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무서운 숲

이강기 2015. 9. 2. 08:47

무서운 숲

 

         - 박원환

 

지금 나는 무서운 숲에 서 있다.
죽음끼리 서걱대는 불면의 바다.
황무지를 스쳐온 마른 바람소리만
지나는 숲

지난겨울 내내 시린 손 부비고 있는
저 고목 꼭대기 나뭇잎 하나.

어둠 속에 혼자 내버려져
피 흘리고 있는 내 그림자
꿈의 마지막 이파리

울지 못하는 새
날지 못하는 새
지금 나는 무서운 숲에 서 있다.
썩어 가는 꿈의 늪에 조금씩 잠겨들면서-

숲은 언제 문을 열까
언제 문을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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