작물 작성, 편집저작물 작성 등에 관한 ‘저작재산권’과 성명표시와 동일성유지에 해당하는 ‘저작인격권’을 어느 수준까지 보호받길 원하는 지를 콘텐츠에 직접 표기합니다. 이렇게 하면 이용자는 CCL표기를 보고 이용조건과 범위를 지키면서 마음 놓고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CCL마크는 저작자와 이용자의 ‘합의’와 저작물 이용조건의 준수를 전제로 저작물의 복제와 전송을 허용하는 저작자의 자발적 표기입니다. 합법적으로 자유로운 이용을 장려하는 ‘녹색 신호등’이 CCL입니다. 복제와 전송을 막을 수 없다면, 아예 풀어주되 저작물 이용의 조건을 명시하는 온라인 시대의 새로운 저작권 정책입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CCL의 저작물 이용허락 조건은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동일조건변경허락>의 4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작자가 CCL의 ‘저작자 표시’만을 자신의 콘텐츠에 붙였다면, 이용자는 저작자가 누구인지 실명 또는 이명으로 저작물에 표시하는 조건만 지키면 이 저작물을 얼마든지 영리목적으로 이용할 수도, 이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을 변경해 새로운 저작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작자가 <저작자표시> <비영리>의 제한사항을 제시했다면, 이용자는 이 저작물을 활용해 금전적 이익을 취할 수 없습니다.


저작권 보호와 이용활성화의 일거양득을 목적으로 한 CCL은 저작자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저작권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자신이 촬영한 사진 저작물에 <비영리> CCL마크를 붙여 인터넷에 게시했다고 가정하면 이렇습니다. 누구든지 비영리의 개인적 목적으로 이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와 미니홈피 등에 얼마든지 퍼갈 수 있지만, CCL마크를 지우고 저작물로 돈벌이를 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비영리 조건을 위반한다면 이를 확인하기가 매우 용이하며, 비영리 마크가 붙은 콘텐츠의 영리적 이용을 증명함으로써 저작권 침해의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각 콘텐츠에 부착한 CCL마크는 이용허락의 범위와 조건이자, 각종 저작권 침해행위를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저작자는 CCL을 적극 활용해 콘텐츠 유통에 있어서 저작물 이용의 통제력을 일부라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작물 이용의 조건을 명시적으로 밝힌다면, 우선 콘텐츠의 합법적인 유통창구와 불법의 유통창구를 엄격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합법적 이용의 경로는 보다 넓게 열어주고 불법적 이용의 창구는 분명한 문제제기를 통해 이를 차단하는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개방과 공유, 참여를 근간으로 한 웹2.0 시대에서 CCL을 온라인의 이용활성화에 따른 혜택을 저작자에게 돌려주는 수익배분의 새로운 모델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인터넷사이트에서 제시하는 사용자직접제작콘텐츠(UCC)에 대한 수익배분방식이 바로 이런 모델입니다. 미국의 동영상 UCC 공유사이트인 레버닷컴(www.revver.com)은 회원들이 올린 동영상 끝에 광고를 붙이면서, 동영상 클립을 다른 사이트로 퍼갈 때 광고도 따라 붙게 이렇게 해서 광고수익이 발생하면 수익금의 일정비율을 동영상 클립을 만들어 올린 저작자이자 레버회원 몫으로 돌려주고 있더군요. 저작자가 자기 저작물의 영리적 이용을 제한적으로 허락하면, 유통사업자인 인터넷사이트는 온라인 광고 등의 영리목적 활용을 통해 금전적 이익을 얻은 뒤 이를 저작자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려면, ‘All Rights Reserved'식의 폐쇄적인 라이선스 정책을 CCL로 변경해야 합니다.


끝으로 이 글의 저작자인 필자는 이 글에 <저작자표시>와 <비영리>를 이용허락의 조건으로 달겠습니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독자들께서는 이 글의 출처를 밝히면서 비영리 목적으로 카페, 블로그, 미니홈피 등에 얼마든지 복제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이 글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시려면 저작자인 저와 협의하셔야 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