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가 뭄

이강기 2015. 9. 2. 08:48

가 뭄

 

   -박원환

 

지금 나는 사방 훨훨 타는 벽 속에 갇혀 있다.
거리는 그림자 하나 없고
소금절인 생명
미로를 헤매는 모르모트처럼

헐떡이는 빈 양철동이들 뒤에
오늘이 시들어 가고
햇볕에 뛰는 흰 자갈밭 걸어간다.

검정 무쇠솥이
벙어리네 붉은 논밭을 짓밟고
저울 한 눈금 기쁨
한 방울 눈물도
펄펄 끓는 용광로에 다 던져져
나는 단두대에 선 한기로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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